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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프레임 소재

금속의 불문율을 깨뜨려

일반적으로 강도가 커지면 전기전도도는 작아진다. 또 강도가 커지면 연신율은 떨어진다. 그러나 강도도 커지고 전기전도도와 연신율도 함께 올라가는 합금이 있다.

필자는 미국에서 11년간의 유학 및 연구생활을 하다가 1979년부터 과학기술원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다. 원래 나사(NASA) 등지에서 합금개발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하였으므로 귀국해서는 한국에서 요구하고 있는 필수적인 합금개발에 뜻을 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풍산금속회사에서 새로운 반도체 리드프레임 개발에 대한 연구를 요청받게 되었다.

그때까지는 리드프레임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여러 문헌등을 찾아 점점 소상히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여러 비철(非鉄)합금 중에서 리드프레임 소재처럼 사용되는 양이 많고 부가가치가 높은것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기에, 우리가 새로운 리드프레임 소재개발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꼈다. 우리 나라가 반도체산업을 첨단산업으로 택하여 추진하고 있고 국제경쟁에서 이기려면 원소재부터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담한 기분이 들었으나…

기존의 대표적인 리드프레임인 CDA 194와 CDA 195(미국 올린사 개발) 합금의 미국 특허를 보니 암담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 사용되고 있는 기본합금 외에도, 다른 거의 모든 원소를 물질특허에 포함시켜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새로운 물질 특허를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즉 강도를 CDA 194보다 더 크게 하면서 전기및 열전도도가 우수하고 연신율이 4~8% 정도인 새로운 소재개발이란 정말 불가능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러나 길은 남아 있었다. 수많은 문헌과 올린사의 특허를 면밀히 조사해 보니 한가지 가능한 방법이 불현듯 떠오른 것이다. 올린사의 특허에 청구되지 않은 합금원소, 즉 실리콘(Si)을 이용한 방법이었다. 실리콘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실리콘을 구리에 첨가하면 전기전도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실제로 실리콘이 원자상태로 합금될 때는 전기전도도가 현저히 저하된다). 그런데 실리콘을 니켈(Ni)과 합치면 문제가 달라진다. 즉 ${Ni}_{2}$Si의 화합물을 형성케하면 전기전도도를 크게 저하시키지 않고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떠 오른 것이다.

인(P)도 사정은 비슷했다. 원자상태로 합금을 이용하면 전기전도도를 크게 저하시키지만 ${Ni}_{3}$P의 상태로 사용하면 강도를 증가시키면서 전기전도도도 크게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구리─니켈─실리콘─인(Cu─Ni─Si─P)의 합금계를 리드프레임 소재 후보로 선정했다. 그뒤 이들의 함량을 변화시키면서 미세한 결정립을 갖도록 하는 연구를 시작하였다.

리드프레임 소재개발은 기본 화학조성도 중요하지만, 제조공정을 통하여 아주 미세한 결정립을 갖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정립이 미세화될수록 강도도 올라가고 연신율도 함께 증가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아이디어의 구체화작업이 곧 한국 최초의 리드프레임 개발과 연결되었다. 새로 개발된 이 리드프레임은 PMC-102로 명명하였는데 기본 화학조성은 Cu-1.5Ni-0.3Si-0.03P였다. 한편 미국 동(銅)개발협회(CDA)에서는 이를 CDA 190이라고 따로 불렀다. CDA번호는 미국 동개발협회에서 새로운 합금이 개발되어 실용화될 때 부여하는 합금번호인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CDA번호를 받게 된 것이다.

PMC-102(CDA 190)의 강도는 CDA 194보다 20~30% 높았고 전기전도도는 순(純) 구리의 65% 정도로 CDA 194와 대등했다. 그리고 연신율이 약 6%(CDA 194는 약 3%)로 리드의 수명이 길고 성형성도 좋았다. 또한 합금중에 철이 없기 때문에 전기도금성이 CDA 194에 비하여 훨씬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가격이 CDA 194에 비하여 20~30% 싸다는 이점이 주목을 끌었다.

