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우리 연구원들 손으로 만들어진 우리별 2호가 9월23일 발사된다. 우리별 2호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1호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92년 10월 13일 프로젝트의 시작을 선언하는 개시회의를 시작으로 이곳 대덕에서 제작된 우리별 2호가 이제 9월 23일 발사 예정(주위성인 스풋위성과 기타 상황에 따라 발사날짜는 유동적임)으로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Guiana)에 도착하여 우리 연구원들에 의해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우리별 2호에서는 우리별 1호의 운용 중에 발견된 미비점을 개선 보완하고 가능한 한 많은 국산부품을 비행모델에 채택했으며 국내에서 그간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던 다양 한 모듈을 탑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제작비와 발사비용을 포함하여 총 제작비 31억 원, 인공위성연구센터(이하 센터라 함)내의 교수 및 연구원 등 40여 명과 항공우주연구소 시스템공학연구소 그리고 전파연구소 등의 협력으로 9개월여 만에 국내에서 우리 기술진의 힘으로 제작, 드디어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서리대학은 이번에 일부 부품을 조달해 주었다.
국산 부품 채용에 노력
2호의 국내제작 때는 그간에 습득한 우주 관련 기술들의 일부를 국내의 관련 기업들에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국내에서 제작된 기억소자, CCD촬영소자, 적외선 및 태양감지기 소자들을 직접 우주에 올리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부분에 걸쳐 수많은 실험을 통해 사용가능 부품을 선별해야 한다. 되도록 많은 수의 국산 부품들의 직접 비행모델에 장착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우리별 1호와 2호는 모두 과학기술실험위성이다. 대기권을 조금 벗어난 곳의 우주공간에는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떠다니고 있으며 이들 인공위성들은 제각기 원하는 임무에 따라 특수하게 제작된 것들이다. 이들은 각각 하는 일에 따라 통신방송위성 과학관측위성 기상위성 군사위성 등 다양한 종류로 나눌 수 있고 과학기술실험위성 역시 이런 종류 가운데 하나다. 과학기술실험을 우주에서 수행하기 위한 특수한 인공위성의 한 분류인 것이다.
위성의 동작과 구조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필요하다. 폭격기를 예로 들자. 원하는 지점에 폭탄(탑재물, payload)을 날라다가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투하하기 위해서는 (탑재물의 역할), 비행기는 다양한 요구조건을 갖춰야만 한다.
비행기 전체의 크기, 폭탄 탑재실과 연료통의 크기, 비행에 필요한 다양한 컴퓨터 장치와 메커니즘, 지상본부나 편대끼리 연락할 수 있는 장비, 공중이나 지상으로부터 적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 등 다양한 요구조건이 있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탑재실에 실려 있는 폭탄을 안전하게 이송하여 원하는 지점에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이 비행기를 버스시스템(bus system)이라 부를 수 있다. 비행기의 특성에 따라 실은 폭탄의 종류나 크기가 어느 정도 정해지게 되고 또한 폭탄의 종류에 따라 비행기를 개조하거나 다른 종류의 비행기를 이용하듯이, 위성 역시 탑재물과 버스시스템 이 서로 연관성을 갖게 된다. 탑재물이 요구하는 사항들은 버스시스템이 지원하기 어려우면 이를 개량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위성사진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요구하는 지향정확도가 0.5˚ 내로 유지되어야 하고 촬영시 만들어지는 영상 정보가 1Mbps의 속도라면 우리별에서 현재 사용하는 5˚내의 정확도와 송신속도 10kbps는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자세제어와 위성체의 송신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버스시스템의 성능향상이 필요한 것이다. 그밖에 우주환경이나 발사환경 등에 의해서도 버스시스템은 약간씩 바뀌기도 한다.
위성은 크게 버스시스템과 탑재물로 나눌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별 2호의 구성 요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보자.
