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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에디터 노트] AI 정치의 출발점에서

    눈썰미 좋은 독자라면 알아차렸을지도요. 과학동아는 그간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를 쓸 때 한글과 알파벳을 함께 표기해 왔습니다. AI가 조류독감(Avian Influenza)과 혼동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누구나 AI를 ‘인공(Artificial) 지능(Intelligence)’으로 이해하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AI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건 6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주요 후보들이 내건 공약을 보며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AI라는 단어가 과연 몇 번이나 언급됐을까?’ 궁금할 정도로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AI 투자 100조 원” “AI 인재 20만 명 양성”, AI 연구 예산과 조직을 총괄할 “과학기술부총리 신설”까지. 너도나도 앞다퉈 AI로 잘 사는 한국을 만들겠다고 외칩니다. 


    사실 과거 정부도 AI를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비록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여파는 여전히 뼈아프지만, AI, 첨단 바이오, 퀀텀(양자) 등 3대 게임 체인저로 꼽은 분야만큼은 적극적으로 투자했죠. 그럼에도 지금처럼 정치의 중심에서 AI가 ‘열광’의 대상으로 떠오른 적은 없었습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가장 큰 변화는 기술 그 자체의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말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저 똑똑한 채팅봇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사이, AI가 코딩도 하고, 요약도 하고, 시험도 통과하고, 의료 진단도 하는, 자주 ‘사람보다 나은’ 범용 지능으로 급격히 진화했습니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이라 불리던 AI의 모호한 가능성이 이제는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체감되기 시작한 겁니다. 


    정치가 기술을 앞세우는 오늘,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다음 대통령 임기 동안 어떤 AI 정책이 펼쳐질지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본질적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AI 기술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 속도를 사회는 따라잡고 있는가, 이 과정에서 놓치는 것은 없는가. 


    이번 호의 독자 중에는 투표권을 가진 분도, 아직 선거가 먼 이야기인 청소년도 계실 겁니다. 누구든 이 AI 열풍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그려볼 기회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과학동아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현상의 이면을 과학의 시선으로 차분히 짚겠습니다. 


    결론은 늘 같네요.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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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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