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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사람, 현장 경험 많아야

 

가르치는 사람, 현장 경험 많아야


김동 울릉도 생태계탐사가 이제 끝났읍니다. 기상관계로 계획이 흐트러지고 지도교수가 합류하지 못해 처음 계획했던 것하고는 많은 차이가 났읍니다만 여러 선생님들의 협조 하에 무사히 일정을 마쳤읍니다. 5박6일 동안 직접 보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탄없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 행사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니 앞으로 개선해야 될 점도 지적해주십시요.

김종 울릉도는 동해 고도의 화산섬이므로 특산식물이 매우 많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왔습니다. 실제로 말로만 듣던 너도밤나무라든가 울릉국화 섬백리향 등 많은 울릉도 특산식물을 보고 배웠읍니다. 특히 성인봉에서 알봉분지에 이르는 천혜의 원시림지역과 도처에서 발견되는 양치류군락 등은 울릉도만이 갖는 독특한 기후로 인해 생겨난 것들이라 생각됩니다. 예상했던 대로 특산식물의 수가 많은 것을 새삼 느꼈으며, 떠나기 전 지도교수에게 들었던 7백여종의 식물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의문이 갔읍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행사가 과학교사들의 실질적인 재교육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기한 장비 탐사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들어 일정지역에서는 30분~1시간정도 자유채집시간을 줘, 서로 채집한 것을 갖고 토론식으로 현장교육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요.

박정 가르치기만 하다가 야채삽을 들고 직접 산으로 나가 채집을 해보니 색다른 기분이 드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읍니다. 태하동의 너도밤나무 섬잣나무 솔송 군락은 그런대로 자연림 상태로 보존이 되고 있었으나 도동이나 저동의 천연기념물인 섬개야광나무 섬댕강나무 등의 자생지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보존이 안되고 있었읍니다. 일정에 쫓기지 말고 좁은 지역이라도 천천이 탐사했더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박병 저의 전공은 지구과학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했읍니다. 암석을 주로 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읍니다. 책에서 배운 바있는 '울릉도의 화산암은 대부분 중성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조그만 소득이었읍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식물들을 살펴보건대 섬의 토양이 매우 비옥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식물을 탐사하더라도 여러가지 환경인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입체적인 탐사를 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탐사의 주제를 너무 광법위하게 잡지말고 좀더 축소해서 운영하는 방안도 강구했으면 합니다.

장광 저도 전공이 지구과학입니다만 이번 기회를 통해 식물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읍니다. 그저 배운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다녀서인지 학생들에게 전달할수 있는 생생한 경험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시 울릉도에 올 기회가 있으면 지구과학 파트의 한 모델로서 기후 토양 지형 지질 동식물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볼 욕심이 생깁니다. 파충류가 없다는 것도 저에게는 흥미거리였읍니다.

서영 기상관계로 고전을 했읍니다만 육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식물상을 직접 대하니 무척 흥미로왔읍니다. 식물종류가 다양하다고 했으나, 마가목 오리나무 섬벗나무 우산고로쇠 섬피나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읍니다. 성인봉이 1천m인데 특별히 고도별 특산식물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산 전체에 고루 분포하며, 산속에 가시나무 찔레 등 찔리는 식물, 거치른 식물이 없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읍니다.

장향 가르치는 입장에서만 10년을 지내다 배우는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었읍니다. 탐사를 충실히 하려면 지도교수 수를 늘리고 각 분과별 운영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

김득 울릉도 지형지질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인 공암 등 해안지역 탐사로 그친 것이 매우 유감입니다. 이중화산으로 불리는 나리·알봉분지를 시간을 갖고 충분히 탐사하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다만 평소에 무관심했던 여러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서 기쁩니다.

양명 경북 지방에 살면서 울릉도에는 처음 와봤읍니다. 오기전에 나름대로 양치식물 5종류를 머리속에 익혀왔는데 제대로 찾지 못했읍니다. 그만큼 식물탐사가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항상 경험이 밑받침되지 못해 꺼림직했는데, 이번 기회로 조금은 해소된 것 같습니다.

김동 울릉도 식물을 제주도 식물과 비교해보니 대체로 잎이 넓거나 마디가 길어 개량종처럼 보였읍니다. 아마도 자연조건이 좋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비를 맞는 등 강행군해서 얻은 채집품을 학교로 가지고 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재료로 쓸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전국의 과학교사들이 각 지역마다 모여서 놀이겸 탐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으면 합니다. 저도 돌아가서 이런 류의 행사를 소규모로 진행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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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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