버스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우리별 2호는 우리별 1호와 다른 궤도 (지상 8백20㎞, 태양동기궤도)에 놓이게 되는데 그에 따라 열제어 방식의 변경, 자세제어센서들의 수정, 송신기의 출력 변경 등이 있었다. 그밖에 탑재물들의 실험 수행을 위해 버스시스템 내부의 데이터 전송경로, 기계구조, 원격명령, 검침 및 전원부 등의 변경이 이루어졌다.
위성체의 전원은 모두 태양으로부터 공급 받는다 즉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전지를 이용한 것이다. 태양전지는 위성체의 4면에 장착된 태양전지판에 부착되어 있으며 총 3백36개의 태양전지 (20 X 40㎜)로 이루어져 있다. 이 태양전지는 첨단기술인 갈륨一비소 태양전지로서,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뛰어나다.
위성체의 궤도 때문에 위성체가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햇빛을 볼 수 없는 구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는 태양전지로부터 전원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별도의 배터리가 있으며, 햇빛이 비추는 구간에서는 항상 완전한 충전상태에 있다가 햇빛을 볼 수 없는 구간에서는 배터리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도록 되어 있다.
전원변환부(power conditioning module)는 태양전지 혹은 배터리에서 입력되는 불규칙한 14V의 전원을 위성체의 각 부분에서 사용하는 안정된 +5V 土 10V의 전원으로 변환해 준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전원 +5V ±10V +14V은 위성체의 각 서브시스템에 공급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 전원분배부로서 원격명령에 의해 각 서브시스템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고 중단할 수도 있다.
자세제어부는 위성체의 밑부분이 지구 중심을 향하도록 자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서, 지구 표면 촬영실험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자세제어를 위해서는 지금 현재 자세를 검출하는 센서가 있어야 한다. 센서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자세제어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제어부의 자기토커(magnetorquer)를 구동하고, 기다란 붐(boom)을 펼쳐 자세를 유지한다. 자세제어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위성체의 컴퓨터부는 위성체 내에 있는 거의 모든 장치들을 관리 및 제어하며 또한 지상국과의 통신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높은 신뢰도와 안정도가 요구된다. 그래서 여기에 사용된 부품들은 우주 환경에서 잘 견디고, 오류 발생시에도 기능 수행 및 다른 장치에 치명적인 영향이 없고 조기 복구가 가능한 구조이어야 한다. 우리별 2호 위성의 컴퓨터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우주환경에서 신뢰도가 보장된 부품들로 제작되었다.
우리별 2호 위성의 컴퓨터부는 주컴퓨터와 보조컴퓨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컴퓨터부는 지상과의 데이터 송수신시 통신 프로토콜을 수행하는 기능을 비롯하여 원격검침부로부터 받은 정보를 지상으로 송신하기 위하여 데이터를 가공처리하며 대용량 메모리부를 직접 관장하는 등 위성체내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보조컴퓨터는 주컴퓨터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기능수행에 이상 발생시 그 기능을 대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원격검침부는 위성내의 동작상황을 나타내는 모든 정보를 각 부분으로부터 받아서 지상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정보로서는 전압 전류 온도 등이 있다. 위성이 우주에 있을 때 지상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검침부는 64개의 아날로그 입력과 1백92개의 디지털 입력을 가지도록 설계돼 있다. 원격검침 정보는 연속적으로 지상으로 전송되므로 간단한 몇가지의 장비를 갖춘 사람은 누구나 받아볼 수 있다. 필요한 장비는 4백35MHz 대의 수신기와 안테나, FSK 9천6백 복조기, TNC 그리고 개인용컴퓨터다.
원격명령부는 지상에서 혹은 위성 내부의 컴퓨터로부터 명령을 받아 위성내의 여러부분들을 정확하게 조정하는 것이 그 임무다. 마치 사람의 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위성의 여러 부분에 산재해 있는 스위치들을 켜고 끄는 일을 맡아한다고 할 수 있다.
