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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하구와 한강서울수역 철새는 보금자리를 잃었다

바닷물의 염해를 줄이려는 낙동강 하구언공사나 도시폐수로 오염된 한강을 깨끗하게 하려는 개발사업이 자연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생태계가 잘 보존되었던 낙동강 하구

 

낙동강하구언 공사가 착공 4년7개월만인 1987년 11월에 완공된 후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광활했던 갈대밭과 습지는 을숙도하구언 이남 서쪽 변두리와 남단지역에 겨우 남아있을 정도로 거의 상실되고 말았다. 자연도로와 생태계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이제 마지막으로 잔존하는 하구 남단의 습지, 바다와의 경계를 이루는 모래톱마저 매립하여 산업단지로 개발코자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낙동강 하구는 한반도에서는 유일한 잔존 생태계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인구 3백70만의 한국 제2의 도시, 수출항구로서의 부산의 유일한 산업개발 대상지역이되고 있으므로 보존과 개발의 양면이 상충되는 매우 심각한 위치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시점에서 낙동강 하구가 철새 도래지로서 지니는 중요성과 앞으로 보호관리를 위해 그동안 경희대한국조류연구소에서 조사한 자료를 종합하여, 특히 하구언 공사를 전후한 생태계의 변화와 더불어 결과한 철새 수금류(水禽類-오리, 기러기 및 고니류) 와 그 밖의 수조류(물에 의존해 사는 조류)의 실태를 밝혀 항구적인 하구 보존책을 마련하는데 기여코져한다.
 

여기에 공사 전인 1984년과 공사 후인 1987년의 수조류의 도래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변화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자료는 주로 구포교 이남과 죽림강 지류를 포함하는 하구 수면지역의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철새도래지'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조사한 것이다. 먼저 공사 후의 실태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개발 후의 한강에 날아들고 있는 흰죽지오리

 

여름철의 조류
 

30여종 4천6백여개체의 물새가 관찰되었다. 중대백로, 왜가리, 흰물떼새, 좀도요, 민물도요, 세가락도요,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괭이갈매기 등 종이 가장 흔했다. 번식을 마친 흰뺨 검둥오리는 30여개체에 불과하였으나 중대백로를 5백여개체나 눈에 띄었다. 특히 다대포 앞 무지개등(砂丘) 물가에서는 취식중인 중대백로가 1백60개체나 관찰되었다. 그리고 일부 흔한 도요류는 이미 8월 중순이되면 낙동강 하구 모래톱에 도래 기착하고 있다. 괭이갈매기는 거의 비번식집단(번식하지 않은 무리)이며, 붉은부리갈매기도 적은 무리나마 그곳에 남아 있는 비번식집단들이있다.
 

무지개등과 장자등에서 16종 1천1 백여개체와 17종 1천1백여개체가 각기 관찰되었으며 무지개등 북쪽 (대마등과의 사이)에서 12종 4백80 개체와 갈매기등에서 15종 4백50개체가, 또한 각기 관찰되었다. 하계 조류의 대부분은 하구 남단에 잔존하는 바다와의 경계를 이루는 모래톱지역 습지에서 관찰되었는데 4 천 6백여개체중 27종 3천6백여개체가 관찰되었다.

 

봄철의 조류
 

5월 중순과 하순의 2회에 걸쳐 30종 4천9백여개체와 29종 1만4백개체가 각기 관찰되었는데, 5월 중순에는 좀도요와 민물도요의 2종이 관찰수에서 배로 불어났다.
 

좀도요와 민물도요가 제일 흔했으며 다음으로는 노랑발도요와 중부리도요가 흔한 종이다. 그러나 개꿩 뒷부리도요와 흑꼬리도요도 5월하순에는 적지않게 눈에 띈다.
 

봄철에도 하구에 날아와 먹이를 찾는 조류는 거의 남단지역 습지에서 소일하고 있다. 특히 무지개등, 갈매기등, 장자등 및 대마등 지역에서 29종 1만여개체중, 25종 9천5백여개체가 관찰되었다.
 

