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섬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흩어져있는 여러섬들은'난세이'제도(南西諸島)라고 불리운다. 난세이제도는 2차대전중 오키나와격전같은 참혹한 전쟁무대로 세계로 널리 알려졌지만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동양의 갈라파고스'로 불리워줬다. 그만큼 특이한 동·식물이 많이 있고 대륙의 영향을 적게 받아 진화나 생태계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5천4백만년전에 생겨
그런데 최근 일본이 오키나와 개발청을 만들고 거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을 하면서 이들 귀중한 생물학적 자원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고 영국 뉴사이언티스트지가 보도하고 있다.
난세이제도는 무려 1천1백km의 길이로 뻗혀있다.(약도 참조)
1백여개의 섬가운데에는 전혀 물을 발견할수 없는 바위섬도 있으며 이런곳에는 사람도 살지 않는다. 무인도인 것이다. 그러나 오키나와섬(길이1백km정도)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어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조밀한 지역의 하나로 꼽힌다. 주민수는 약 1백50만.
오키나와섬은 1백여년전 일본이 합병하기까지에는 유구(琉球)왕국의 땅이었다. 오랫동안 일본과 중국의 영향과 간섭을 받아왔지만 독립국이었던 것이다. 지역적 특성 즉 대륙에서 떨어져 있고 자그마한 섬들이 군도(群島)를 이루고 있다는 현상은 자연히 아시아대륙과는 구별되는 특이한 종의 분포를 가져왔다.
섬들은 5천4백만년전에 왕성한 화산폭발때문에 해저에서 솟아올라 형성된 것이다. 처음에는 일본의 큐슈와 연결이 되어 있었으나 5백만년전쯤에 분리되기 시작했고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것은 50만년전이 된다. 난세이군도는 4개 부분으로 나눠진다. 섬들에는 산이 많고 해안선은 아열대의 좋은 기후조건때문에 아름다운 산호가 잘 발달돼 있다. 멋진 경관, 따뜻한 기후가 바로 오늘날 이지역을 파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산업진흥을 위해 천연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비행장·댐·도로·호텔…
일본정보는 아름다운 이곳을 일본 최대의 관광지역으로 만들 셈인지 대대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곳곳에 비행장과 댐을 만들고 있으며 처녀림이 도로 건설때문에 마구 깍여 나가고 있다. 상당수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난세이제도의 행정책임자나 일본정부는 이런 반발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밀렵꾼들이 극성스럽게 사냥을 하고 있다. 예컨대 들고양이를 잡기위해 닭을 숲속에 풀어놓아 고양이를 유혹한다음 사냥을 해서 요즘에는 들고양이의 숫자가 겨우 1백20여마리밖에 안되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멧돼지나 원숭이등이 엄청난 수난을 겪고 있는데 어쩐일인지 일본 행정당국은 밀렵을 엄격히 단속하지도 않고 있다. 섬의 개발은 또한 많은 토사를 해안으로 밀어내어 아름다운 산호초가 죽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기떼도 죽어 이지방 어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남과 북의 경계
난세이제도는 열대성 동·식물과 한대성식물이 섞여 살고 있는곳이며 대체로 쌍방한계선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최근 많이 없어지고 있는 활엽수는 남아시아 식물군에 속하는 상록수들로서 해발 3백m이하지역에서는 어디서나 볼수 있다. 3백m이상의 고지에서는 일본 본토에서 볼수있는 특히 큐수나 시코쿠에 많이 있는 식물군으로 덮혀 있다.
특히 홍수림(紅樹林·mangrove)은 진흙을 뒤덮고 있어 깨끗한 연안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최북단에 있는 것이다.
'야쿠시마'에는 짧은꼬리원숭이 '시카'사슴 '테밍크'두더지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토착동물이 여러종 있다. 군도의 중앙부에 있는 섬들에는 흑색 토끼, 나무쥐(tree rat) 같은 동아시아의 다른 어느지역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특이한 종이 살고 있다.
또 새종류로도 이 지역에만 살고 있거나 다른지역에는 매우 드문 희귀종이 여럿 있다.
이렇듯 희귀 동식물의 보고이며 천연의 매력을 갖고 있는 처녀림과 해안선이 개발의 이름으로 변형돼 가자 일본내 그리고 외국의 환경보호단체에서는 줄기차게 개발을 최소한으로 줄일것을 요구하고있다. 이들 단체들은'개발을 하는게 아니고 파괴를 할뿐'이라면서 자연 보호의 필요를 역설하고 있으나 개발의 템포가 늦춰지거나 개발의 규모가 축소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 언론에서는 개발의 이름으로 돈을 버는것은 소수기업가들 뿐이라는것을 강조하면서 환경파괴의 대가로 현지민이 받을수 있는 금전적 혜택이 별로 없음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