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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의 부작용은 그 증상이 다양하고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우리가 목적하는 작용만으로 나타내는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직까지 그와 같은 약은 알려져 있지 않다. 바꾸어 말하면 어떤 약이건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트로핀이라고 하는 약을 예로 들어 보자. 이 약은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약이다. 따라서 아트로핀을 투여하면 여러가지 약리작용을 나타내게 된다. 우선 눈동자가 커지고 입안의 분비가 억제되므로 입이 마른다. 또 위액의 분비가 감소되고 위장관의 운동이 억제되고 심장의 박동속도가 빨라진다. 가령 이 아트로핀을 위액의 분비를 억제시킬 목적으로 사용하였다면 그 목적하는 작용 이외의 다른 작용들은 모두 부작용이 되는 것이다.
 

적절한 용량의 약을 적절한 방법과 적당한 목적으로 복용했을 때만 약의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복용량과는 무관하게 나타나기도

이와 같이 약의 부작용은 약의 사용 목적에 따라 대단히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이들 부작용들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건강에 중대한 해를 미치지 않는 정도일 때만 그 부작용을 감수하고 약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약을 사용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익보다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고 인정될 때에는 약을 절대 사용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이라는 항생물질은 세균에 의한 감염증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다. 그러나 페니실린에 대한 과민성이 생긴 사람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세균감염을 치료하기 위하여 페니실린을 사용할 경우 페니실린쇼크 같은 부작용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페니실린이 감염증에 대하여 아무리 효과적이라 하더라도 페니실린 과민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약의 부작용은 약의 사용량에 관계되는 것과 사용량과 무관한 것이 있다. 앞서 예를 들었던 아트로핀의 경유 사용량에 비례한다. 즉 적은 용량일 때에는 입이 마른다는 정도만 느끼게 되나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그 정도가 심해진다. 결국 음식물을 삼키거나 말하는 것까지도 곤란해진다.

한편 페니실린쇼크 같은 경우는 용량과 무관한 부작용의 한 예다. 즉 페니실린쇼크는 페니실린을 투여한 후 몸안에 페니실린에 대한 항체가 생성됨으로써 나타난다. 체내에 형성된 항체와 페니실린과의 항원-항체반응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같은 항원-항체반응의 정도는 페니실린 용량에 무관하다. 다시 말하면 페니실린 투여에 따르는 항원-항체반응으로 인한 증상은 그 정도가 다양하다. 피부발진 두드러기 등의 경미한 증상으로부터 아나필락시스쇼크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증상의 정도가 페니실린 투여 용량이 많을수록 더 심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극히 미량(피부반응을 검사하기 위한 용량)으로도 아나필락시스쇼크 같은 격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선척적인 요인도 있다.

용량과 무관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몇가지 원인으로 올 수 있다. 즉 페니실린의 경우와 같이 항원-항체반응에 의한 과민성 요인과 선척적 요인이 그것이다. 선척적 요인으로는 선척적인 특정약물대사 효소의 결함을 들 수 있다. 예컨대 결핵치료제인 INAH는 이것을 불활성화하는 대사효소에 선척적 결함이 있는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킨다. 보통 사람은 잘 발생하지 않는 신경장애를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물론 있다. 해열진통제로 사용되는 썰피린 같은 약물은 종종 무과립세포증이라는 부작용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약의 부작용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약을 사용한 당사자에게만 위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다. 약의 무분별한 사용은 그 약을 사용한 당사자에게 뿐마나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항생제의 예를 들어 보기로 하자. 아무리 효과가 우수한 항생제라 하더라도 그것을 반복 사용학 되면 조만간에 그 항생제로는 항균(抗菌)효과가 없는 내성균(耐性菌)이 생긴다. 만일 여러 가지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반복 사용하였다면 사용한 여러 항생제에 대하여 모두 듣지않는 내성균이 생길 수 있다. 극단적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모든 항생제를 마구잡이로 사용, 그 모든 항생제에 들지않는 내성균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해 보자. 아마도 그 내성균에 의한 감염증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내성균에 감염되면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치료약, 즉 항생제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 같은 내균성에 전염된 다른 사람들에게도 치명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렇게 된다면 이것은 중대한 사회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 것이다.

오남용에 따른 문제들

약이란 질병의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화합물을 말한다. 그런데 약을 그 본연의 목적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였을 경우 건강상의 이익은 없고 부작용만이 문제가 된다. 이같은 목적외 사용을 약의 오남용(誤濫用)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약의 오남용으로 문제가 되는 약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들이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의 오남용은 정신적 혹은 신체적 의존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의존성이란 약물의 계속적인 사용을 갈망하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신체적 의존성이란 약물의 사용을 중단하면 금단증상이라고 하는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 증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약물을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를 뜻한다.

물론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은 전신마취제 진정제 수면제 정신병치료제 등 질병치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것들이다. 반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중에는 전혀 임상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것도 있다.

