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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의 구조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에이즈는 신비스런 병이었다. 늘어가는 환자수에 반해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는 수수께끼에 싸여 있어, '세기말의 병'이라는 에이즈의 공포만 깊어갈 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84년 미국국립암연구소의 '갈로'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몽타니에'가 각각 독립적으로 에이즈의 원인이 HIV(인간면역부전바이러스)라는 것을 밝힌 지 불과 몇년사이에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실이 밝혀졌다.

다른 모든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HIV도 유전자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껍질의 단순한 형태를 갖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전물질은 RNA로서 DNA를 갖는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레트로바이러스의 일종이다. HIV는 RNA와 함께 스스로를 복제하는데 쓰이는 역전사(逆轉寫) 효소를 가지고 있다. 껍질은 두 개의 단백질층과 한 개의 지방질 막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당단백질이 꽂혀있다(그림참조). 크기는 지름이 1만분의 1mm.

에이즈가 무서운 이유는 환자가 면역을 잃어버려 각종 세균과 곰팡이에 무방비 상태로 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HIV는 인체의 면역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_{4}$세포에 침투해 죽이기 때문이다. ${T}_{4}$세포는 림프구의 일종으로 침입해 온 병원체의 공격을 맡는 다른 세포를 돕는다.

HIV는 ${T}_{4}$세포의 표면에 결합해 세포내부로 침투한 다음 껍질이 분해돼 RNA와 역전사효소를 방출한다. 이 효소는 RNA를 주형으로 DNA를 합성해 내며, 이것이 ${T}_{4}$세포의 핵으로 들어가 세포자체의 DNA와 결합한다. 이제 ${T}_{4}$세포는 HIV에 의해 유전적으로 정복된 셈이다. 그후 때로는 몇 년씩이나 되는 잠복기가 계속되지만 어떤 계기로 ${T}_{4}$세포가 활성화되어 증식을 시작하면 이 세포는 HIV의 RNA를 대량으로 복제하게 되면 바이러스의 껍질이 될 단백질이 생산된다. 증식된 HIV는 ${T}_{4}$세포를 뚫고 나와 다른 ${T}_{4}$세포로 침입한다. 에이즈가 발병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면역체계의 방위망이 허물어져 인체는 모든 감염에 노출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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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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