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컴퓨터의 필요성을 느끼는 등 정보화사회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나, 막상 정보사회의 필수도구라할 있수는 컴퓨터교육을 받았거나 실제업무에 컴퓨터를 사용한 경험은 매우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CC(정보문화센터)가 전문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18세 이상 1천2백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행한 '정보사회 인식 및 수용태도 조사'에서 밝혀진 내용.
이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정보나 지식이 석유나 석탄 같은 에너지자원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답한 사람이 44%,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25%를 차지했으며,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돈을 내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항목에 찬성59%, 반대30%로 찬성률이 높아, 정보사회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중 71%가 우리사회에서 컴퓨터가 모두 없어진다면 생활이 불편해질 것이라고 답해, 높은 컴퓨터수용도를 보였다.
그러나 직접 컴퓨터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9%로 5명중 1명꼴밖에 되지 않았으며, 컴퓨터를 직접 본 경험만 있는 사람은 43%, 접촉한 경험이 없다는 사람도 38%나 돼, 컴퓨터문맹도가 상상외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컴퓨터 이용경험률은 교육수준에 따라 차이가 많아 대재이상은 57%, 고졸은 24%, 중졸은 5%, 국졸 이하는 1% 순으로 정보문화의 학력 편중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사실은 컴퓨터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느냐는 항목과 거의 비슷한 분포를 보여, 학교교육이든지 사회교육이든지 컴퓨터교육프로그램의 활성화가 컴퓨터이용률 증대에 관건이 됨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술수준이 정보사회를 실현하는데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되고 있다. 개인용컴퓨터 생산기술이나 반도체 개발기술, 명실상부한 1가구1전화시대 구현, 고도통신인 데이타통신기술의 확보 등은 정보사회 실현의 물적기반으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컴퓨터문맹률이 낮지 않음은 교육과 계몽을 통한 대국민 홍보가 실질적인 내용을 담지 못 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70년대 중반 정보사회에 진입했다고 하는 일본은 70년대초에 '정보화월간'을 설정하고 전시회 경진대회를 집중적으로 개최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고, 프랑스 또한 83년에 전국에 1만5천여개소에 달하는 무료컴퓨터강습소를 설치함과 동시에, 시범지역을 선정해 '미니텔'이라는 뉴미디어를 무료공급하는 정책을 폈다. 동남아지역의 대만이나 싱가폴 등도 정보문화운동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리도 올해부터는 초중고의 교과과정에 컴퓨터 과목 내지 단원이 확대 설치되며 컴퓨터실습교육이 강화될 예정이고, 정보문화홍보관 등 일반인들이 직접 컴퓨터를 다루어 볼 수 있는 상설전시장이 각 지역별로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 컴퓨터문맹률은 서서히 낮아질 전망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특기할만한 사실은 높은 컴퓨터문맹률에도 불구하고, 2천년대에 실현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 국민학교컴퓨터교육이 91%, TV전화 85%, 재택은행 70%, 재택쇼핑 62%, 재택근무 31% 순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정보사회에 대한 강한 성취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보사회가 되면 긍정적측면으로 생활이 편리해진다(92%), 자격증이 중요해진다(72%), 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72%) 등 순으로 지적한 반면, 부정적 측면으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만이 이익을 본다(76%), 기계를 모르는 사람은 뒤처진다(73%), 사람이 기계에 얽매인다(61%),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적어진다(58%) 등을 지적해, 국민들 스스로가 정보사회가 가져다 줄 양면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