원격명령부의 임무가 바로 위성을 조정하는 것이므로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곳에서의 작은 실수는 위성 전체 운영에 매우 큰 차질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위성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 우연히 혹은 고의로 위성의 명령부에 명령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별 2호의 원격명령부는 위성 내부의 컴퓨터나 인공위성연구센터로부터 오는 특수한 형식의 패킷 내에 들어 있는 명령만을 인식하여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 원격명령은 한국과학기술원의 인공위성연구센터내 지상국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인공위성은 지상으로부터 데이터(명령)를 받고, 지상으로 데이터를 보내주는 수단으로 전파를 이용한다. 전파는 그 주파수에 따라 다른 전파 특성을 가지는데, 대기권 밖을 도는 인공위성에는 전리층을 투과할 수 있는 주파수를 사용하여야 한다. 소형 인공위성의 경우 발사체의 공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안테나의 크기가 제한되며 따라서 주파수 사용에 한계가 따른다. 우리별 2호는 저궤도 위성의 특성상 지구 전지역을 선회하게 되므로 사용 주파수를 전세계의 기존 통신설비와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별 2호의 임무 중 하나인 아마추어 무선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패킷통신의 요구에 맞추어 아마추어 주파수대가 사용된다. 또 탑재물들의 효과적인 실험을 위해서는 우주실험용 주파수대가 사용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위성체의 구조물은 단순한 모듈형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제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극한 상황은 로켓의 발사와 동시에 시작된다. 로켓 발사 시의 진동 및 충격과 위성체가 로켓에서 분리된 후의 우주환경인 초진공상태 및 극단적인 온도변화 그리고 방사능의 영향 등을 고려하여 구조물이 설계되고 제작되므로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른 분야의 구조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별 2호는 이러한 극한 상황을 고려하여 열해석 구조해석 환경시험 등을 거쳐 안정성이 검토된 후 설계 제작됐다.
어떤 장비들이 실려 있나
우리별 1호의 촬영장치를 좀더 개선해 우리별 2호용 지구표면 촬영장치를 개발하였다. 우리별 1호에서와 같이 두대의 카메라 가 장착됐는데 그 중 한대는 컬러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또한 구조상에서도 좀더 신뢰성을 높여 한곳에서 생기는 고장에 의해 전체가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였고 운영도 좀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상처리부는 카메라에서 나온 영상정보를 압축하는 기술실험에 주로 사용된다. 우리별 2호는 정지위성이 아니므로 지상국과의 교신시간이 한번에 약 10분 정도로 제한된다.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영상정보를 많이 받아보기 위해서 정보압축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며 정보의 손실을 최소로 하는 압축 및 재생기술의 실험이 계속된다.
KASCOM(KAIST Satellite Computer)은 앞으로 위성 주컴퓨터로서의 사용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개발된 소형위성용 32비트 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우리별 1호에 탑재되어 있는 80C186을 사용한 주컴퓨터가 속도나 기억장치 관리면에서 위성내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KASCOM의 중앙연산처리장치인 인텔 80960MC는 RISC(명령어 축소형)구조로 되어있고 32비트의 정수연산장치, 부동소수점 연산장치, 캐시메모리 등을 내장하고 있어 80C186보다 월등한 계산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4G바이트의 기억장치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KASCOM에는 10M바이트의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으며 그중 2M바이트는 우주환경에서 기억소자에 발생하는 에러를 찾아내고, 정보를 복원하는 에러검출 및 보정회로와 함께 동작된다.
KASCOM의 운영체제는 '별지기'라는 실시간 다중처리 운영체제로 위성내의 여러가지 업무를 각각의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함께 실행시킬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저에너지 전자 검출기는 8백20㎞ 상공의 우주 플라즈마 환경, 특히 지구 자기권에서 극지방으로 유입되는 전자들의 에너지 스펙트림을 관측하며, 그 정보는 태양과 지구 주위 우주 환경의 물리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실험장치는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우주과학실험실에서 개발 및 제작된 것으로 우리별 1호의 우주 입자 검출기가 약 8MeV에서 8백MeV사이의 고에너지 입자(주로 양성자)를 측정하는 것인 반면, 저에너지 전자 검출기는 6keV 이하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전자들을 검출한다.
본 실험장치의 개발은 기술적인 측면으로 고진공 하에서 작동하는 초소형의 고전압 공급 장치를 제작한 점에 의의가 있으며, 실험 결과는 향후 과학위성 및 통신위성의 운용에 배경자료로 사용된다.