질병치료에 사용되는 것이건 아니건 간에 이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들을 반복 사용하게 되면 조만간에 정신적 또는 신체적 의존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정신적 의존성이 생기면 주로 비정상적인 약물섭취행동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알콜에 대한 의존성의 경우, 자제력을 잃은 무절제한 음주행위를 보인다. 즉 자신의 생각이나 신체조절을 곧잘 무시하고 난폭해지기도 한다. 또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는 음주, 어떤 문제가 생기면 곧 술로 도피하는 행위, 낮이나 밤이나 술을 마시고 술버릇이 나빠지는 경향,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만취가 되도록 마시는 무모함을 보인다. 때로는 술을 계속 마시기 위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지어는 술을 사 마시기 위해 범죄행위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음주 자체에 의한 급성적인 증상도 문제다. 몸은 알콜의 중추억제작용으로 흐느적거리게 되고 큰 소리를 친다거나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

그 억제효과가 심하게 되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극단적으로는 알콜 급성중독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알콜은 정신적 의존성에 따르는 증상과 급성 중독증세는 물론이고 신체적 의존성도 나타낸다. 즉 알콜에 대한 의존성이 생긴 사람이 음주를 중단하면 불면증 불안 손떨림 운동실조 경련 환각 환상 발열 혼수등의 금단증상을 보이게 된다. 결국 이와 같은 금단증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술을 계속 마시는 것이다.

계속적인 음주는 종국에 가서 알콜만성중독증을 일으키게 된다. 극심한 영양실조와 함께 간장애 및 콜사코프증후군이라고 불리우는 정신신경계 이상등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중추신경계 약물을 반복 사용하면 곧 정신적 또는 신체적 의존성을 나타낸다.


각성제는 정신이상을 일으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중에서 알콜의 경우와 유사하게 정신적 신체적 의존성과 급성 및 만성중독증의 문제를 흔히 야기시키는 오남용 약물들을 살펴보기도 하자.

모르핀 헤로인등 마약성 진통제는 오래전부터 의존성이 알려진 대표적 약물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진통 진정 수면효과를 나타내고 정서(감정)변화와 의식이 혼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위장관의 운동도 억제된다. 따라서 통증 불쾌감 불안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면 이들 증상이 해소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마약성 진통제를 반복 사용하면 쉽게 신체적 의존성을 나타내고 그 금단증상은 대단히 괴로운 것이다. 때로는 금단증상자체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또한가지 근자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는 것으로는 전신흡입마취제와 이것과 성질이 비슷한 유기용매를 들 수 있다. 에테르(ether)는 흡입마취제의 대표적인 것이다. 또 신나와 접착제로 사용되는 여러 유기용매들도 그 작용은 전신마취제의 작용과 비슷하다. 요컨대 이들도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효능을 갖는다. 따라서 진정작용과 정신적 발양감(흥분작용)과 행복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다량을 흡입하면 전신마취상태에 이르고 더 지나치면 호흡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초기의 발양감이나 행복감이 오남용을 유인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들의 사용은 소량이라 할지라도 절대 금물이다.

질병의 치료, 즉 임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고 오남용만이 문제가 되는 약물로는 각성제와 환각제가 있다.

각성제는 정신기능이나 운동기능을 높여주는 작용이 있어 때로는 다행감이나 자신감을 준다. 또 말이 많아지고 활동성이 증가하며 잠이 안오고 식욕이 없어진다. 각성제의 반복 사용이 신체적 의존성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신분열증과 비슷한 정신병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과거에 각성제를 반복 사용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시 각성제를 복용하는 경우, 소량의 각성제로 정신이상증세가 유발될 수 있다.

대마초등 환각제는 정신이상증세를 일으키게 하는 약물이다. 감각의 변화와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 몽환(夢幻)상태, 사고의 분열, 격렬하나 감정의 기복, 공간과 시간관념의 상실 등을 보인다. 대량 섭취시에는 망상 환각등의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지금까지 언급된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들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약물의 급성효과로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자신의 생산성과 사회활동이 극도로 제한된다. 게다가 만성중독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사회인으로 정상생활도 할 수 없게 만든다. 또 의존성이 생기면 그것이 정신적이건 신체적이건 약물을 계속 구입하려는 시도가 집요해진다. 약을 사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때로는 범죄행위로까지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중독된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피해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약효-약의 부작용=? 이 계산을 잘해야…


약의 부작용을 줄이려면···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떠한 약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없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모든 약은 독'인 것이다. 적절한 용량의 약이 적절한 방법으로 그리고 정당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때만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증진 유지하는데 유익한 효과를 발휘한다. 약이 본연의 목적을 벗어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적절치 못한 용량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때로는 생명까지도 잃게 되는 것이다.

금세기에 들어 여러 가지 새로운 약품이 개발돼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또 이들 시약들이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잘못 이용한 결과, 인간이 입는 피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약으로부터의 피해를 극소화하고 건강유지·증진에 유효적절하게 사용하려면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전문인의 단편적인 경험이나 지식을 근거로 약물을 사용한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198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박찬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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