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경부선의 교통포화로 인한 고속전철의 채용계획이 발표되고 서울 등 대도시의 심각한 교통난의 해소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되는 시점에서 자기부상열차가 해결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그동안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실은 선진 외국에서 이미 20여년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하여 지금 현재 실용화 단계에 도달했으며, 21세기에는 육상 수송분야의 주역을 담당하게 될 것이 확실시 된다.
자기부상열차란 이름 그대로 전자석 또는 영구자석의 자기력(磁氣力)을 이용하여 부상(浮上)한 상태를 유지하며 주행하는 차량을 말한다. 따라서 자기부상시스팀은 바퀴나 레일이 필요없이 기존의 열차방식(wheel on rail)과 현저히 다른점을 가지고 있다.
보다 빠르고, 보다 쾌적한 대량 궤도 교통수단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상식 철도에 대한 구상은 거의 1세기 이전의 '에어쿠션'(air cushion)이나 수압을 이용한 부상차의 실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기존 방식(wheel on rail)은 본질적으로 궤도와 바퀴 사이의 마찰에 의해 추진력을 얻기 때문에 또는 승차감 향상에 한계가 있어 특정구간에서는 4백km/h, 평균적으로는 2백50km/h 정도가 고작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부상식 열차의 개발은 오랫동안 인류의 꿈이었다. 1960년대 후반에 들어 자기기술과 동력전자공학(power electronics)의 개발이 시작되어 공기부상식 열차와 함께 실용화를 향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197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서 개발이 진행되어 왔던 공기부상열차는 고속에 공기저항의 증대 등 어려움이 많아서 실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신교통 시스팀에 부분적으로 적용되는 정도로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는 관련기술의 진보와 고유의 뛰어난 특성(저소음 및 저진동,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속 주행성능)덕분에 실용화를 위한 꾸준한 개발이 이루어져 왔다.
무공해 초고속 열차
자기부상(Magnetic Levitation,Maglev)시스팀은 레일과의 마찰력에 의해 추진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고속성 무공해 안전성 신뢰성 경제성 그리고 승차감이 뛰어나다. 마그레브 (Maglev)는 레일 표면에서 자력을 이용해 약 1.5cm 또는 10cm 가량 부상한 상태에서 주행하기 때문에 외부와의 물리적인 접촉이 필요없어 마찰에 의한 소음 공해 마모 등이 없는 대단히 이상적인 미래의 대중 운송수단이다.
제1차 유류파동(73년)이 발발하기 이전까지 마그레브의 목표는 오직 한가지, 뛰어나 속도였다. 그러나 마그레브를 개발하는 도중에 여러 관련 기술을 평가하면서 또다른 장점들이 계속해서 발견되었다. 마그레브는 보통열차와 마찬가지로 궤도 위를 주행하지만 화석 연료에 의존함이 없고, 기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지극히 안전하다는 특징이 있다. km당 에너지소모도 적다. 게다가 마그레브는 트랙(track)에 면적부하(area load)로 작용하며 안내(guidance)도 물리적인 접촉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제어성이 뛰어나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마모와 진동 등이 최소화되고, 오직 문제되는 것은 주행시 일어나는 공기저항에 의한 소음(aerodynamic noise)뿐이다. 마모가 없고 모든 힘이 면적부하로 작용한다는 장점은 '가이드웨이'(guideway)의 건설을 경제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항-도심간에도 최적
마그레브가 적용될 곳을 크게 나누면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지역시스팀(regional system)과 국부시스팀(local system)이다. 여기서 지역 시스팀이란 3백km/h 이상의 고속이 요구되는 경우이며 국부시스팀은 최고 속도가 약 1백km/h 정도인 자동화된 승객운동(people mover) 시스팀을 말한다. 이는 주행속도의 차에 의해 고속 및 중·저속시스팀으로도 분류된다.
고속시스팀은 마그레브의 고속 주행성능을 최대로 이용하는 것으로, 각국의 교통량이 가까운 장래에 포화상태가 될 때 최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로는 멀고, 비행기로는 가까운 거리의 여행에 적합하다.