적외선감지기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제작된 적외선 감지소자의 특성을 우주공간에서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적외선 감지소자는 주로 위성의 원격탐사 장비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이미 여러 대형 관측위성에 쓰이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이 소자를 우리별 2호를 통하여 우주에서 실험해봄으로써 앞으로 위성용 원격탐사 장비를 개발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험장치에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에 예민한 세개의 적외선 감지소자가 탑재되며 이 감지소자들이 접하는 환경을 알기 위하여 방사능 조사량 측정기와 온도 측정기가 함께 탑재된다.
이 실험을 수행하는데 있어어서의 어려운 점은 약 영하 1백50℃ 이하의 아주 낮은 온도가 되어야만 적외선 감지소자가 정상 동작을 한다는 것이다. 영하 1백50℃정도의 낮은 온도를 만들려면 부피가 크고 전력 소모량이 큰 냉각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별 2호와 같은 초소형 위성에 이러한 냉각기를 탑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안된 것이 수동식 냉각기다. 이 냉각기통은 냉각장치는 아무것도 없으며, 다만 통 자체를 외부로부터 오는 열의 흡수를 막고 내부열의 방출이 쉽게 일어나도록 우리별 2호의 궤도와 위성체의 자전운동 등을 고려하여 만들었다. 따라서 실제로 이 냉각통 내부의 온도가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가 이 실험에서 가장 관심있는 점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위성이 지구 그림자로 들어간 후 약 15분 후에는 온도가 약 영하 1백℃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별2호의 주컴퓨터에 의해서 실행되는 통신실험이다. 주컴퓨터의 실시간 다중처리 운영체제에서는 위성내의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함께 실행되고 있는데 그중 한 프로그램이 축적 및 전송통신 실험을 하게 된다. 이 실험을 위하여 주컴퓨터에는 12M바이트의 저장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이 실험 장치에 의해서 우리별 2호는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전자우편함 역할을 한다.
우리별 2호가 지나갈 때 지상에서는 정해진 통신규약에 따라 전자우편을 우리별 2호의 축적 및 전송통신 실험 장치에 보낸다. 이 장치는 수신된 우편물을 12M바이트의 기억 장치에 마련된 우편함에 저장하고 우편물 목록에 기록해둔다. 위성이 다른 지역을 지나갈 때 그곳에 있는 사용자가 자신에게 오는 우편물이 있는지를 알고 싶으면 우편물 목록을 우리별 2호에게 신청하여 받아 볼 수 있다. 우편물 목록에 있는 것 중 받아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전송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절차에 의해 전세계에 있는 모든 위성 아마추어 햄들과의 우편물 교환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별 1호에도 이 기능이 있어 사용되고 있으며 약 1백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다.
2호에서는 국산부품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위성의 특성상 발사 후 위성의 한부분이라도 고장나면 고칠 수 없고, 위성에 사용되는 부품이 우주에서의 열적변화(-40℃~60℃), 그리고 로켓 발사 시의 진동과 충격에 잘 견디고 무중력 상태에서 잘 동작되어야 하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가능한 국산부품을 선택, 시험한 후 사용하였다. 단 우주방사선에 대응한 관련실험은 국내 시설이 부족한 관계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위성 전문가를 양성
그러면 우리별과 같은 소형 과학실험위성은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일까. 너무 작아서 기상예보를 하기도 어렵고 전화중계도 안되고 TV방송도 못한다. 그러면 과연 무엇 때문에 우리별을 쏘아 올리는 것일까.
