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유전자 조작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나방유충을 죽이는 박테리아의 독성단백질을 유전자 조작으로 식물자체에서 분비시키게 하는데 이미 성공한 것이 그 한 예이다.
그러나 의외로 어려운 것이 꽃의 색깔을 변하게 하는 것이다. 꽃색의 발현은 여러가지 반응이 얽힌 복잡한 시스팀이어서 이 반응계를 그대로 다른 생물에 도입한다는 것은 아직 요원한 상태.
그런데 이 장애물을 뛰어넘은 것이 아니고 뚫고 나간것이 서독 ‘막스 프랑크’연구소의‘ 하인즈 시들러’박사 팀이다. 과학지 ‘네이쳐’(87.12.7호)에는 다음과 같이 발표되어 있다.
재료로 택한것은 옅은 핑크색의 페튜니아 꽃. 이 페튜니아는 적색소(赤色素)안도시안(Anthocyan)의 원료가 되는 ‘드로켄프롤’이 대량으로 축적된다. 드로켄프롤이 환원되면 짙은 적색의 보통 페튜니아가 되지만 환원에 필요한 효소가 돌연변이로 결핍되기 때문에 극히 옅은 핑크로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시들러박사팀은 이 효소를 옥수수에서 발견하여 추출했다. 그리고 페튜니아의 세포를 분리하여 그 프로토플라스트(protoplast·세포벽을 제외한 세포내용)를 조정하여 거기에 효소를 주입했다. 그것을 증식시켜 식물체를 재생시키자 드로켄프롤이 계획한대로 환원되어 붉은 벽돌색의 꽃이 되었다. 이 실험에 사용된 방법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응계의 유전자 모두를 도입한다는 야심을 버리고 하나의 효소를 보충한다는 발상전환이 성공한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