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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프로세서 어떻게 응용되나 장난감에서 고속컴퓨터까지

컴퓨터를 하나의 칩에 태운 마이크로프로세서. 자동화사회의 두뇌로서 그 응용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세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컴퓨터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전자동세탁기, 자동온도조절장치가 부착된 냉장고, 스스로 음악에 맟춰 춤추는 인형, 전자레인지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용품에서부터 모든 사무자동화 공장자동화기기에 이르기까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안쓰이는 곳은 없다. 이처럼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인간의 생활양식을 급격히 변화시키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배가시켜 나가고 있다.

 

칩위에 태운 컴퓨터
 

60년대 말 미국 '인텔'사의 '로버트 노이스'사장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마이크로컴퓨터를 손톱크기의 하나의 칩에 담아보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여기에 적임자로 지목되 것이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원으로 있던 '마션 호프'2세였다.
 

호프는 자기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미니컴퓨터인 PDP-8을 하나의 칩위에 태워보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매달렸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탄생시켜 나가는 가운데 호프의 생각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하나의 칩에 수용해보겠다는 생각을 구체화되었다.
 

노이스는 아이디어의 제공자인 동시에 호프의 프로젝트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였다. 노이스는 이보다 몇해전에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출현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다. 60년대 말 어느 회의에서 칩위에 컴퓨터를 태울 수 있다고 예언한 일이 있다.
 

이때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컴퓨터를 잃어버리면 어떡하냐"는 농담조의 비난을 받고는 "책상위에는 1백개 이상의 컴퓨터가 있으니까 하나쯤 잃어버려도 상관없다"라고 여유있게 받아 넘겼다고 한다. 사실 이 무렵의 컴퓨터 설계자들은 컴퓨터의 소형화에는 별관심이 없었고 대형컴퓨터에만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확고한 지지자를 가진 호프는 동료인 '스탠 메이조'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 참여를 권유함과 동시에, 일본의 전탁(電卓) 전문 제조회사인 비지컴사의 전탁용 칩 특별설계 주문을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환하라고 권하면서 이들의 아이디어를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적으로 모아나갔다.
 

1970년 3월에는 '페어차일드'사에서 인텔사로 자리를 옮긴 '페더리코 파진'이 새로운 칩의 설계를 맡았다. 파진은 산뜻한 설계를 해냈다고 호프는 후에 회고했다. 결국 일본의 비지컴사도 자신들의 전탁용 칩을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만들어 보겠다고 승복했다.
 

호프 메이조 파진의 노력은 사업 시작 1년도 못되어 결실을 맺었다. 1971년1월 i4004라 불리는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탄생한 것이다. '고든 무어' 인텔사 회장은 호프가 설게한 이 칩을 보고서 "이로써 우리는 수천가지의 응용품을 만들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모든 전자제품에 응용될 수 있음과 동시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동화혁명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이라는 뜻을 미리 예견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인텔사가 엄청난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상업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 예견은 한치도 빗나감이 없이 모두 적중되었다.
 

1971년 11월 인텔사는 마침내 '일렉트로닉뉴스'지에 i4004의 광고를 게재하였다. 새로운 컴퓨터의탄생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이 광고는 단순한 신제품광고가 아니었다. '전자공학시대의 신시대, 칩위의 컴퓨터…'라는 제목의 광고는 새시대를 예고하는 일종의 메시지였다. 그러나 요즘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는 첨단제품의 광고에는 항상 어감에서 오는 과장성(소비자가 느끼기에는)이 어느 정도 포함돼있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에 반도체업계를 비롯해 관련자들은 '그저 그런 정도'라고 무심히 보아 넘겼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인텔사의 4004가 발표된지 1년이 지나서야 많은 신문방송 잡지들이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비록 뒤늦게나마 뛰어든 매스컴들은 앞을 다투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해부하고 이것이 앞으로 영향을 미칠 미래사회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매스컴이 가세하면서 잠재돼있던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무서운 힘이 폭발되기 시작했다. 그중의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전문가들의 통념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호프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했을 당시, 그는 자신의 연구팀에 우수한 프로그래머를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당시의 전문가들은 대형에만 관심이 있었지 소형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의미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컴퓨터프로그래머들은 발길을 대형에서 소형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발명의 결과는 컴퓨터산업의 연구개발방향을 대형에서 소형으로 바꿔놓았던 것이다.

 

PC탄생의 주역
 

컴퓨터의 소형화는 직접적으로는  IC기술의 고집적화에 기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개발이 이룩한 위대한 결실이다. 호프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미치는 영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소형화 왜소화의 덕분으로 많은 일반 대중들 사이에 연산기능 제어기능이 가능한 컴퓨터가 널리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굳이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가전제품의 자동화를 촉진시키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결국 이 말은 더욱 많은 분야에 컴퓨터 활용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의미이다.
 