또 이 시스팀은 장거리 자동차 여행가 단거리 항공기 여행에 비교할 때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의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대도시의 도심에서 타 대도시의 도심까지 바로 연결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도시가 발전할수록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지역적으로 특성이 분화되어 교외지역에서 도심지로, 도심지에서 교외지역으로의 통행욕구가 증가하고 통행거리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도심과 교외지역간의 고속 연계 시스팀이 필요한데, 예를 들면 대도시의 도심과 공항간 등에 중속의 마그레브는 적절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심 지역을 운행해야 하므로 저소음 무공해 저진동 안전 등의 요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도심지역 내, 또는 공단지역 등과 같은 특정한 지역에서의 승객 운송수단(shuttle service)로 사용되는 경우이며, 여기에서 저속 마그레브가 적합하다. 중·저속 마그레브는 다양한 시스팀이 개발되었으며, 그중에서 BPM(Birmingham People Mover)은 영국 '버밍험'시의 공항과 역사이를 실제 운행중에 있다.
고속일수록 유리
기존방식(wheel on rail)의 고속전철도 주행시험 중에 4백km/h라는 놀라운 속도를 기록하는 등 고속화의 여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한 고속주행이 아니라 고속주행의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느냐는 경제성의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 2백50km/h 이상에서 마그레브가 갖는 장점들을 요약해보자.
우선 지지(support) 안내(guidance) 추진(porpulsion) 제동(brake)장치 등 모두가 비접촉식이므로 속도의 증가로 마찰에 따른 마모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면적부하(area load)로 열차의 무게가 전달되므로 가이드웨이에 미치는 강도가 낮다. 이는 기존시스팀의 1천분의 1 내지 1만분의 1에 불과해 지지구조물이 가벼워도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그레브는 경사진 곳을 올라가는 데도 뛰어난 특성이 있다. 이를 보통 최급구배라 하는데 보통 10% 정도가 허용된다. 이는 개량된 바퀴철도(wheel on rail)방식인 TGV의 3.5~5.0% 보다 대단히 높은 숫자이다. 일본의 신깐센(新幹線)의 최급구배는 1.5~2.0%. 회전반경도 바퀴철도방식보다 줄일 수 있어 선로건설시 터널공사 및 교량공사비와 절토(cutting) 비용 등 토목공사비가 대폭 준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자기부상시스팀의 선로건설비는, 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바퀴철도 방식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 즉 2백50km/h 이상 속도에서는 자기부상식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고속의 자기부상시스팀은 집전장치(current collector)및 전원변환장치 구동장치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 열차의 중량이 대폭 감소된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유지 보수 운영의 측면에서 바퀴철도방식은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가 요구된다. 일례로 프랑스의 TGV는 선로의 유지 보수에 많은 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일본의 신깐센도 견인 전동기(traction motor)의 유지 보수에 노력하고 있다. 그외에도 일정거리 주행후 바퀴를 다시 가공해야 하고, 수회 반복시는 이 바퀴를 교체해야 하며, 심지어는 계속되는 압력과 진동의 결과로 보기(bogie)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집전장치 또한 계속적으로 손상을 입기 때문에 일정거리 주행후는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자기부상 시스팀은 마모되는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이 대폭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효율적이고도 경제적인 운용을 할 수가 있다.
한편 중·저속의 자기부상 시스팀의 장점으로는 소음 진동 그리고 공해가 없으며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시스팀은 대도시나 수도권 등지에 사용되어지는 것이므로 주위 건물, 인근의 통행차량 및 보행자들에게 악영향이 없어야 하므로 무접촉 주행방식의 특징인 무소음 무진동은 대단히 돋보이는 면이다.
단지 전자(electronics)계통만이 문제가 되는데 이의 성격상 정비를 위해 운행을 중단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여분외의 예비차량 보유율을 낮출 수 있다.
어떻게 뜨는가
바퀴철도 방식은 바퀴와 레일간의 상호작용으로 안내 지지 추진의 3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동시에 나타난다. 하지만 자기부상방식은 이들이 각각 다른 시스팀에 의해 독립적으로 행해지고 제어된다. 부상(wheel on rail의 지지에 해당)안내 그리고 추진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부상을 위해서 3가지 방식이 사용된다. 영구자석을 이용한 방식과 초전도자석을 이용한 방식, 그리고 상전도자석을 이용한 방식이 있다. 영구자석을 이용한 방식은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으나 고속주행용에는 적합하지 않아 저속의 M-반(Bahn)에만 사용된다.