무지개등과 갈매기등 모래톱에서는 쇠제비갈매기와 흰물떼새가 집단번식한다. 1987년5월9일 무지개등에서 부산 하단주민들이 알을 훔쳐 플라스틱 버킷에 담은 것을 보았는데 쇠제비갈매기알은 57개, 흰물떼새알은 37개나 되었다. 얼마뒤인 5월18일에는 갈매기등과 무지개등에서 번식중인 쇠제비갈매기 57둥우리와 흰물떼새 40둥우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을철의 조류
 

39종 5천3백여개체가 관찰되었다. 하구지역과 하구언 상류지역에서는 각기29종 3천2백개체와 5종 3백80개체가 관찰되었으며, 죽림강 지류에서는 16종 1천6백40여개체가 관찰되었다. 하구지역에서는 흰뺨검둥오리, 흰물떼새, 민물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붉은부리갈매기, 괭이갈매기 등 종이 가장 흔한 종들이었다. 죽림강 지류에서는 논병아리 1백30개체나 관찰되었는데, 그중에는 새끼 4마리와 5마리를 거느린 가족군도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죽림강 지류에서는 물닭 1천1백50여개체와 쇠물닭 12개체 등이 관찰되었다. 논병아리는 근래에 와서 번식집단이 증가되고 있으며 물닭은 죽림강이 국내유일의 대집단번식지가되어가고 있다.
 

도요 및 물떼새 등 섭금류는 9월 중순까지도 아직 도래종과 수가 적었지만 10월 중순 이후엔 크게 증가되리라 예상되었다.
 

흰뺨검둥오리는 무지개등과 장자등의 두 모래톱 갈밭에서 번식을 마친 집단과 그밖의 부근지역의 번식집단일 것으로 보이는 4백60개체나 되는 큰 집단을 그곳에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겨울의 조류
 

35종 7만2백70개체가 관찰되었다. 가장 흔한 종인 검은목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 쇠기러기, 큰기러기, 큰고니, 혹부리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홍머리오리, 고방오리, 흰죽지, 댕기흰죽지, 붉은부리갈매기, 재갈매기, 괭이갈매기 등 종과 비교적 흔한 쇠오리와 민둘도요 등 종이 관찰되었다.
 

혹부리오리, 고방오리 등 수면성 오리류와 갯벌에서 취식하는 큰고니, 민물도요 등 종은 하구의 남단 모래톱지역에서 대부분의 월동군을 볼 수 있으며 괭이갈매기, 재갈매기와 붉은부리갈매기대군은 다대포 앞 무지개등과 갈매기등 부근의 사구(모래톱)을, 그리고 민물가마우지는 바다와의 경계에 자리한 모래톱을 각기 휴식 또는 잠자리로 이용하고 있으며,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하구언 상류 중주(中洲)의 모래톱이나 하안(河岸)갈대밭 가장자리 부근을 휴식처나 잠자리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하구언상류에는 흰죽지 및 댕기흰죽지 등 잠수성 오리류가 대집단을 형성하여 월동하며 검은목논병아리와 귀뿔논병아리는 주로 하구언하류에서 월동한다. 특히 흰죽지와 댕기흰죽지 등 잠수성인 잡식성 오리류와 붉은부리갈매기 및 논병아리류 등 식어성(食魚性) 수조류(水鳥類)의 월동 대집단은 매우 주목된다. 그러나 수면성인 청둥오리집단과 일부 적은 수의 흰뺨검둥오리도 하구언상류를 휴식처로 이용하고 있으며 논병아리 무리는 하구언 상 하류의 도처에 흩어져 취식하고 있다.

1986년 2월과 1987년 2월의 2회에 걸쳐 월동기간중에 을숙도와 하구의 하천부지 경작지에서 채취한 기러기류의 똥 30개를 분석한 결과, 식물섬유질이 대부분이었고 다음으로는 볏짚, 벼낟알, 식물구근 및 식물종자의 순으로 취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낙동강 무지개등의 쇠제비갈매기(왼쪽) 흰물떼세 알(오른쪽 위) 고니알(낙동강 하구)(오른쪽 아래)

 

월동 기러기류의 배설물 분석
 

낙동강 하구 을숙도와 주변 하천부지 또는 하천수면을 휴식처나 취식장소로 삼고 있는 수면성이며 식식성(食植性)인 수금류는 식물성 먹이를 취식하는 이외에 일부의 동물성 먹이도 하구의 갯벌이나 하구의 하상(河床)에서 취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낙동강 하구지역에 봄 가을에 날아와 월동 또는 번식하는 섭금류(涉禽類), 수금류(水禽類) 및 그밖의 수조류(水鳥類)는 총71종 9만개체에 이른다.
 

