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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몸을 방어하는 장기 편도선, 수술하면 오히려 큰 손해볼수도

감기에 걸리면 목부터 잠겨 온다. 편도선이 붓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아예 편도선 제거를 생각한다. 하지만 편도선은 맹장처럼 있는 게 건강에 훨씬 유리하다.


목주변의 해부구조


사람이 살아가려면 공기를 들여마셔 호흡을 하여야 하고 음식을 먹어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외부로부터 공기와 음식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체내로 들어오는 입구가 인두(咽頭)이다. 물론 공기는 입이나 코를 통하여 들어오고 음식은 입을 통하여 몸안으로 들어오게 되지만 일단 들어온 다음에는 인두를 거쳐서 기관(氣管) 또는 식도(食道)를 통하여 폐 또는 위로 들어가게 된다.

쉽게 말하면 코의 안쪽과 입의 안쪽에 해당하는 목 부분이 인두인데 인두의 입구는 코와 입이고, 인두의 출구는 공기가 폐로 통하는 길인 기관과 음식이 위로 들어가는 길인 식도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인두가 하는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우리가 음식을 삼키는 동작만 생각해 보면 인두의 중요성을 바로 알수 있다.

인두가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우리가 삼키는 음식이 코로 역류하거나 기관으로 들어가서 사람이 질식할 수도 있다. 공기가 통하는 길과 음식이 통하는 길이 서로 만나는 네거리가 바로 인두이므로 교통정리가 원활히 수행되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의식이 없는 사람 또는 인두부분이 마비된 환자에게 먹을 것을 넣어주면 기관이 막혀서 큰일이 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인두가 하는 일이 교통정리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안으로 들어 오는 첫 번째 네거리이므로 검문소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몸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밖으로 내보내어 몸을 보호하는 일차적인 검문소가 인두인 셈이다.

수수께끼의 장기로 남아

이러한 인두의 입구, 즉 코로부터 인두로 넘어가는 부위와 입으로부터 인두로 넘어가는 부위에 둥글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바로 편도선이다.
편도선에는 두편도, 이관편도, 구개편도, 설편도 등 네가지가 있다. 두편도는 중앙에 하나가 존재하지만 나머지는 좌우 양쪽에 하나씩 있으므로 우리 몸에는 7개의 편도선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편도선은 두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입을 크게 벌렸을때 좌우 각각 한 개씩 보이는 구개편도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편도선의 구조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체로 림프선과 비슷하다. 편도선이 어떤 일을 하는가에 관하여는 아직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으나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방어기능설이다. 즉 우리 몸의 입구에 위치하면서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세균과 싸우고 면역항체를 생산함으로써 몸을 외적으로 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다. 항체생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소아기에 편도가 발육 비대되나 점차 성장하여 저항력이 증가됨에 따라 퇴화하는 것도 이러한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방어기능설외에도 조혈기능설, 내분비기능설, 비타민생성설, 소화기능설 등 여러가지 주장이 있는데 이처럼 많은 학설이 있다는 것은 아직 편도선의 모든 기능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편도선을 수술로 떼내 버려도 괜찮은가 하고 걱정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수술 전에 수술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실을 면밀하게 비교·검토한 후에 수술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혼자서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로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열이 나면서 목이 아프면 상식적으로 편도선염을 생각하게 되는데 대개의 경우는 맞는다. 편도선염도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 편도선염과 장기간에 걸쳐 자주 말썽을 부리는 만성 편도선염으로 분류하고 있다.

급성 편도선염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구개편도, 즉 입을 크게 벌렸을 때 목안으로 보이는 편도선의 급성 염증을 말하는데 대부분 주위 인두점막의 염증을 동반한다. 대개의 경우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 즉 흔히 말하는 감기가 먼저 시작되고 감기경과 중에 세균이 이차적으로 편도선을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감기증상없이 일차적으로 세균이 편도선을 공격하여 편도선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기후가 갑자기 변화거나 과로, 과식하는 경우에 더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증상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열이 나면서 인두부에 통증을 느끼고 음식을 삼킬때 불편을 느끼며 두통, 사지통 등이 동반된다. 합병증이 없으면 1주일 이내에 좋아지지만 경과가 나쁜 경우에는 편도선 주위에 고름이 고이거나 귀, 코 등으로 염증이 퍼져서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급성편도선염이 생기면 음식을 가볍게 먹으면서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안정하고 진통제를 복용, 통증을 호전시키고 원인균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여 복용한다. 일단 항생제의 복용을 시작하면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하루 이틀 더 복용하는 것이 좋은 데 항생제의 투여는 일단 진찰을 받은 후 소견에 소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가능한 한 떼지 말아야

만성 편도선염은 인두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인데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은 가벼우나 간혹 한번씩 급성으로 변하여 증상이 악화된다. 평소에는 인두통, 목에 무엇이 걸려 있는 듯한 이물감, 입에서 냄새가 나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구개편도가 심하게 커져 있으면 음식을 삼키는 데에 지장을 주거나 코로 호흡하기가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편도선이 일단 심하게 커지면 약으로는 치료가 어렵고 수술을 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는 앞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편도선염이 얼마나 심한가, 주위 다른 조직의 합병증은 없는가, 얼마나 증상이 심한가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권하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 수술은 싫다거나 또는 무조건 수술을 해달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데노이드'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데노이드, 즉 인두편도비대증이란 코 부분의 인두의 림프조직이 심하게 증식한 것이다. 심한 경우 코로 호흡을 할 수가 없고 코가 잘 막히므로 입을 바보처럼 반쯤 벌리고 다니게 되며 청력에 장애를 주는 등 여러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는 병으로 5~10세 사이에서 가장 문제가 된다.

이때도 만성 편도선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환자의증상, 합병증 유무, 진찰소견에 따라 필요할 때는 수술을 권유하며 대체로 편도선 절제수술과 함께 시행한다.

수술을 하면 증상이 현저히 좋아지고 급성 편도선염과 같은 고생스로러운 증상이 발생되는 경우도 드물어진다. 그러나 편도선이 없더라도 감기는 걸릴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도 편도선염이 아닌 인두염의 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편도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편도선염만 일으켜 우리를 고생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몸의 입구를 지켜주는 친구라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편도선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이 생기면서 붓는다. 하지만 이는 적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일로 생각, 편도선의 입장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

꼭 필요할 때는 수술까지 시행하여야 하지만 가능한 한 잘 보살펴서 수술까지는 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98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서정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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