자기력을 이용해서 차량을 선로로부터 부상시켜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반발력(repulsive force)과 흡인력(attractive force)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반발력을 이용하는 방식은 주로 차량에 탑재된 초전도 자석(superconducting magnet)을 이용하여 가이드웨이에 설치되어 있는 도전성코일과의 상호간에 발생하는 반발력을 이용하는 방식이며, 이를 EDS(Electrodynamic suspension)라 한다. 한편 흡인력을 이용하는 방식은 차량에 탑재된 전자석(상전도)과 가이드웨이에 설치된 강자성체(ferromagnetic material와의 사이에 발생하는 흡인력으로 차량을 부상시키는 방식이며, 이를 EMS(Electromagnetic suspension)라고 한다.
■EDS/10cm 부상
이 방식은 일본 국철에서 개발하여 실제 차량(MLU)에 탑재하여 실험중에 있다. 차량에 약 4K(-269℃)의 온도 환경하에서 직류를 인가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하여 부상, 안내 그리고 추진을 한다. 이 초전도 자석에서 발생한 자장은 가이드웨이에 설치되어 있는 도체와 교차하여 차량이 이동함에 따라 도체에 전류가 유도되므로 이 유도전류와 초전도 자석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부상력이 발생한다.EDS방식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주행시 열차와 가이드웨이간의 부상높이(levitation gap)가 10~15cm에 이르러 기후나 미세한 지진, 가이드웨이의 표면상태에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다른 장점은 지지원리가 완전히 수동적으로 시스팀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부상력이 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저속에서는 부상을 할 수가 없어서 보조적인 지지기구가 필요하다. EDS방식의 차량은 설계에 의해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60~80km/h의 속도가 되어야 자기 부상력을 얻을 수 있다.
■EMS/1cm 부상
EMS 방식은 독일에서 개발한 '트랜스래피드'(TRANSRAPID), 일본항공(JAL)에서 개발한 HSST, 그리고 영국에서 개발한 '버밍험 피플 무버'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방식은 차량에 전자석을 장착하여 이 전자석과 가이드웨이의 아랫부분에 지면을 향하게 설치되어 있는 강자성체와의 흡인력을 이용하여 부상력을 얻는다. EDS방식의 경우 자장이 주행시 도체 밖으로 밀려 나와서 자석과 도체 사이의 공기층(air gap)에 압축되어 자기 쿠션(magnetic cushion)의 역할을 함으로써 부상력을 얻지만,EMS의 경우는 자장이 강자성체로 이루어진 레일의 내부로 침투하여 전자석과 레일간에 흡인력을 발생시킨다. 하지만 EDS와는 달리 EMS는 본질적으로 불안정(unstable)하기 때문에 '능동적 귀환 제어'(active dynamic feedback control), 즉 센서를 이용하여 안정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
EMS에 의한 부상 높이는 약 0.8~1.5cm 정도이지만, EDS와는 달리 속도에 무관한 부상력을 얻을 수 있어 별도의 지지기구가 필요없다.
추진과 안내
EDS나 EMS 방식을 채용한 자기부상 시스팀은 가이드웨이 표면위를 부상한 상태를 유지하며 고속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지지기구가 없어, 선형 전동기에서 발생한 전자력이나 주행시의 공기저항, 트랙의 불균일 등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차량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움직이는 '피치'(pitch), 좌우로 흔들리는 굴림(roll), 회전해 벗어나고자하는 힘(yaw) 등을 별도로 제어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능을 안내라고 한다.
일본 국철의 MLU의 예를 들면, EDS 방식에서는 차량의 가이드웨이의 정위치에서 주행하고 있을 때는 아무 힘도 받지 않다가 차량이 정위치에서 이탈하여 좌측이나 우측으로 측면의 변위가 발생할 경우에, 도전코일과 초전도 자석간의 상호작용으로 부상력을 얻을 수 있는 속도 이상에서는 측면 변위의 반대방향으로 힘을 받아 차량이 가이드웨이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하는 복귀력을 발생한다(nullflux 안내방식). 저속에서는 안내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보조적인 안내기구를 사용한다.