미국 올린사에서 새로 개발된 고강도 리드프레임 합금 CDA 195에 비교해 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강도는 비슷하지만 전기전도도가 더 높고, 특히 연신율이 더 뛰어난 것이다. 또 CDA 195는 코발트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질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일본에서도 여러 가지 새 리드프레임 합금이 개발되고 있다. 예컨대 일본 벨(Nippon Bell)사에서는 NB-105란 소재를, 수미토모사에서는 Tamac-5, 고베사에서는 KLF-5등의 합금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PMC-102에 비하여 강도나 전기 및 열전도도가 떨어지고 합금원소를 다량 함유하는 결점을 갖고 있다.

새로운 합금이 발명되는 것과 실제적으로 응용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반도체에 쓰이는 현재의 소재를 다른 합금으로 대체하는 일은 반도체회사로서는 커다란 모험이 될 수 있다. 또 성능 기능 신뢰성 시험 등에 보통 2년이 소요된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좋은 소재가 어디서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시험을 마치고 실제로 사용되려면 많은 단계와 문제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표1)리드프레임 합금의 구성^구성 원소와 그 성분비가 나타나 있다.
 

시장 개척을 위해 나서기도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어 실제 사용되기에는 장시간이 걸리지만 특히 반도체산업과 같은 하이테크제품에의 도전은 더욱 힘들다. 리드프레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리드프레임소재가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재료보다 월등한 물성과 이점을 갖고 있지 않으면 반도체 회사에서는 아예 테스트조차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한국에서 새로운 리드프레임 소재가 개발되었다고 했을 때 그 반응은 거의 무관심에 가까웠다.

PMC─102(CDA 190)를 처음 국제적으로 소개한 것은 1984년 미국의 실리콘벨리에서 개최된 국제반도체 전시회(SEMICON/West'84)에서였다. 여기서는 약 2천여 회사가 자사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였는데, 한국은 유일하게 PMC-102리드프레임 소재를 전시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PMC-102를 전시한 풍산금속을 일본회사로 오인했다가 코리아란 말을 듣고 놀라는 사람도 많았을 정도였다. 처음 전시장을 설치할 때는 사람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의 유명한 반도체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AT&T IBM 사이그네틱스(Signetics) 내셔날세미콘덕터 모토롤라사 등 굴지의 회사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그 성과는 놀라웠다. 그 전시회가 있기 전에는 관심을 갖기는 커녕 제품을 소개하는 방문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는데, 전시회을 통해 리드프레임 사용자인 이들 반도체회사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되었다.

선진국 수출기술 제1호

아무튼 우리 나라에서 개발된 고성능 반도체 리드프레임(Leadframe) 소재인 PMC-102는 미국 일본 영국및 국내의 특허를 획득하였다. 이제 PMC-102는 미국과 일본의 유명 반도체회사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또 이 소재의 제조기술은 우리나라 첨단기술의 선진국 수출 제 1호로 기록되고 있다. 서독의 ‘스톨버거’(stolburger)사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그렇다면 리드프레임(Leadframe)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리드프레임이란 반도체의 실리콘칩(chip)이 부착되는 금속기판을 말한다.

즉 칩에 전기를 공급하여 주는 도선(Lead)의 역할과 반도체를 지탱하여주는 뼈대(Frame)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리콘칩 금세선(Gold wire) 성형물질등과 함께 반도체집적회로(IC) 및 트랜지스터 생산의 4대구성요소중 하나로 꼽인다. IC제조원가의 약 25%를 점유할 정도로 핵심부품인 것이다.
 

(그림2)강도와 전기전도도의 최적 배합^PMC-102가 가장 우수하다
 

6가지 특성들

물론 리드프레임은 리드프레임 소재로 만든다. 그렇다면 리드프레임 소재가 갖춰야할 특성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강도가 커야 하고 전기와 열을 잘 통해야 한다. 여기다 적당한 연신율(ductility)을 지니고 도금성이 뛰어나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열에 잘 견디고 판매가격이 싸면 ‘최고’의 소재가 된다.

