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10년이 경과하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금보다 3배나 늘어날 것이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첫 보고서가 의학자들에 의해 나온 것은 1950년초였다. 그 이후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학자들이 담배와 건강과의 관련성을 연구해오고 있는데, 특히 미국정부가 그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1965년과 1979년 두차례에 걸쳐 담배의 해독을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미제담배에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는 문구를 써놓도록 한것도 이때였다.
아뭏든 담배가 건강에 크게 해롭다는 사실은 하나의 정설로 굳어졌다. 문제는 얼마나 정확하게 해독의 실상을 인지하고, 대처하느냐는 점이다.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통해 나타난 담배의 해독을 살펴본다.
20세부터 1일 1갑씩 피우면 수명단축 5년
담배를 피웠을 때 나오는 연기 속에는 수백종의 독성물질이 들어 있다. 이러한 독성물질은 폐를 통하여 혈류로 용해돼 들어가 온몸을 돌면서 우리몸의 거의 모든 조직과 장기에 갖가지 방법으로 해를 주게 된다.
연기속에 있는 독성물질중 가장 중요한 것들은 크게 보아 니코틴, 타르(tar), 일산화탄소 그리고 암모니아 등의 화학물질이 있다. 타르 속에는 수십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어 각 장기에 암을 일으키며, 니코틴은 담배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임과 동시에 두통 구토 현기증 그리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산화탄소는 쉽게 말하여 타는 무연탄 냄새를 맡는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독한 담배가 실제로 우리몸에 어느 정도 해를 끼치는지를 알아보자. 만일 20세된 사람이 하루에 한갑씩의 담배를 계속 피우면 약 4~5년, 2갑씩 피우면 6~8년간 생명이 단축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담배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모든 장기가 약 5~8년 빨리 늙는다는 것도 밝혀졌다. 남자의 평균 수명이 여자보다 5~6년 짧은데 이것은 남자가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 알려졌다.
담배를 피우면 보통 체중이 3kg 줄어든다. 이것은 담배가 얼마나 몸에 해로운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좋은 예다.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면 뱃속에 있는 태아의 체중도 2백g정도 감소하는데 이것은 담배가 태아의 발육을 그만큼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5~8년 빨리 죽는가. 한가지 이유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빨리 늙기 때문이고, 또다른 이유는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찍 죽게 된다는 것이다.
폐암에 걸릴 확률, 비흡연자보다 12배
담배를 피우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은 각종의 암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걸리는 게 폐암이다. 폐는 타르성분이 일차적으로 직접 접촉하는 장기이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새카맣고, 검은 점들이 많이 찍혀 있을 뿐 아니라 탄력도 훨씬 줄어들어 폐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이환될 확률이 약 9~12배 가량 높다. 일단 폐암에 걸리면 현재로서는 좋은 치료방법이 별로 없다.
폐암 이외에도 인후암은 약 5배, 구강암은 15배, 식도암은 3배, 방광암은 약 3배, 췌장암은 2배, 자궁암도 3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비흡연자에 비해 발생확률이 높다. 현재 발생된 전체 암의 약 60%는 담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곧 담배만 안피웠으면 현재 암에 이환되어 있는 환자의 60%는 건강한 정상인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인의 폐암사망률은 남자의 경우 10만명당 60명으로, 폐암은 미국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주원인은 담배로 지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10만명당 약 20명 정도로 전체 암중 빈도에서 2위에 머물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요즈음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이 1965년 이후여서 아직 암에 걸릴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5~10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서도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폐암에 걸려 사망할 것이다. 즉 현재는 1년에 약 1만2천명 가량의 남자가 폐암으로 사망한다는 계산이지만 앞으로 5~10년 후에는 이 숫자가 매년 3만6천명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앞으로 5년후에 폐암으로 사망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고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병원의 증축, 의료비의 상승, 조기사망 등 경제적인 손실도 가히 천문학적이라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담배 피우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다. 이것은 담배연기가 지속적으로 직접 폐조직이나 기관지를 자극하거나 또는 그 탄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담배를 피운지 몇년만 지나도 기침과 가래가 많아지며 감기도 더 잘 걸리게 된다. 또 폐활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등산을 가면 남처럼 높은 곳에 오르는데 숨차고 대단히 힘이 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비록 다른 질환에 걸려 죽지 않아도 늙으면 만성기침, 해소 그리고 숨찬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다음으로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에 많이 걸린다. 관상동맥성 심장질환은 선진국에 많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적은 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성장이 급속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육류와 지방의 소모가 늘어나게 돼 급속하게 증가하는 병이다. 미국사람의 사망원인의 60%는 바로 이 심장질환이다.
비록 육류를 많이 섭취하여도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데 담배를 피우면 이 병에 걸릴 확률이 약 3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심장질환에 이환되면 거의 대부분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며 병원에 와서도 생존할 확률이 낮고 만일 치료가 잘 되어 생존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는 어려운 대단히 무서운 병이다.
그뿐 아니라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 위 또는 십이지장궤양의 발병률이 2배나 높고 기타 소화불량증 등 모든 소화기계 질환이 흡연하는 사람에게서 훨씬 많다.
위에서는 몇가지 중요한 질환만을 열거해보았다. 한마디로 말하여 흡연하는 사람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거의 모든 질병에 많이 걸리고 그 병으로 또는 조기노화로 일찍 죽는다는 것으로 귀착된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건강상 백해무익한 자해행위이며 또한 자살행위인 것이다. 종종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가 정신건강에 좋고, 정신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나 그것은 중독증상을 줄여주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뿐이지 실제로 정신건강이나 정신집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찍 피우기 시작한 사람일수록 불리
담배를 피우면 담배를 피우는 본인에게만 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담배연기를 들이마시는 주위사람들 그리고 뱃속의 아기에게까지 해를 준다는 사실도 많은 연구결과 밝혀졌다.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가 있는 경우 그집 어린이들은 남보다 더 감기에 잘 걸리고 어머니는 담배연기를 간접적으로 들이마시기 때문에 그만큼 건강에 해를 받는다고 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담배를 피우는 남편과 살고 있는 담배를 안피우는 부인은 비흡연자들에 비해 잔병발생이 더 많고 또한 사망률도 더 높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이 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는 경우 그 아들들이 담배를 피울 확률이 95%나 되어 아버지가 간접적으로 자기 가족을 서서히 살해하고 있다는 결론에까지 이른다.
현재까지의 모든 연구결과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연령, 담배를 피운 총량, 그리고 담배를 피운 총기간과 건강상의 해로움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16세 이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은 그 이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보다 평균수명도 단축되고, 빨리 늙으며 또 여러가지 질환에 빨리 걸려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담배를 일찍 피우기 시작한 사람일수록, 또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일수록 담배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는 더욱 심하다. 반면 담배를 빨리 끊으면 끊을수록 그만큼 해가 줄어드는 셈이다.
담배를 끊는다고 해서 즉시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과 같은 건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10년 이상 피운 사람이 담배를 끊었을 때는 적어도 8년간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담배를 안피운 사람과 같은 수준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흡연은 자기 자신에게는 자살행위가 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살해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