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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운영(GIONS)

확률 99.99%에 9를 하나 더하는 심정으로…

시스템공학센터 강남분소장 김봉일


1백61개국 참가가 확정된 가운데 88서울올림픽이 2백여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은 이제 단순한 스포츠잔치가 아니라 개최국의 정치 사회 문화적 역량을 결집해 치뤄내는 인류의 대제전으로 탈바꿈한지 이미 오래다. 이 행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치뤄내는데는 첨단 과학기술 장비가 필수적. 그중에서도 특히 전산시스팀은 핵심적 장비이다.
 

GIONS(Games Information Online Network System 경기 운영시스팀) 개발로 86아시안게임을 훌륭히 치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센터 김봉일(43) 강남분소장을 만나 올림픽전산화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올림픽과 그렇지 않은 올림픽은 어떻게 다릅니까?
 

"72년 멕시코올림픽이 전산시스팀 없이 치뤄진 전형적인 대회이지요. 단적으로 표현해서 아직까지 멕시코올림픽의 최종보고서가 안나올 정도이니까 다른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우리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모든 자료가 통계처리돼 한권의 책으로 나올테니까 차이는 엄청납니다. 여기에는 예를들어 농구경기의 경우 우리나라 허재선수가 매경기 리바운드 몇개 어시스트 몇개 득점 얼마를 했는지의 기록까지도 포함될 수 있읍니다. 물론 이것은 경기결과보고서이고 경기가 진행되는 순간순간의 기록도 순식간에 전세계로 보도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읍니다."
 

-86년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외국 기자들이 GIONS를 극찬했다고 하는데 88올림픽에 특별히 부가되는 기능은 없읍니까?
 

"특별히 부가되는 기능은 없읍니다. GIONS의 모든 테스트는 아시안게임에서 다 끝났읍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수영종목에 채택했던 자동계측장치, 즉 선수가 골인하자마자 전광판에 기록이 나타나고 그결과가 컴퓨터에 입력되는 시스팀을 체조나 양궁 등에 적용시키는 등 시험적용을 여러종목에 확대한다고 보면됩니다."
 

-아시안게임과는 달리 올림픽은 대회규모나 참가인원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텐데요.
 

"데이타의 양이 엄청나리라 봅니다. 피크타임 시에는 10배 이상의 데이타가 쏟아지리라 예상하고 있읍니다. 이에 대비해 메인프레임 IBM3090을 더 들여왔고 모든 시스팀이 백업(Back-up)기능을 가진 이중시스팀(Dual System)화 돼있어 그리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몬트리얼대회나 LA, 모스크바 대회의 경기운영시스팀과 차이는…
 

"GIONS 이전의 올림픽 경기운영시스팀은 SIJO나 그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스팀은 모든 것이 중앙처리되게 돼있어 중앙컴퓨터가 성능을 발휘못하면 모든 시스팀이 기능마비가 됩니다. 하나 GIONS는 각 경기장별로 경기진행과정을 모듈화, 분산처리하여 독자적으로도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지요. 앞에서 이야기한 백업기능도 있고요."
 

GIONS는 순수 국산이다. 물론 하드웨어는 한국IBM이 휘장사업으로 무상대여했지만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모두는 우리 힘으로 개발해낸 것이다. 아무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어마어마한 시스팀을 개발하려는 의욕은 어디서 생겼는지 물었다.
 

"바덴바덴에서 개최가 확정된 후 우리 과학계에서는 할 수 있다는 측과 사오자는 측으로 의견이 양분되었읍니다.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거지동냥하듯이 자료를 모아나갔지요. 그중에서도 체육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으나 몇번의 체전을 거치면서 자신을 갖게되었읍니다. 지금은 오히려 우리들보다 다른 사람들이 '전산화에 이상없다'고 장담하고 있으니까요."
 

아시안게임에서 너무 완벽하게(?) 해서 그런지 지금은 관계자들이 너무 방심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김봉일분소장은 "성공할 확률이 99.99…%인 챌린저호가 폭발한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마음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느냐"고 반문한다. 확률 99.99에 9자 하나 더 추가하는 과정이 바로 지금의 할 일이라는 것.
 

-GIONS개발의 의의를 요약해 주시지요.
 

"간단히 표현해서 우리나라 정보산업,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력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지요. 세계 톱클래스 메이커에서 공동프로젝트를 제안해오는 등 몇가지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읍니다."
 

김분소장과 GIONS개발팀의 조그만 소망은 요즘 대두되고 있는 중국(90년 아시안게임 개최국)과의 교역에 GIONS가 조그만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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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봉일 강남분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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