왜 강도가 커야 하는가?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조립공정중에 또는 조립후 인쇄회로기판(PCB, Printed Circuit Board)에 붙여진 다음에 반도체를 지지해주는 기능을 갖는다. 그래서 적어도 40kg/mm² 이상의 강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더 강한 리드프레임이 출현하고 있다. 반도체 조립이 자동화돼, 센 힘이 반도체에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웬만한 리드프레임 소재는 60kg/mm²를 거뜬히 견디는데, 거의 특수강철만큼이나 강도가 커진 셈이다.

전기와 열을 잘 통해야 하는 까닭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반도체를 사용하면 전류의 흐름에 따라 반도체 내부에 열이 발생한다. 따라서 리드프레임은 반도체 내부의 열을 외부로 잘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 열방출이 잘 안돼 과열이 되면 컴퓨터등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전기및 열전도도는 높으면 높을수록 더 좋다.

연신율(延伸率)도 중요하다. 리드프레임의 리드(Lead)는 조립시에 90˚로 굽어지므로 성형성(formobility)이 좋아야 한다. 또 IC를 수리할 때 리드는 여러 번 굽혀졌다 펴졌다한다. 이때 리드가 부러지지 않으려면 금속의 피로(Fatigue)파괴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우수한 성형을 가지면서 피로 파괴가 잘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연신율이 대체로 4~10% 사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2)리드프레임 소재의 제조공정
 

도금성도 리드프레임소재의 성능을 좌우한다. 리드프레임과 실리콘칩이 부착되는 부위(접합부위)에 3.0~10.0μ 두께로 은이나 금도금을 균일하게 하는데 도금성이 좋아야 칩의 부착이 잘 되며, 도금층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다.

내열성도 강조되고 있다. 반도체 조립공정중에 고열을 가하는 공정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리드프레임의 은도금 부위에 칩을 부착할 때 3백℃ 정도의 열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가열로 인하여 리드프레임의 강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내열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리드프레임은 4백℃ 정도의 열에는 끄떡없어야 한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리드프레임 역시 가격이 저렴해야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 가격은 합금 원소 등의 원료가격과 제조 공정비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가능하면 비싼 합금 원소나 유해한 원소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예컨대 코발트(Co)나 주석(Sb) 같이 비싼 원소를 합금에 활용하면 리드프레임의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리드프레임 소재의 여러요건 중에서 현재 금속공학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모순을 깨는 작업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강도와 전기및 열전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적당한 연신율(4~10%)을 부여하는 문제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강도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애를쓰다 보면 전기 및 열전도는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강도가 증가되면 연신율이 떨어지고 성형성도 나빠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에는 리드프레임의 소재에 대해 알아보자.

리드프레임 소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고분자 플라스틱 조형(packaging)에 사용되는 구리합금계와, 세라믹 조형에 사용되는 철-니켈합금계(Fe-Ni계)의 ‘펌말로이’(Permalloy)가 그것이다.

그중 Fe-42Ni계 리드프레임합금은 열과 전기전도도가 낮고, 제조원가가 비싸므로 특수반도체용 IC의 생산에만 사용이 국한돼 있다. 대부분(90% 정도)의 리드프레임 소재로는 구리계 합금이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 구리계 리드프레임 합금은 미국의 올린(Olin)동회사가 석권해 왔다. 이 회사에서 1970년에 개발한 CDA194합금이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물론이고 범세계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었다. 올린사의 특허로 일본에서 생산되는 CDA194(합금조성은 Cu-2.4Fe-0.1Zn-0.03P)를 널리 쓰고 있는 것이다.