인공위성이라는 분야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하였던 새로운 분야이고 따라서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위성내의 어느 한 부분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수많은 부분을 서로 연결하여 어떤 특별한 기능을 하게 하는 시스템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위성전문가는 우주라는 특수한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따라서 그 환경에 견뎌낼 수 있고 또한 원하는 기능을 정상적으로 원하는 기간 이상 수행하는 위성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보통의 위성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7-8년 동안 많은 일들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하므로 이의 운용 경험이 없다면 바로 손대기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작은 위성이긴 하지만 우리별을 우주에 올려놓고 지상에서 운용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많은 현상들을 직접 경험하게 되고 우주환경 등을 좀더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양성된 전문인력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많은 국내외의 위성사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별 인공위성의 목적중의 첫번째가 위성관련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둘째는 어려운 우주환경에서 작동하는 부품들이나 다양한 회로 기구 재료 등에 대한 현장 기술 인증이다. 인공위성이 돌고 있는 우주환경에서는 지상에서 상상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공상과학영화나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우주선의 외벽이나 태양전지판이 훼손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 급속히 발달된 첨단 전자부품들은 모두 우주환경에 적합한지를 수년에 걸쳐 확인한 뒤에 사용된다. 우리 위성은 최근에 쏟아져 나오는 첨단의 마이크로프로세서들을 손쉽게 직접 우주환경에서 시험하고 있다. 남들이 실험실에서 오랜 기간을 소모하고 나서도 우주에서의 안전 여부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우리는 직접 우주환경에서 동작하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얻어진 정보들은 나중에 외국의 경험들과 적절히 연결되어 차세대 위성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셋째로 우리 위성에서는 지금 당장은 사용되지 않는 기술이라도 앞으로 실제 위성에서 사용될 기술에 대해 미리 여러가지 방향으로 실험하고 있다. 우리별 위성은 비록 그 크기는 작지만 그 기능은 다양하다. 대형위성에서와 꼭같은 기술들이 우리별에서도 필요하다. 우리가 실제로 그런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위성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놀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별 1호에서는 컴퓨터가 14개, 우리별 2호에서는 15개가 사용되고 있다. 8비트에서 32비트 컴퓨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2호에선 한개가 늘어난 것은 카메라 영상처리부에 컴퓨터를 하나 더 사용하였기 때문). 이렇게 많은 컴퓨터가 주컴퓨터와 혹은 서로 다른 컴퓨터들끼리 마음대로 통신을 할 수 있으며 자유자재로 위성체 내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위성체 내에 이렇게 많은 컴퓨터들이 있는 것은 위성의 계산능력이나 영상 및 음성정보 등의 처리능력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컴퓨터를 이용한 위성체 내 정보처리기술에 관해서는 다른 나라 위성들에서도 이제 막 시도되고 있는 단계다.
더부살이 발사
우리별2호는 지난 7월말에 다른 측정장비(위성보다 훨씬 부피도 크고 종류도 다양하다)들과 함께 발사장으로 보내졌다.
우리별은 프랑스 아리안사의 더부살이 발사 (Piggy-Bag Launch)에 의해 띄워 진다.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보통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든다.
이는 위성체를 올리는 데 많은 힘이 필요하고 발사체(로켓)자신의 무게도 같은 속도로 이끌어 가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별1호를 쏘아 올렸던 아리안로켓의 경우 위성체의 무게가 도합 2. 5t(주탑재물 2.4t+보조탑재물 0.05X2t)인 반면 발사체의 무게가 3백20t이나 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다. 물론 로켓의 몸체가 3단이기 때문에 올라가면서 몸집이 가벼워지기는 하지만 역시 많은 힘이 든다. 우리별 같은 아주 가벼운 위성을 단독으로 쏘아 올리려 해도 이와 비슷한 크기의 발사체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위성을 다른 큰 위성과 함께 쏘아 올리면 수백배의 비용이 절감된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탑재물을 발사하는데도 로켓의 구조를 수정해야 한다. 수정된 부분이 주탑재물의 발사에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하므로 이 역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별 2호를 우리 기술로 개발시험하고 나서 이제 어느 정도 소형 위성 개발에 대해서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세계 어디서든 비슷한 급의 위성에 대해 수요가 생기면 여기에 대처할 수 있을 만한 기술적인 기반을 구축하였다고 믿어진다.
이미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버스시스템의 성능에 자세제어를 비롯한 몇몇 부분을 개량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의 카메라로 한반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다양한 통신기술 시험도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