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인체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단순한 막이 아니라 인체에 필요한 물질들을 생산하고 조절하는 복잡한 조직이다.
피부는 인체를 가장 외부에서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피부는 우리가 흔히 인식하듯 단순한 '살껍질'이 아니고 손톱 발톱 머리카락에서부터 기름덩어리인 피하지방까지를 포함하는 거대한 조직인 것이다. 피부는 신체의 내부로 부터 수분 단백질 혈액 기타의 중요한 물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고, 외부로부터 신체에 가해지는 여러가지 물리적 화학적인 손상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여러 장기중에서 가장 큰 장기인 피부는 어른인 경우 무게가 체중의 15%를 점하며 넓이는 1.5~2.0㎡이고 부피는 3.6ℓ정도가 된다. 그 두께는 연령 성별 신체부위에 따라 다르나 평균 1.4㎜이다.
피부는 해부학적으로 표피 진피 및 피하지방층의 3가지 층으로 구성되며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피부의 기능을 수행한다.
표피, 산세포와 죽은 세포의 평형
표피는 겉에서 부터 각질층 과립층 유극층 기저층의 4층으로 나누어진다. 진피의 바로 위에 있는 기저층에서 각질형성 세포가 분열을 일으켜 증식하여 차차 바깥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을 형성하게 된다. (그림1, 그림2)
기저층을 이루는 대부분의 세포는 각질형성 세포이나 이들 세포 사이에는 일정한 비율로 멜라닌 세포가 끼여 있다. 여기에서 멜라닌이라는 색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표피에는 이외에도 '랑겔한스'세포라는 탐식세포가 주로 유극층에 산재되어 있으며 이들은 피부에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저층에서 분열하여 증식된 각질형성세포는 유극층과 과립층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점차 각화되어 각질층에서는 완전히 각화되므로 세포의 핵이 소실된다.
각질층을 이루는 각화된 세포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탈락되어 없어진다. 기저층에서 각질형성 세포가 분열되어 생성된후 각질층에 이르러 탈락될때까지의 기간은 약4~6주가 걸린다. 표피는 탈락되는 세포와 증식되는 세포가 평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두께가 항상 일정하다.
표피의 주된 기능은 완전한 각질층을 만드는데 있다고 할수 있으며 이는 각질층이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각질층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수분과 전해질에 대한 투과성이 낮아 체액이 외부로 빠져 나가거나 외부에서 수분 혹은 가스가 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피부 손상을 가져오는 부식물에 저항한다. △외부의 기계적 자극에 대해 물리적인 방어를 한다. △높은 전기 저항으로 전류를 절연한다. △세균의 체내 침투를 어느 정도 차단한다.
이러한 인체의 보호기능이 있는 각질층은 신체부위에 따라 두께가 달라서 손바닥 발바닥과 같이 외부의 자극이 심한 부위는 두껍게 되어 있다.
표피세포 중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멜라닌 세포이다. 멜라닌 세포는 어떤 기능을 가질까. 멜라닌 세포는 멜라닌이라는 검은색의 색소를 만들어내어 이 세포가 가지고 있는 돌기를 통해 인접해 있는 각질형성 세포에 멜라닌 색소를 공급한다.
사람의 피부색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인 멜라닌 색소는 햇빛에 포함되어 있는 자외선을 차단하여 인체를 보호한다. 만일 사람의 피부에 멜라닌 세포가 없다면 햇볕에 의해 화상을 입을 뿐더러 자외선에 의한 손상으로 각종 피부암이 발생되어 오래 살 수 없게 된다.
땀은 왜 흘리나
태생기에 피부가 형성될때 피부의 일부가 밑으로 자라 내려가 여러가지 기관을 만드는데 이를 표피 부속기관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에크린 땀샘, 아포크린 땀샘, 모낭, 기름샘, 손톱, 발톱이 포함된다.
사람의 땀샘(한선)에는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의 두가지가 있으며 전자는 전신에 분포되어 있는데 반하여 후자는 특정한 부위에만 있다.
에크린 땀샘은 입술과 같은 부위를 제외한 전신의 피부에 분포되어 있고 손바닥 발바닥 이마 겨드랑이에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다.
에크린 땀샘의 분비는 여러 요소에 의해 일어나며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열자극이 땀의 분비에 가장 중요하지만 정서적 자극을 포함한 기타의 생리적 자극에 의해서도 땀이 분비된다.
