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아직 뜨겁고 물렁한 상태일때 어떤 천제와 부딪히면서 제3의 천체 즉 달이 생겼다.
과학세계에 있어서 가장 오래된 수수께끼의 하나인 달의 탄생에 관한 새로운 학설이 등장, 많은 천문학자의 공감을 사고 있다. 새로운 학설은 '대충돌설'이라고 부를수 있는 것으로 지구와 어떤 천체의 충돌로 달이 생겨났다는 것인데 이 학설은 불과 몇년전만해도 '환상적인 이론'이라고 배척을 받았던 것이다.
60년대 달의 탐색을 위한 아폴로계획의 주된 목표의 하나는 달의 기원을 밝혀 내자는것이었다.
종래의 학설모두 부정돼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폴로계획으로 얻어낸 해답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이 달에 착륙한뒤 달의 기원에 관한 세개의 학설이 나와 서로 경쟁했다. 그러나 천문과학자들은 달에서 가져온 물질을 검토분석하고나서는 이 세가지 학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컴퓨터모형을 이용해서 네번째의 학설이 등장했다. '대충돌설'(Giant Crash) 또한 메가 임팩트설(Mega-impact)이라고 불리우는것으로 이학설은 처음 등장한 지난 75년만해도 아예 무시되거나 조소거리밖에 되지 않았었다.
달탄생의 대충돌설은 아폴로의 달착륙 이후 거의 동면 상태에 있던 달의 기원에 관한 논쟁을 재연시키는데 기여했다.
이 학설은 또한 부수적으로 지구에 관한 지식을 늘여주는데 도움이 됐다.
예컨대 지하에는 지표면보다 많은 금과 백금이 숨겨져 있다는것등이다.
지구가 아직 굳기전의 일
대충돌설은 충돌시기를 45억년전으로 잡고있다. 아직 지구가 완전히 굳어 버리기전의 일이다. 만약 오늘날 이런 충돌이 생긴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무서울까. 이때에는 아직 태양계도 여명기라고 할까. 제모습을 갖추기전이다.
나이 어린 태양을 중심으로 검은색의 개스 구름이 온통 깔려있을때이며 태양에서 먼쪽에 있는 목성이 태양계의 인력에 불안정한 영향을 주고 있었다.
태양 가까이에는 수백만개의 자그만 천체들이 서로 잡아당겨 공처럼 둥근 물체가 되고 있을때이며 이것들이 나중에 수성이나 금성과 같은 별이 되고 만다.
이때에 지구 크기의 7분의1가량되는 천체가 지구와 부딪쳤다. 충돌하자 지구와 이 천체는 부숴지고 속에 들어 있던 물질이 1만2천도(F)나 되는 높은 온도로 녹아 솟구쳤다. 솟구친 물질은, 그러니까 지구와 부딪힌 천체의 두가지가 뒤섞인것이며 불과 충돌 23시간 뒤에는 솟구쳐 떨어져나간 물질이 접시모양의 큰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것이 달의 초기형태인것이다.
소수의 천문학자들은 아직도 대충돌설을 믿지 않고있다. 그러나 다수의 천문학자들은 이제 설득이 되었다. '카네기'재단의 '앨런 보스'박사는 "대충돌설은 이제 천문학자들의 컨센서스(의견일치)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의 실험을 수퍼 컴퓨터로
대충돌설에 대한 지원은 컴퓨터가 해주었다. '샌디아'와 '로스알라모스'의 과학자들이 세계 최대의 수퍼컴퓨터를 이용, 대충돌설의 모의실험(simulation)을 했다.
연구팀에 따라 모델이 조금씩 다르고 사용하는 물질에 차이가 있었으나 결과는 거의 같았다. 컴퓨터 실험은 불과 지난 몇개월사이에 진행이 된것이다.
'로스 알라모스'의 천체, 물리학자 '윌리벤즈'는 "만약 거대한 수퍼 컴퓨터가 없다면 이런 거창한 실험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이번 실험에는 3차원의 코드가 사용되었다"고 밝힌다.
