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상담을 하러와서 주위 사람들에 대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한 것도 모자라 외도로 어머니를 힘들게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우울증에 걸려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 환자 스스로는 그런 부모에 대해 제대로 저항 한 번 하지 못했다.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을 힘들게만 했다. 그는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 자신에게 관심도 없으면서 힘든 일만 시켜댔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단 두 부류의 사람만 있었다. 하나는 피해를 받고 있는 자기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자신 빼고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직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필자가 문제의 핵심을 얘기해 주면 “당신이 나의 고통을 아는가”라고 반발하던 그였다. 그런데 어느 날은 “치료자가 하는 말이 무슨 뜻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며 “처음으로 기분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빠져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 그는 “기분 나쁜 채로 그냥 있을 게 아니라 내가 왜 기분 나쁜지, 정말로 이렇게 기분이 나쁠 일인지 살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나 역시 기분이 좋아져서 그를 듬뿍 칭찬해줬다.
우리가 성묘에 가서 잡초를 뽑는 이유가 무엇인가. 잡초는 잔디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란다. 만일 잡초를 뽑지 않으면 묘가 잡초로 전부 뒤덮일 것이다. 우리 마음도 다르지 않다. 마음은 이상하게도 안 좋은 것, 부정적인 것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이는 타나토스의 본능 때문이다. 타나토(Thanatos)는 파괴적인 죽음에 대한 본능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남을 칭찬하기보다는 비난하는 데 더 익숙한 것 같다. 남에게 감사하기보다는 원망을 더 많이 하고, 남이 나에게 잘해준 것은 쉽게 잊어버려도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오래도록 잊지 않는다.
필자도 얼마 전에 이와 같은 상황으로 오해를 산 적이 있다. 필자가 속한 한 모임은 매달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모임을 주관한다. 자기 차례가 된 한 회원이 모임 준비를 다 마쳤는데, 갑자기 외국에 출장을 가게 됐다. 비록 그 회원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미리 꼼꼼히 준비한 덕에 무사히 모임을 마칠 수 있었다.
필자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참 준비를 잘했고 당신이 참석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내용의 얘기를 전달했다. 그를 칭찬하고 감사를 전달하고 싶어 해외전화까지 건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필자가 자신을 비난한다고 오해했다. ‘참석하지 못하는 모임인데도 준비를 너무 잘해 줘서 감사하다’는 필자의 진심을, ‘왜 참석하지 못했느냐’는 비난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앞뒤 말을 자르고 얘기를 꺼낸 필자의 실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칭찬보다 비난이나 비판의 내색(실제로 그런 것도 아니었지만)에 얼마나 예민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마음먹기’의 힘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이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가장 일차적인 욕구는 ‘의식주’이고 그 다음이 ‘안전’이다. 일차적이고 근원적인 욕구가 채워지면 사람은 다음 가치인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거세진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1010/1(30).jpg)
사실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사랑과 인정이다. 상대방이 과연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지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간은 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은 사람이 남보다 우위에 서고 싶어 하는 심리는 바로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마음속에 분노, 피해의식, 시기심, 경쟁심 등이 자라게 된다.
그렇다면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신의학자 카를 융은 동량의 원리(principle of equivalence)와 엔트로피의 원리(principle of entropy)로 정신적 에너지를 정리했다.
동량의 원리는 어떤 정신적 요소에 할당된 에너지가 줄거나 사라지면 같은 양의 에너지가 다른 정신적 요소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성장할 때 처음에는 장난감 총에 관심을 갖다가 나중에는 만화책이나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즉 어떤 분야에 대한 흥미는 사라져도 곧 다른 곳에서 새로운 흥미가 발생한다. 따라서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그것을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다른 부분으로 에너지 전환을 하면 된다. 이것이 기분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강한 물체에서 약한 물체로 에너지가 흐르는 엔트로피의 원리에 따라 정신적 에너지도 자신의 내부에서 강력하게 작용하는 쪽으로 흐른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에너지를 자아실현이나 자신의 영혼을 가다듬는 쪽으로 흐르게 하면 부정적인 사고로 흐르는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다. 우리말에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말이 이 법칙을 잘 설명한다. 바로 마음먹기, 마음경영이 삶의 핵심이다. 1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을 힘들게만 했다. 그는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 자신에게 관심도 없으면서 힘든 일만 시켜댔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단 두 부류의 사람만 있었다. 하나는 피해를 받고 있는 자기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자신 빼고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직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필자가 문제의 핵심을 얘기해 주면 “당신이 나의 고통을 아는가”라고 반발하던 그였다. 그런데 어느 날은 “치료자가 하는 말이 무슨 뜻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며 “처음으로 기분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빠져 있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 그는 “기분 나쁜 채로 그냥 있을 게 아니라 내가 왜 기분 나쁜지, 정말로 이렇게 기분이 나쁠 일인지 살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나 역시 기분이 좋아져서 그를 듬뿍 칭찬해줬다.