열 자극에 의해 분비되는 땀은 신체의 열조절체계의 하나로 피부의 혈류 증가와 함께 신체의 과다한 열을 발산시키는 역할로 체온을 조절한다. 또한 손바닥과 발바닥 같은 마찰면에서 땀은 촉감의 감도를 높여주고 부착력을 향상시켜 물건을 잡기 쉽게 한다.
에크린 땀의 구성 성분은 대부분이 수분이며 약간의 전해질과 요소, 단백질 등이 함유되어 있으나 그 농도는 낮다.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젖꼭지 항문생식기 주위 등에 국한하여 분포하고 있으며 모낭의 상부에 관이 연결되어 있어 모낭과 한 단위가 되어있다.
아포크린 땀샘의 분비물은 단백질 당질 암모니아 지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우유같으며 냄새가 없으나 피부표면에 도달하면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냄새가 난다. 이때 냄새가 심하면 이를 암내 또는 액취라고 한다.
인간에서 아포크린 분비물의 기능은 잘 알려져있지 않으나 동물에서는 방어 및 짝을 유인하는 성적기능이 있다.
털의 정체
모발은 모낭에서 만들어지며 사람의 모발에는 취모 연모 성모의 3가지 종류가 있다.
취모는 태아의 체표면에 있는 가는 솜털로 출생 후에 연모와 성모로 대치된다. 연모는 가늘고 부드러운 털로 팔 다리 몸통에 나며 성모는 머리털 수염 눈썹 가슴의 털과 같이 굵고 거칠다.
사람에 있어서 모낭은 손바닥 발바닥 입술 귀두와 같은 부위를 제외하고는 어디에나 있고 인종과 성별에 따라 분포 양상과 모양에 차가 있다.
모낭은 태생학적으로 피부가 생성될 때 기름샘과 아포크린 땀샘과 함께 피부의 한 부분이 밑으로 자라나 생기게 된다. 따라서 모낭의 상부 3분의 1쯤 되는 부위에는 아포크린 땀샘의 관이 연결되고 바로 밑으로 기름샘이 붙어 있다.
모낭의 끝부분은 곤봉모양으로 부풀어져 있는데 이를 모구라고 하며 모구는 모유두라 하여 혈관이 풍부한 결체조직을 싸고 있다.
모구 바로 윗부분에는 기모근이라 하여 근육이 붙어 있고 이 근육이 수축하면 모발이 곧 바로 서게 된다.
모발은 모구의 하반구에 있는 모기질 세포가 분열하여 만들어지며 그 성장에는 주기가 있어 이에 따라 모낭의 형태가 달라진다.
사람의 모낭은 성장 주기가 있으나 각각의 모낭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므로 모든 모낭의 주기가 같아서 털갈이를 하는 일부 동물에서와는 달리 일시에 탈모되지 않는다.
모발의 성장 주기는 생장기 퇴행기 및 휴지기로 구분되며 생장기에는 모발이 성장하고 퇴행기에서는 성장이 중지되면서 모낭의 하부가 위축되고 짧아진다. 휴지기에 모낭은 더욱 짧아져 구형으로 되며 남아있는 모낭은 새로운 생장기 모낭이 형성되어 밀려날 때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모발의 이러한 성장 주기는 신체의 부위에 따라 달라서 머리털인 경우 생장기는 약3년~4년이며 휴지기는 약 3개월, 퇴행기는 약 3주 정도가 되고 수염인 경우는 생장기가 16주, 휴지기는 6주정도가 된다.
모발의 성장속도는 부위에 따라 달라지고 나이와 성별에 따라서도 달라지나 머리털인 경우 1일 0.35㎜가 자란다고 한다.
곱슬머리와 곧은머리
모발의 형태 즉 곧은 모발인지 곱슬 모발인지는 모구 바로 위의 모낭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모낭이 굽어져 있으면 곱슬 모발이 되고 곧으면 곧은 모발이 되며 모발의 단면을 보면 곧은 모발은 원형이나 곱슬 모발은 타원형을 하고 있다.
모발의 색깔은 기본적으로 모발에 분포된 멜라닌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모발의 멜라닌 색소는 모구에 있는 멜라닌 세포에서 생성되며 색소의 양이 많으면 흑발, 적거나 불완전하면 금발이 되며 멜라닌 세포의 수가 적으면 은발이 되고 완전히 없어지면 백발이 된다.
