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초등학교 앞에는 아주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는 ‘친구 문구점’이 있어요. 생긴 지 40년도 넘는 곳이라, 문구점 한쪽에는 빛바랜 색종이, 구슬, 딱지, 이젠 색이 안 나오는 색연필도 있지요. 주인 할머니는 그 오랜 물건들을 날마다 청소하고 닦아주어요. 그 덕분일까요? 친구 문구점에 있는 물건들은 할머니가 안 계실 때면 살아서 움직인답니다. 색종이가 종이학으로 짜잔! 크레파스가 그림을 쓱! 구슬이 구슬치기를 탁탁! 문구점을 청소하기도 하고, 할머니 대신 계산도 하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몸이 편찮아지셨어요. 나이가 너무 든 탓이었지요. “이런, 이제는 잘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잘 듣지 못하겠구나.” 결국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해야 했어요. “내가 없으면 준비물이 필요한 어린이들은 어쩌지?” 할머니는 혹시 어린이들이 찾아올까 봐 문구점을 열어두고 가기로 했어요. 그날 밤, 문구들은 모두 모여 회의했어요.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이곳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