EMS방식에도 독일의 트랜스래피드에서 채용한 방식과 일본의 HSST와 영국 (Birmingham People Mover)에서 채용한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트랜스래피드에서 이용한 방식은 차량에 장착된 다수의 안내용 전자석(부상용 전자석과는 마주보는 방향이 90˚차이가 있다)과 가이드웨이의 측면에 설치된 안내용 레일과의 상호작용으로 측면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안내력을 발생시킨다. 이와는 달리 일본의 HSST나 영국의 버밍험 방식에서는 부상용 전자석으로 부상과 안내를 동시에 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이는 가이드웨이에 설치된 강자성체 레일과 전자석들간에 얼마간의 '오프셋'(offset)을 두어(stagger) 이 차이에 의해 항상 차량이 가이드웨이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기부상시스팀은 부상한 상태에서 주행하므로 트랙과 접촉없이 추진력과 제동력을 발생하는 추진장치는 필수적이다. 다시말하면 EDS방식에서는 10~15cm 정도 부상한 상태에서, EMS방식에서는 0.8~1.5cm 정도에서 추진력을 발생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목적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선형전동기(linear motor)이다. 자기부상시스팀의 모든 추진 방식은 선형동기전동기(linear synchronous motor)와 선형유도전동기(linear induction motor)의 2가지의 종류로 이루어진다.
선형전동기라는 것은 (그림3)처럼 보통의 회전기를 잘라서 펼친것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고속은 선형동기전동기를, 중·저속은 선형유도전동기를 사용한다. 자세한 내용은 각국의 개발사례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가시권에 들어온 자기부상열차들
■서독의 트랜스래피드/상전도 흡인식
1979년 6월에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 교통 및 수송전시회(Int'l Traffic & Transportation Exhibition)에 '트랜스래피드 05'가 제작되어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 지금 현재는 트랜스래피드06이 제작 완료되어(1983년) '엠슬랜드'자방에서 31.5km구간의 시험 가이드웨이를 건설하여 시험중에 있고 07도 개발 완료시점에 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랜스래피드는 2개의 동일한 차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차량에는 8개의 자기 지지 보기(magnetic suspension bogie)가 장착되어 있다. 또 각각의 보기에는 흡인력을 발생하는 부상용 자석이 4개씩 설치되어 있고, 가이드웨어의 측면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강자성체 안내용 레일 쪽으로 흡인력을 발생하는 4개의 안내자석(guidance magnet)이 있다. 부상 높이와 안내되는 갭은 보통 10~12mm정도를 유지한다.
사람이 직접 탄 실험에서 4백13km/h를 기록한 바 있으며 목표는 5백km/h이다. 최근에 가이드웨이에 문제점이 발생되어 차질을 빚고 있으나, 앞으로 2년 이내에 상업화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
가이드웨이가 정밀해야 하고 흡인식으로 부상높이를 갭센서(gap sensor)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불안정시스팀(unstable system)이기는 하나, 상전도방식이기 때문에 초전도에서 필요한 냉각장치를 싣고다닐 필요가 없어 현재로서는 실용가능한 자기부상식의 최고 선두 주자로 위치가 확고부동하다.
트랜스래피드는 타 고속 자기부상시스팀에 비해 기술적으로 약5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각국에서 적용 타당성 검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라스베가스 교통축에의 타당성 검토는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MLU 002/초전도 반발식
일본에서는 자기부상 열차에 관한 연구가 1962년부터 국철(JR)에서 시작되었으며, 부분적으로 운수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왔다. 부상 방식의 선택에 있어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EDS방식을 채용하였으며, 이는 일본에 지진이 잦다는 점을 생각할 때 안전을 고려하여 트랙에 충분한 에어갭(air gap)의 여유를 두기 위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실제크기의 시제품은 1972년 철도기술연구소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이때의 모델은 가이드웨이가 역T자형인ML-500열차였다. 1980년에 들어서는 새로운 차량인 MUL001을 개발했고 가이드웨이도 U자형으로 교체해 실험을 계속했다.