CDA194보다 고온강도가 우수한 합금도 등장했다. 코발트(Co)를 더 첨가한 CDA195합금이 그것이다. 이 합금 역시 미국의 올린사가 개발하였는데 국내에서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 정부의 특정연구과제로 한국과학기술원과 주식회사 풍산이 공동으로 앞서 소개한 PMC-102를 만들어 내었다. 1982년 실험실 규모(20kg)에서 개발에 성공한 후, 1983년 파일롯(3백kg) 규모를 거쳐 1985년에는 양산(5t 이상)체제에 들어가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리드프레임합금들과 PMC-102합금의 강도 및 전기전도도를 비교해보자. p65의 그래프에서 쉽게 알 수 있듯이 PMC-102합금은 지금까지 등록된 리드프레임 소재중 강도 및 전기전도도의 조화가 가장 우수하다.

일거양득의 묘수

이 PMC-102의 합금설계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리드프레임 소재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특성들을 얻기 위해 여러 사항들을 고려하였다.

특히 강도와 전기전도도를 동시에 향상시키기 위하여 미세한 입자를 형성시키는 석출강화법(precipitation hardening)을 도입했다. 아주 미세한(0.1μ 이하) 석출물을 형성시키면 재료의 변형에 대한 저항이 높아져 강도가 증가되는 이치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석출물이 형성되지 않으면 전기전도도는 나빠진다. 왜냐하면 원자의 크기가 각기 다른 니켈 실리콘 인 등이 합금내에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때 합금내에는 응력장(힘이 미치는 범위)이 생기는데 응력장은 전기를 전도하는 자유전자의 이동을 방해한다. 그래서 전기전도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열처리 등을 통하여 안정한 금속화합물을 석출시키면 사정은 달라진다. 개개의 원자들로 존재하던 원소들이 모여 석출물이 되므로 응력장이 감소 또는 제거된다. 따라서 전기전도도는 커진다.

PMC-102에서는 합금원소로 선택된 니켈 실리콘 인의 함량을 적절하게 조절, 5백℃환경에서도 안정한 석출물인 Si와 P가 형성되도록 하였다. 즉 구리 이외의 합금 원소들을 ${Ni}_{2}$Si와 P의 형태로 석출시킴으로써 석출강화효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리드프레임 소재인 PMC-102는 전기를 잘 통하게 되었다.(99.9%의 순도를 갖는 구리의 전기전도도를 IACS 1백%로 규정하는데 PMC-102는 IACS 60%정도). 이어 PMC-102합금을 박막으로 만들어 ${Ni}_{2}$Si의 석출물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찍어 보았다. 또 X선을 활용해 그 조성과 조직도 살폈다. 석출물이 이론대로 나타나는지 실제검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PMC-102합금에서는 ${Ni}_{2}$Si가 주된 석출물이고 ${Ni}_{3}$P는 미량 존재하게 된다).

PMC-102합금의 강도 및 연신율을 동시에 증가시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이 있다. 결정립(Grain)을 미세화시키는 일이다. 금속을 강화시키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서 강도 및 연신율을 일거에 증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결정립 미세화(grain size refinement)이기 때문이다. 이외의 다른 방법들은 모두 강도는 증가시킬 수 있으나 연신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 결과 성형성이 불량해지고, 반복되는 응력이나 변형에 의하여 쉽게 파괴된다.

결정립을 미세하게 하려면 어떤 작업을 벌여야 할까? 냉간압연을 하고 열처리조건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게 그 비결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열처리시 재결정이 너무 많이 일어나면 연신율은 증가하나 강도가 저하되고, 재결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성형성이 나빠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적정 제조조건을 찾는 것이 균일하고 미세한 결정립을 얻는 열쇠가 된다.

소재에서 리드프레임으로

이제부터는 PMC-102의 제조공정을 순서대로 하나씩 체크해 보자.

PMC-102합금은 첨단 반도체산업에 사용되는 정밀부품이므로 합금조성에서부터 최종 소재의 규격에 이르기까지 정밀한 제조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먼저 불순물이 거의 없는 고순도(99.9%)의 구리(Cu) 니켈(Ni) 실리콘(Si) 인(P)을 고주파 유도로에 넣고 이들을 용해한다. 이어 용융상태에서 X-선 방법으로 합금의 조성을 분석, 표준시편과 비교한다. 합금의 조성이 잘 되었다고 판정되면 반연속 주조방법으로 두께 약 15cm, 폭 60cm, 길이 3m 정도의 슬랩(Slab)을 만든다.