여름철과 봄가을에 날아오는 섭금류와 그밖의 수조류는 대부분이 하구 남단 바다와의 경계를 이루는 모래톱, 습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만조(滿潮)때에는 사구(砂丘)의 물가와 갯벌에서, 간조(干潮)때에는 사구 사이의 얕은 물과 갯벌의 조간대(潮間帶)에서 각기 취식하거나 휴식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27종 3천6백여개체, 봄철에는 25종 9천1백여개체, 가을철에는 29종 3천2백여개체 등 총 1만6천3백여 개체가 하구 남단 모래톱 일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에도 수면성 수금류, 흑기러기 1백20,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7백, 청둥오리 7천, 혹부리오리 2천5백여개체, 쇠오리 1백여개체, 홍머리오리 7백, 비오리 2백, 큰고니 1백 등 약 1만4천여개체와 붉은부리갈매기 8천2백, 재갈매기 1백, 괭이갈매기 1백 등 갈매기류 8천4백개체, 그밖의 민물도요 6백 등 모두 2만3천개체가 하구 남단의 사구 습지지역에서 월동하고 있다. 따라서 하구의 남단 미개발지역 즉 바다와의 경계를 이루는 무지개등, 갈매기등, 장자등 및 대마등 그리고 대말등에서 부산시 사하구 명지동 사이의 사구 갯벌에서 취식과 휴식을 하는 수금류, 섭금류 및 그밖의 수조류는 총 31종 4만여개체 이상에 이른다.
 

그밖에도 월동기중 휴식하고 있는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및 붉은부리갈매기 등 3종의 혼성군은 언제나 대집단(1만개체이상을 상회)을 형성하며 민물가마우지와 때로는 쇠가마우지도 큰 무리가 가끔 다대포부근 사구에 기착한다. 또한 사구 사이의 바닷물에서는 검은목논병아리와 뿔논병아리 대집단(1천 이상)이 월동한다.
 

그러나 하구언상류의 담수지역에도 주로 휴식지로 이용하는 수면성 수금류와 취식지로 이용하는 잠수성 오리류가 있다. 하구언상류지역에서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2천2백, 큰고니와 고니3백20, 청둥오리 3천7백, 흰뺨검둥오리 3백40, 쇠오리 5백25, 알락오리17, 홍머리 4백, 고방오리 5백, 흰죽지 8천1백, 댕기흰죽지 1천3백 등 14종 3만개체 수금류 집단이 월동한다.

 

하구언건설 전후의 도래조류의 변화
 

하구 수면과 바다와의 경계를 이루는 남단 모래톱의 도래 철새는 수금류, 섭금류 및 수조류만해도 다양성이 크게 저하되어가고 있다.
 

도래취식 및 휴식장소는 매우 협소해졌으며 여름철과 봄 가을철에는 물론 월동기간중에도 수면성 수조류 특히 수면성 수금류와 섭금류는 하구의 남단지역, 잔존하는 사구습지에 의존하여 취식 하고 있다.
 

조간대(潮干帶)의 기수(汽水)지역 - 갯벌의 상실로 수면성 수금류 및 섭금류의 취식장소와 휴식공간이 협소해짐에 따라. 특히 수종의 잠수성 수금류만이 증가 추체를 나타낸다.
 

