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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찰 한계 보완하는 사설 수사대

미궁에 빠진 사건의 해결사


수사대


미국에서 탐정의 역할은 눈부시게 활발해 경찰들의 부러움마저 사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경험이 풍부한 전직 수사관 출신이다. 현직 수사관 중 다수가 기회가 된다면 은퇴 후 탐정직을 원하고 있다.

탐정의 인기도는 TV 드라마가 대변해 준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중 경찰활동을 주제로 삼은 것은 몇개에 불과하지만, 탐정의 활동을 그린 경우는 수십개에 이른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면 항상 탐정들이 활동을 개시한다. 뉴스에서는 수시로 사건에 관한 탐정의 인터뷰가 방영된다. 심지어 방송국의 추적 프로에도 탐정들이 고용돼 출연하는 일이 흔하다.

미국에는 현재 많은 사건들이 해결되지 않은채 미궁에 빠져 있다. 이를 해결하는 사람이 바로 탐정이다.

경찰은 사건이 터지면 정해진 시일 내에 범인을 잡든지 아니면 미궁상태에서 종결을 지어야 한다. 더욱이 많은 사건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소홀히 넘기는 일이 적지 않다. 피해자의 억울한 입장이 그냥 무시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탐정을 고용해 부족한 점을 메꾸고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탐정은 제각기 전문 분야를 갖추고 있다. 가정문제와 같은 일반 사건을 다루는 탐정이 있는가 하면, 자동차사고나 직장상해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탐정도 있다. 특히 형사사건의 경우 살인, 조직범죄, 마약, 방화와 같은 특수분야가 세분돼 있다. 탐정은 각 전문분야를 전공했거나 오랜 경험과 특수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최근에는 기업을 주고객으로 삼는 전문 서비스맨도 등장해 화제다. 예를 들어 리복은 특허도둑을 적발하기 위해 사설탐정회사와 용역계약을 맺었다. 독일의 지멘스는 합병 대상기업을 물색할 때 사설탐정을 동원한다. 인수기업의 임원 중 배신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을 미리 점찍기 위해서다. 독일 폴크스바겐과 산업스파이 분쟁을 겪은 GM은 전세계 지점과 자회사에 유능한 사설탐정들을 물색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렸다. 내부기밀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탐정 업무 역시 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 한 예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미식축구 선수 심슨의 재판이 한창일 때 원고측은 탐정 크롤에게 심슨의 숨겨놓은 재산이 얼마인지 알아달라고 의뢰했다. 크롤은 직원 3백여명을 거느리고 1996년 한해 동안 처리한 2천7백여건의 기업사건을 포함해 총 7천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린 ‘기업가’다. 그는 심슨의 숨긴 재산을 남김없이 밝혀내 주가를 더욱 올렸다.

하지만 탐정 업무는 커다란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 헌법이 보장하는 정식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미국에서 공인탐정으로 활약중인 강효흔 탐정(오른쪽). 뉴욕공항경찰국 짐 맥거번 전 부국장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잠시 포즈를 취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탐정은 3명이다.


미국에 탐정 2만여명

그렇다고 전혀 권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탐정은 가까운 수사기관에 넘겨줄 때까지 범인을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또 도망자를 체포할 경우 법원의 권한을 위임받아 도망자가 반항할 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때때로 탐정은 경찰보다 수사력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미국은 철저한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만일 범인이 다른 관할 지역으로 도망치면, 그곳 경찰의 협조를 구해야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신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불편함이 많다.

이에 비해 탐정들은 활동범위에 제한이 없고 탐정 간의 연락망이 잘 조성돼 있다. 또 대부분이 전직 수사관 출신이기 때문에 관공서에서 필요한 협조를 받기 쉽다.

미국에서 정식 면허를 가진 공인탐정은 5천여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보조역할을 맡은 사람을 합하면 탐정인구는 약 2만명에 이른다.

공인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3년간 관련 기관(공인탐정소, 경찰과 군대의 수사기관 등)에서 근무해야 한다. 이런 경력의 소지자가 공인탐정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탐정은 자칫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인탐정의 자격시험은 고시만큼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은 70% 이상이지만, 공인탐정의 합격률은 보통 30% 미만에 머문다.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활약중인 공인탐정은 3명이다. 이 가운데 시카고 지역의 강효흔 탐정은 현재 한국에 공인탐정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강탐정의 전문 분야는 경제사건이다. 1991년 대성그룹직원이 공금 50억을 사취해 미국으로 도망간 사건이 있었다.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의 사취 사건이었다. 이때 강탐정은 범인을 잡고 공금 전액을 회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으며, 최초로 한·미간 범인 인도를 실현시켰다. 이 사건은 한국언론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로 선정됐으며, 강탐정은 국내에서 일약 스타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 재벌들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재산을 도피시킨 증거를 낱낱이 파헤쳐 매스컴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국회에서는 서둘러 ‘해외재산도피 방지법’을 입안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어떻게 하면 탐정으로 유명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탐정은 “큰 사건 하나만 완벽히 해결하면 전문인으로 추앙받게 된다”고 귀뜸한다. 강탐정은 현재 한국에 공인탐정 지사를 건립하기 위해 계획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앞으로 공청회와 법제처 심의, 그리고 본회를 거칠 때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야 결과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의 탐정 활동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는 강탐정의 E메일 주소 info@koreandetective.com으로 연락하기 바란다.


미국에 입양된 한국 아기들. 현재까지 10여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자라서 한국인 부모를 찾을 때 그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도 탐정사무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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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훈기 기자
  • 자료출처

    강효흔 대표
  • 자료출처

    이윤기 번역문학가
  • 자료출처

    박광규 추리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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