그뒤 각 슬랩의 상하부를 잘라서 주조된 조직을 검사하고, 합금조성을 다시 X-선으로 분석, 성분을 재확인한다. 합금조성에 이상이 없으면, 두꺼운 판을 8백℃로 가열한 후 열간압연(열을 가하면서 누르는 것)을 하여 두께를 얇게 한다.

이어 열간압연된 판을 1차 냉간압연(열을 가하지 않은 채로 누르는 것)하여 두께를 더욱 얇게 만든다. 냉각압연 조직을 관찰해 보면 압연방향에 평행한 세로방향으로 입자가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판을 5백℃에서 열처리하게 되면 조직이 더욱 미세화된다. 그뒤 2차 냉간압연 및 열처리를 통하여 미세한 결정립을 갖는 PMC-102합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0.254mm의 얇은 판재를, 반도체 조립에 필요한 폭 2.54cm(1인치)로 정확하게 절단, 각 설계에 맞는 리드프레임을 제작하게 된다. 절단하기 전이나 후에 내부 응력제거를 위해 인장열처리(TA·리드프레임에 열을 가해 일종의 다림질을 한다.) 나 인장평탄처리(TL·기계적으로 열을 가하는 효과를 내어 다림질을 한다.)를 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리드프레임 소재는 탄생된다. 이제는 이 리드프레임 소재를 이용해 부가가치가 큰 리드프레임을 만드는 일이 남아 있다.

리드프레임은 각 회사의 설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갖고 있다. 이처럼 리드프레임이 제 모양을 갖추게 하는 과정, 즉 성형공정에는 타발(Stamping)법과 광학부식(Photo Etching)법이 있다. 대체로 대량생산시에는 타발법이 사용되고 복잡한 모양이나 소량의 경우는 에칭(부식)법이 쓰인다.

타발법으로 리드프레임을 만드려면 아주 정밀하고 복잡한 금형이 있어야 하는데, 이 금형의 설계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기법, 즉 CAD-CAM이 활약하게 된다. 금형의 소재로는 고강도의 텅스텐 탄화물(WC)과 특수 합금공구강이 주로 사용된다.

정교한 금형에 의해 각 부품들은 ±2μ이내의 공차로 정밀하게 가공되어진다. 금형을 타발기(Stamping Press)에 설치한 후 리드프레임 소재인 PMC-102의 얇은 판을 넣으면 분당 5백회 이상의 고속으로 리드프레임을 찍어내게(타발) 된다. 타발된 리드프레임은 일정한 길이(약 20cm)로 전달되거나 코일형태로 감겨진다.

그뒤 은도금을 한다. IC의 실리콘칩이 부착되는 부위에 3.0─10.0μ 두께로 은 또는 금을 균일하게 도금하는 것이다.

도금된 리드프레임은 IC 조립공장에 수송되어 금세선으로 연결된다. 이어 에폭시(Epoxy) 등으로 조형하면 최종적으로 IC가 탄생하게 된다.

반도체의 소형화 경량화 박판화 추세에 따라 리드프레임의 소형화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대용량 칩의 개발에 따라 1백30리드 이상을 가지는 리드프레임도 생산되어진다.

끝으로 리드프레임 소재의 내일을 점쳐 본다. 한마디로 그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예컨대 1985년 일본전자공업진흥회가 펴낸 ‘전자공업장기전망’에 의하면 연간 15% 성장을 추정, 1990년에 반도체 시장 규모는 약 5백60억달러이고 리드프레임 세계시장 규모는 50억달러이라고 전망하였다(작년은 15억불).

한국내 시장규모도 1990년에 이르면 약 2억 달러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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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김영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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