공사전의 42종 4만4천2백개체에서 공사후의 35종 6만9천4백개체로 종의 감소와 수의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수종에 한한 감수성 오리류와 수조류-댕기흰죽지 및 흰죽지는 1만2천2백에서 2만4천으로, 논병아리류는 1백50에서 1천7백50으로, 민물가마우지(일시 기착)는6에서 1천1백으로, 갈매기류는 2천8백에서 1만6천2백으로 각기 증가한 반면, 수면성 수금류-흑기러기는 3백에서 1백20으로, 고니류는 1천3백에서 6백10으로, 쇠기러기(때때로 기착)는 1천2백에서 4백으로, 흰뺨검둥오리는 2천에서 7백으로 흰뺨오리는 3천3백 50에서 1백으로, 물닭은 7백20에서 12로 격감되었으며 청머리오리는 8백40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고방오리는 사구지역에서 2백정도가 2천5백개체로 오히려 증가되었다.
 

낙동강 하구 상류의 고니(왼쪽) 낙동강에 날아든 갈매기류(오른쪽)

 

낙동강 하구 보전에 대한 의견
 

낙동강 하구의 잔존지역은 한반도 습지의 최후의 보루로서 절대 보존토록 다음 몇가지 점을 특히 유의하여 관과 민이 온갖 힘을 경주하여야 할것이다.
 

■현재까지 방임되고 있는 하천부지 갈밭과 을숙도내 갈밭의 농경지확충을 위한 불법개간은 절대 금지되어야하며, 번식기인 5~7월엔 흰물떼새와 쇠제비 갈매기 등이 번식하는 사구(특히무지개등과 갈매기등)에는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도란행위가 성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까지도 상류와 주변에서 유입되는 산업폐수와 그밖의 오염원을 줄여 나가도록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하겠다.

■아직도 을숙도에 노적처리되고 있는 부산시민의 분뇨는 하루 속히 위생 처리되어야 한다.

■공사 이후에도 하구의 보호관리를 위한 장단기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인 학술조사와 함께 특히 철새들의 환경수용력을 감안유 수 있는 과학적이고 항구적인 보존책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한강의 서울수역
 

1986년 9월, 한강 서울 수역의 4년간에 걸친 종합개발이 준공됨에 따라, 한강의 생태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 왔다.
 

준설로 강은 깊어지고 넓어져 웬만한 강우량이나 폭풍에는 끄덕도 없게 되었다. 그러나 부지와 갯벌, 그리고 저습지는 사라지고, 고수부지마저 위락공원과 운동장을 만든 서울수역부지는 보잘것 없는 좁은 면적의 환경보존지구만 남기고 모두 없애버려, 오늘의 한강은 옛 한강과는 판이한 도동의 콘크리트 인공하천이되고 말았다. 그동안 한강 수역개발에서 결과한 생태계의 파괴에서 오는 철새들의 도래실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 보기로 하겠다.
 