MLU 001은 1량,2량 또는 3량을 1조로 하여 주행시험을 실시해 왔다.2량만으로 주행시 최고속도 4백km/h를, 3량 주행시 3백52km/h를 기록했다. 이상적인 속도에 이르지 못한 것은 트랙의 옆에 설치되어 있는 전원공급장치의 사이클로 컨버터(cyclo converter)의 전압제한 때문이었고, 현재 이를 개량중이다.
MLU 001은 EDS방식으로 부상하며, 선형 동기전동기에 의해 추진된다. 차량에 초전도자석이 탑재되며 궤도측은 상전도자석이 자리잡는다.
가이드웨이의 측면에 배치된 추진 및 안내코일은 차량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돼면 유기전류를 발생시켜, 이 유기전류와 차량의 자석군(magent array)에 의해서 차량이 가이드웨이의 중심에 위치하도록 안내하는 안내력을 발생시킨다. 이를 '눌플룩스'(null flux) 안내라고 한다.
일본 국철에서는 현재까지의 MUL 001의 시험 결과 및 축적된 기술을 통해 MLU 002를 개발했다. 이 연구의 결과로 실제적인 상업운용에 투입될 자기부상열차의 제원을 설정했다. 실제 크기의 시험용 차량은 90년대에 들어서야 완성될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MLU 002의 가장 큰 특징은 4K(-269℃) 온도 환경 하에서 동작하는 초전도 자석인데, 현재까지는 큰 부상 높이(약10cm)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초전도자석이 필수적이며 MLU 002에 채용된 방식은 만족스럽다고 전해진다. EDS 방식은 캐나다에서 개념 디자인 단계에 있는 마그레브와 일본 국철의 MLU만이 장착한 방식인데, 이는 캐나다에서는 기후 조건상 적설과 결빙으로 인한 트랙의 장애를 피하기 위해서, 일본은 잦은 지진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아무리 만족스럽다 할지라도 액체헬륨을 사용해야 하고, 또 동작중 기화하는 액체헬륨을 다시 액화시키는 장치 등이 필요해 시스팀의 유지 보수가 까다로와지는 등의 불편이 있다. 따라서 상업적 운용을 염두에 둔 시험차량의 제작을 위해서는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할수있다.
실용화되고 있는 중·저속시스팀
중·저속의 자기부상열차는 국부시스팀(local system)으로 사용된다. 현재 영국 '버밍험'시에서 역과 공항사이의 6백m 구간을 셔틀서비스하고 있는 BPM(Birmingham People Mover), 서베를린에 설치된 M-반(Bahm) 일본항공(JAL)이 도쿄의 도심과 공항 사이의 연계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중인 HSST, 루마니아에서 개발중인 '마그니버스' 등이 바로 이들이다.
■서독의 M-반
M-반은 자기부상을 이용하고는 있으나 엄격한 의미에서 비접촉식은 아니다. 차량에 부착된 영구자석과 가이드웨이에 설치된 동기전동기의 상호작용을 통해 부상과 추진을 동시에 해결한다. 영구자석은 차량을 완전히 부상시키는데 사용치않고 지지바퀴(support wheel)에 걸리는 하중을 감소시키는 역할과 동시에 선형동기전동기의 여자(excitation)를 위해 사용된다. 안내는 측면에 부착된 바퀴를 사용한다. 기타 중·저속 자기부상열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워 고가선로 건설비가 져렴한 M-반은 가이드웨이에 설치된 선형동기전동기에 의해 속도가 제어되어 완전 자동으로 운전이 가능하다. 1984년 서베를린에 6백m의 가이드웨이가 설치되었고, 1987년에 1.6km의 2단계 구간이 완공되었다.
■영국의 버밍험 자기부상 셔틀버스
버밍험시의 국제공항과 철도역 사이의 6백m를 연결하는 도시형 연계 저속 자기부상열차인BPM(Birmingham People Mover)은, 1984년 개통하여 초기에는 운전자가 수동운전하였으나 85년 2월부터는 완전 자동으로 운행한다. 이 시스팀은 최초의 출발지와 목적지간 연계를 목적으로 자기부상 승객수송시스팀이며, 또한 최초의 상업적 운전을 한 시스팀이다.