모발의 기능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마찰에 의한 손상을 감소시키며 외모를 돋보이게 하고 성적 구별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름샘은 대부분이 모낭에 붙어 있으며, 여기에서 만들어진 피지라는 기름성분은 모낭의 안쪽벽과 모발 사이를 통하여 피부표면에 도달된다. 피부표면에서 피지는 지질막을 형성하므로 수분이 증발하여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기름샘은 손바닥 발바닥 등 몇몇 부위를 제외하고는 전신의 피부에 분포하며 특히 얼굴과 머리 피부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기름샘은 출생시에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나 출생후 퇴화하다가 사춘기에 그 기능이 다시 성숙하여 노년기까지 지속된다. 이와같은 변화는 기름샘의 발달과 분비가 호르몬 특히 남성 호르몬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피지의 성분은 주로 중성지방 밀랍 스콰렌 지방산 등으로 그 기능은 피지막을 형성하여 수분의 증발을 막는 이외에 외부에서 체내로 침투하는 물질을 막는 역할,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는 물질의 조절, 비타민D의 생성, 향균작용 등이 있다.
손톱과 발톱 즉 조갑은 조갑기질이라는 부위에서 만들어지며 케라틴이라는 일종의 단백질로 되어 있다. 조갑기질은 세포분열을 왕성하게 하는 일종의 각질형성 세포의 집단으로 조갑의 안쪽끝부분에 위치하며 그 일부는 반달모양으로 약간 흰색을 띠고 나타나 육안으로 볼수 있다.
조갑은 연령, 직업, 전신의 건강상태, 영양상태 등에 따라 그 성장속도가 달라지나 보통은 지속적으로 자라 조갑기질에서 손, 발가락의 끝부분까지 자라는 데 손톱인 경우는 5~6개월, 발톱인 경우에는 10~12개월이 걸린다.
조갑의 역할은 손가락 발가락의 끝부분을 보호하고 지지하므로 손으로 일을 하거나 발로 걷는데 도움을 준다.
진피, 신체의 외형유지에 기여
진피는 섬유 단백질인 교원섬유, 망상섬유, 탄력섬유들이 적절히 짜여진 상태의 결체조직으로 섬유사이에는 다당질로 이루어진 기질이 채워져 있다. 섬유 단백질과 기질은 진피에 산재되어 있는 섬유아세포에서 만들어지며, 진피에 손상이 오면 섬유아세포가 증식되면서 이들 물질을 만들어 결손을 메꾸어 준다.
진피에는 모낭 등 표피 부속기관과 혈관 림프관 신경 근육(기모근 등)들이 분포하고 있어 표피의 유지와 대사활동을 받쳐주고 있다.
진피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교원섬유는 피부의 장력 즉 질긴 성질을 갖고 있어서 피부가 찢어지지 않도록 하고 신체의 외형 유지에 기여한다.
탄력섬유는 피부에 탄력을 갖도록 하여 관절 부위의 운동을 돕고 피부가 신장 또는 수축되었다가 원상태로 복원되도록 하는 성질을 가졌다.
진피에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는 감각신경은 여기에서 분지되어 끝나면서 특수한 모양을 만들어 만져서 느끼는 촉각, 눌러서 느끼는 압각, 온도 감각, 아픈 감각, 가려운 감각을 알게하며 운동신경은 근육 땀샘에 분포되어 이들의 기능을 지배한다.
피하지방, 체온유지에 절대적
피하지방층은 피부의 맨 아래 쪽에 위치하며 주로 지방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지방 세포가 만드는 중성 지방을 함유하고 있다. 피하지방층의 밑에는 근육층이 있다.
피하지방층은 교원 섬유로 이루어진 띠에 의하여 작은 덩어리로 구분되어지며 이 띠는 연한 기름 덩어리의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지지 기관이 되는 동시에 혈관 림프관 신경 등이 이를 따라 분포되어 있어 지방층을 유지하고 대사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피하지방층은 부위에 따라 두께가 틀려서 허리부위에서는 두껍고 눈꺼풀에서는 얇다.
피하지방층은 열에 대한 절연작용이 있어서 신체 내부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부로부터의 기계적인 충격에 대해 충격을 흡수하는 작용이 있어 내부의 근육과 골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칼로리 저장 장소로서, 섭취한 열량이 많을 때에는 피하지방으로 저장되며, 기아 질병 등으로 칼로리를 공급받지 못하거나 부족할 때에는 저장되었던 피하지방이 칼로리의 공급원으로 사용되어 생체의 활동을 유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