1983년 11월부터 1984년 3월까지의 공사가 착수된 초기의, 아직도 준설과 하안 공사가 크게 진행되기 이전과, 준공후인 1986년 11월 1987년 3월치 지의 두 겨울 동안, 주로 수조류(오리, 기러기류와 그 밖의 물새류)를 중심으로, 그간에 나타난 변화를 검토해 보았다. 여기에 그밖의 조류, 부지 저습지의 섭금류(도요와 물떼새류)와 부지의 명금류(참새목 조류)까지 포함시킨다면 더욱 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개발 전에는 육압형(陸鴨型) 수면성(水面性)오리-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및 쇠오리 등 들오리들이 주종을 이루었고 적은 무리나마 황오리, 기러기류 등 수면성 육압형 수금류도 적지않게 찾아 왔었다. 개발 후에는 주로 잠수성이며 어식성(漁食性)인 비오리와 일시 기착하거나 불규칙으로 찾아드는 잠수성 먹이를 취식하는 흰죽지(오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제1한강대교에서 성산까지와 제1한강교에서 천호대교까지는 각기 약 20.4및 20km의 거리이다. 이 구간의 10개 다리 교각 사이에서 노니던 조류를 보면 개발 전에는 1만3천에서 1만5천 정도(그중에서 오리류와 그밖의 물새류는 약 1만1천~1만5천)였으나 개발후에는 1만에서 3만7천의 조류가 집계되었다. 개발전 후를 비교할 때 얼핏 도래수가 증가하여 종과 수가 크게 불어난 것처럼 보이나 그 내역을 보면 다르다. 첫째 천호대교에서 행주대교까지 지난 날 개발전에는 다소의 차이는 있었어도 어느 교각 사이에서나 물새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월동하였으며 엄동인 1~2 월에는 안정된 월동군 1만5천내외를 나타내었다. 개발 후에는 유일하게 남겼던 안식처-밤섬에 한하여 모여들고 있으며 그밖의 교각 사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리만치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즉 지난 날에는 얕았던 물이나 산재한 모래톱 중주(中洲) 등지와 하안(河岸)의 부지에서 쉬어가며 잠도 잤으며 특히 무자맥질 하여 취식하였던 취식지(取食地)가 거의 없어짐에 따라 나타난 결과인 것이다. 육압형이란 육지에서 사는 오리류란 뜻이며 수면성이란 수면에서 거꾸로 머리를 물 속에 박고 물 바닥의 먹이를 찾아 먹는 오리류를 말한다. 따라서 수심이 깊어지면 우선 그런 오리류들은 취식이 불가능하게 된다. 가까운 거리에 논이나 밭 또는 유휴초지 등이 있어야만 벼나 그 밖의 낟알 또는 잡초 씨나 뿌리와 구근(전분) 등을 취식할 수 있으며 하천에서는 수면에서 일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뿐, 잠은 뭍에서 자는 것이다. 따라서 맑아진 한강의 서울 수역에서는 이제 잠수성이며 어식성인 특히 과반수 이상 붕어를 주식으로 하는 비오리와 잡식성이지만 물속에서 주로 식물성(풀과 풀뿌리 등)과 약간(약 20% 미만)의 동물성(수중곤충 및 기타)먹이를 취식하는 흰죽지(오리)가 몰려들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비오리는 개발 전의 최대수 6백에서 개발 후에는 1천~3천1백가지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흰죽지는 개발 전에는 이 동시기에 한하여 불과 60여 마리에서 개발후에는 무려 2만7천까지도 몰려 들고 있다. 그것은 일시적이며 이동 도상의 일시 기착지가 될 수도 있는 현상이다. 여기에서 예상 밖의 특이한 점은 흰죽지는 행주대교 부근에 약 2만1천마리와 성산대교 부근에 약 8백 마리, 그리고 서울대교 부근에 약 5천2백마리가 각기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곳에서는 아직까지도 불완전한 폐수 처리장, 분뇨와 가정 하수 처리장 등의 오염된 찌꺼기의 절대량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새들은 오염을 인지 못할 뿐더러 깨끗하고 더러운 것을 식별할 수 없다. 물이 맑다고 해도 먹이가 없는 물에는 살 수 없으며 강바닥을 긁어 올려 모래와 자갈을 채취한 먹이가 줄어든 준설 공사 직후의 하천보다는 먹이가 풍부한 오래된 저수지(주남)나 하천과 지류(낙동강 죽림강 지류)등지에 몰려들게된다. 그러나 앞으로 한강도 점차 안정된 생태계의 하천으로 회복된다면 다른 한국의 주요 하천-소양강이나 금강 등과 같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철새들이 찾아 들게 될 것이며 다양성을 상실한, 몇종만이 흔한 단조로운 종의 1만 내외의 수금류가 찾아올 것으로 집작된다. 물론, 지난날처럼 부지와 갯벌 등 자연도 높았던 환경에서의 다양한 습지의 섭금류나 명금류(작은 참새목 들새)를 찾아 볼 수는 없게 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도의 저습지-갯벌과 수초가 있는 습지를 남겨야 할 곳이 개발과 병행할 최후의 보루지이며 유보지라고 부르는 자연보호지구(Nature Reserve) 또는 조류의 특별보호지구(Bird Sanctuary)인 것이다. 밤섬마저 없애버렸더라면 지금 수면성 육압형 오리들은 발을 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 난지도의 사라진 갯벌에서 이미 도요, 물떼대는 자취를 감추었고 부지에 의존하던 많은 종의 명금류도 자취를 감추어 버리지 않았는가. 이제부터 할 일이란 자연도 높은 한강의 지류와 분류의 일부지역을 선정하여 자연보호지구로 남겨 절대 보존지구로 지정하여 인공의 한강 서울 수역을 대신할, 새로운 지역에 재군집케 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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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원병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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