현재까지의 운용 결과에 의하면 BPM은 뛰어난 신뢰성을 보이고 있으며, 보수유지가 뛰어난 신뢰성을 보이고 있으며, 보수유지가 간편하여 간이수송수단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HSST
일본항공(JAL)은 1974년에 도쿄의 도심지와 나리따 공항간의 승객에게 제공할 신속한 수송수단으로 HSST (High Speed Surface Transportation)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여러 기술적인 평가후에 전자석을 이용하여 부상과 안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EMS방식을 선택하게 되었고, 추진은 선형유도전동기를 사용하였다.
HSST01과 HSST02가 조립되어 시험운전을 하였으며, 1978년에 HSST01은 로켓추진에 의해 3백8km/h의 속도를 기록했다. HSST02는 6명의 인원을 탑승시킨채로 1백km/h의 속도를 기록했다.
이 HSST는 85년에는'츠쿠바', 86년에는 캐나다의'벤쿠버'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EXPO)에 참가하여 대중들에게 선을 보였고 현재 진행중인'요코하마'박람회에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HSST03 차량에는 좌측과 우측에 각각 3개씩, 도합 6개의 추진 및 부상 모듈이 있으며, 각 모듈에는 자기부상을 위한 4개의 전자석과 추진을 위한 1개의 선형유도전동기가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차량 1량당 24개의 전자석과 6개의 선형유도전동기가 설치되어 있는 셈이다.
HSST03은 부상, 추진에 필요한 전원을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시스팀이기 때문에 가이드웨이는 전원 공급선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러한 불편한 점이 HSST04에서 개선되었다.
일종의 도약
현재 우리는 여러 기술적인 면에서 도약의 단계를 경험하고 있다. CD(Compact Disk), HDTV(High Definition TV), 제5세대 컴퓨터 등의 변화가 물밀듯이 밀려와 우리의 생활을 파고들고 있으며 여기에 다시 자기부상 시스팀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철제 레일위를 철제바퀴가 굴러가는 방식은 그간 많은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했지만 기본적으로 19세기에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한 이후에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즉 무거운 기관차와 열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오직 철제바퀴와 철제레일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이 고전적인 열차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으며, 이것이 바로 자기부상 시스팀이다.
선진외국에서는 수년내로 이 자기부상 시스팀이 실제로 운행할 예정에 있어 곧 CD처럼 인류의 일상생활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기술 선진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도 이 분야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진공속을 달린다
마하88의 행성열차?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육상수송수단의 속도는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초전도를 이용한 자기부상열차는 시속 5백km가 상용속도라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이상의 속도는 불가능한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거대(巨大)공학 연구그룹은 미국 대륙을 21분만에 횡단하는 극초음속 지하철을 만들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시속은 자그만치 2만2천5백km. 마하88(340m/sec인 소리의 속도가 마하1)인 셈이다. 현재 운행중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간의 여객기(5시간소요)와 비교, 약 15배의 속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을 서울과 부산에 그대로 옮겨놓는다면 1분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이 연구의 핵심은 지하 수십 내지 수백m 깊이에 지하터널을 뚫어 직경 12m의 튜브를 2~4개 만들고 이 튜브안을 진공화 하는 것. 튜브안을 달리는 열차는 초전도 자기부상열차이다. 이 극초음속열차가 현재 개발진행중인 초전도 자기부상열차와 다른점은 공기저항이 없어 속도를 얼마든지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하88의 속도를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 문제에 대해 연구진들의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에만 40%정도 몸무게를 더 느낄뿐이지 제 속도를 내게되면 아무런 지장이 없다." 미국에서는 극초음속지하철을 동서간교통의 기본축으로 하고 간선을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로 운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행성열차'라 이름붙여질 이 극초음속지하철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할지라도 과연 터널공사가 가능할까 하는 점에는 누구도 쉽게 단정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터널만 뚫리고 튜브안을 진공으로 만들면 이 정도의 속도를 내는 것은 별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초전도자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저항이 전혀없어 에너지손실이 항공기에 비해 엄청나게 적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터널을 통신케이블이나 초전도송전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부가적인 장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행성열차가 과연 실현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언제나 실현될지를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지만, 속도에 있어서 현재까지 제기된 어떠한 이론보다도 최고수준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