십수년동안 인기없었던 달에 대한연구, 이제 다시 유행하게될 전기가마련되었는지 모른다.
달의 기원에 대한 종래의 3가지학설
1969년 달에서 돌덩이(月石)을 가져왔을때 달의 기원에 대한 학설로는 다음 3가지가 유력했다. 간단히 소개하면.
●분리설
1880년 '찰스 다윈'의 손자인 '조지 다윈'에 주창한것으로 달은 처음 지구가 물렁할때 한쪽으로 빠르게 삐져나와 떨어져서 생긴것이라는 것이다.
일부 학자는 태평양을 예로 들면서 이렇게 깊게 파인부분이 바로 떨어져나간 부분이라고 말했다.
●독립설
달은 지구와는 독립적으로 지구궤도에 있던 먼지가 뭉쳐서 생긴것이라는 설. 이 주장의 난점은 지구와 달이 같은 시기에 생겨났다면 구성물질이 같아야 할텐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예컨대 지구는 전체 질량의 30%가 철로 되어 있는데 달은 훨씬 적은양을 갖고 있다는점이다.
●포획설
태양계 어느곳에 있던 천체가 떠돌다가 지구의 인력에 끌려 지구 궤도상에 붙잡혀 있는게 달이라는 설. 이 설은 그러나 무리한점이 많다. 지구의 인력으로 천체를 끌어왔다면 지구와 충돌하기 쉽거나 적어도 거의 충돌할 정도가 되기 마련이며 포로처럼 붙들어 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충돌설이 나오기 까지
대충돌설을 내세운 학자는 여러명이된다. 그중 첫번째 학자로는 위성과학연구소(아리조나소재)의 '윌리엄 하트맨'박사이다. '카메론'박사나 'D.데이비스'박사도 주요, 주창자이다.
달의 기원에 관한 학설의 전환점은 지난 84년 '하와이'의 '코나'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있었다. 이때 회의에서 대충돌설이 몇번씩 강조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상당히 그럴듯하게 여기게 됐고 이후 집중적인 연구가 계속되었다.
아리조나의 '멜로시'박사는 대표적인 회의론자 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대충돌설은 미친생각이라고 여겼으므로 그것을 증명하기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런데 불과 몇주일만에 나는 대충돌설이야말로 달의 탄생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있는 학설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
몇개의 연구팀들은 컴퓨터로 지구모형과 천체의 충돌실험을 했다. 실험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었다. 지구나 그와 충돌하는 천체의 크기, 속도, 충돌시키는 각도 그리고 두천체의 구성물질을 어떻게 만드느냐하는것등이 어려운 문제 였고 연구자들은 수많은 모델을 만들어 실험을 했다.
어쨌든 연구자들은 뜨거운 두개의 물체가 부딪힌 다음 다시 제3의 물체가 튕겨져나가 원반모양으로 굳어지는것을 발견해 냈다. 그리고 그것은 불과 수분(数分)내에 이루워진다는것도 발견했다.
그러나 아직도 회의론자가 다 없어져 버린것은 아니다. 캘리포니대학의 '존 와손'박사는 "천체는 점차적으로 수없는 세월속에서 구조와 형태로 갖추게 된것으로 대충돌설은 그럴듯하지만 진실은 아닐것' 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태양계는 조그만 천체 덩어리들이 뭉쳐서 태양을 중심으로 질서있게 편성된것이라고 종래의 학설을 지지하는 학자도 많다.
아직 어떤 주장이 진리인지 아무도 단언할수는 없는 단계이다. 그러나 지구의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깊게 파인곳이 있다든가(충돌시에 함몰됐다는 것), 지하의 맨틀표면에 금이나 백금같은 무거운 금속이 많이 있다는것등은 대충돌성이 보다 신빙성있게 보이는 자료가 된다.
대충돌설은 "일격(一擊)으로 모든걸 해결해준다(즉 설명해준다는 뜻)"고 '멜로시'박사는 말하면서 "당신이 결혼식때 주고 받은 금반지도 외계(外界)에서 온것일것이요"라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