우리가 성묘에 가서 잡초를 뽑는 이유가 무엇인가. 잡초는 잔디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란다. 만일 잡초를 뽑지 않으면 묘가 잡초로 전부 뒤덮일 것이다. 우리 마음도 다르지 않다. 마음은 이상하게도 안 좋은 것, 부정적인 것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이는 타나토스의 본능 때문이다. 타나토(Thanatos)는 파괴적인 죽음에 대한 본능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남을 칭찬하기보다는 비난하는 데 더 익숙한 것 같다. 남에게 감사하기보다는 원망을 더 많이 하고, 남이 나에게 잘해준 것은 쉽게 잊어버려도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오래도록 잊지 않는다.
필자도 얼마 전에 이와 같은 상황으로 오해를 산 적이 있다. 필자가 속한 한 모임은 매달 회원들이 번갈아가며 모임을 주관한다. 자기 차례가 된 한 회원이 모임 준비를 다 마쳤는데, 갑자기 외국에 출장을 가게 됐다. 비록 그 회원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미리 꼼꼼히 준비한 덕에 무사히 모임을 마칠 수 있었다.
필자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참 준비를 잘했고 당신이 참석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는 내용의 얘기를 전달했다. 그를 칭찬하고 감사를 전달하고 싶어 해외전화까지 건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필자가 자신을 비난한다고 오해했다. ‘참석하지 못하는 모임인데도 준비를 너무 잘해 줘서 감사하다’는 필자의 진심을, ‘왜 참석하지 못했느냐’는 비난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앞뒤 말을 자르고 얘기를 꺼낸 필자의 실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칭찬보다 비난이나 비판의 내색(실제로 그런 것도 아니었지만)에 얼마나 예민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마음먹기’의 힘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정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이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가장 일차적인 욕구는 ‘의식주’이고 그 다음이 ‘안전’이다. 일차적이고 근원적인 욕구가 채워지면 사람은 다음 가치인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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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사랑과 인정이다. 상대방이 과연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지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인간은 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은 사람이 남보다 우위에 서고 싶어 하는 심리는 바로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마음속에 분노, 피해의식, 시기심, 경쟁심 등이 자라게 된다.
그렇다면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신의학자 카를 융은 동량의 원리(principle of equivalence)와 엔트로피의 원리(principle of entropy)로 정신적 에너지를 정리했다.
동량의 원리는 어떤 정신적 요소에 할당된 에너지가 줄거나 사라지면 같은 양의 에너지가 다른 정신적 요소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성장할 때 처음에는 장난감 총에 관심을 갖다가 나중에는 만화책이나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말이다. 즉 어떤 분야에 대한 흥미는 사라져도 곧 다른 곳에서 새로운 흥미가 발생한다. 따라서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에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그것을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다른 부분으로 에너지 전환을 하면 된다. 이것이 기분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강한 물체에서 약한 물체로 에너지가 흐르는 엔트로피의 원리에 따라 정신적 에너지도 자신의 내부에서 강력하게 작용하는 쪽으로 흐른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에너지를 자아실현이나 자신의 영혼을 가다듬는 쪽으로 흐르게 하면 부정적인 사고로 흐르는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다. 우리말에 ’마음먹은 대로 된다’는 말이 이 법칙을 잘 설명한다. 바로 마음먹기, 마음경영이 삶의 핵심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