호프와 메이조 파진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량에 주력했다. 그결과 1972년에 i8008이 탄생하였고 그로부터 4개월 후에는 이의 개량품인 i8080이 선보였다. 이때부터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인텔만의 고유사업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꽃속에 나비가 찾아오듯 꽃속의 꿀을 찾아 벌들이 모여들듯 많은 반도체기업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열을 올렸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모토롤라''자이록'등이 바로 이들이다. 물론 여기에는 반도체 회로집적기술이 밑받침되었다.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호프는 실리콘밸리의 영웅으로서 동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영국의 권위있는'이코노미스트'지는 2차대전 이래 인류에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7명의 과학자중의하나로 호프의 이름을 들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은 70년대 중반 컴퓨터역사의 새장을 연 퍼스널컴퓨터를 탄생시켰다. 퍼스널컴퓨터는 마이크로 컴퓨터를 다목적에 사용할 수 있게 범용 컴퓨터의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이크로컴퓨터는 정확한 의미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대규모집적회로(LSI)의 일종인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개 또는 몇개의 LSI를 묶어 컴퓨터로 만든 것이다.
 

퍼스널컴퓨터의 핵심인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처음에는 탁상용계산기를 비롯 전자기기에 응용되었으나 컴퓨터에 활용되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1973년에 발표된 i8008의 개량형인i8080이 바로 오늘날 8비트 PC의 CPU(중앙처리장치)이다. 이어 16비트 PC와 최근에 개발된 32비트 PC는 i8086, i8088, i80286, i80386등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능 향상에 따른 등급분류라 보아도 무방하다.

퍼스널컴퓨터의 업그레이드(Upgrade)에 기여함과 동시에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각종 가전제품과 자동차 의료기기 등 새로운 영역에 응용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재봉틀 편물기 등과 같은 기계제품이 메카트로닉스화 하는데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 로보트의 두뇌는 바로 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응용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자주 접하고 있는 퍼스널컴퓨터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아보자.

 

원칩프로세서도 등장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70년대초 개발된 인텔사의 4비트프로세서(i4004)가 최초이지만 퍼스널컴퓨터의 CPU로 활용된 것은 8비트프로세서(i8080)가 최초이다.
 

예전에는 컴퓨터의 구성은 치수기(Re-gister), 연산장치(ALU:Arithmetic Logic Unit), 제어장치(Control Logic), 메모리부,I/O(입출력부) 등을 따로따로 만든 후 결합했으나 대규모집적회로(LSI)의 발달에 힘입어 치수기 연산장치 제어장치를 하나로 결합한 소자가 개발됐는데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이것을 인텔이나 자이록에서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라 부르고 모토롤라에서는 MPUC(Microprocessor Unit) 라 부르고 있다. 최근에는 CPU와 입출력부 메모리부를 하나로 결합하여 하나의 칩으로 구성한 원칩프로세서(One-chip processor)도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서 잠깐 퍼스널컴퓨터의 개략적인 구성을 살펴보면(그림1)과 같다.
 

(그림1) 퍼스널컴퓨터의 구성,CPU가 마이크로프로세서


여기서 CPU에 해당되는 것이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CPU 즉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제어장치 연산장치 레지스터 그리고 외부회로와 연결되는 입출력버퍼(buffer)로 구성된다. 레지스터에는 연산이 가능한 누산기(Accumulator), 지정될 메모리의 주소를기 억하기 위한 데이타카운터(Data Counter), 명령어 코드의 주소를 지정하는 프로그램카운터,CPU에 인출된 명령어 코드의 해석을 위한 인스트럭션레지스터(IR) 등이 있다.
 

연산장치는 레지스터 또는 메모리에 저장돼 있는 데이타의 2진논리연산과 수치연산을 수행하는 장치이다.
 

제어장치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제어신호를 순차적으로 발생시켜며 CPU 안에서의 정보의 흐름, 정보의 선택 등을 제어하는 장치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구성도는 (그림2) 와 같다.

 

(그림2)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구성도,아래 사진은 실물


진화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적용범위를 응용 분야 용량 특성에 따라 나누면 다음과 같이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계산기 게임기 인형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이것은 4개 내지 8개의 기능을 갖는다. 전자장난감이 스스로 단순한 동작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용했기 때문이다.외부 롬(ROM)이라 램(RAM)은 이용할수 없고 몇개의 내부 레지스터가 있을 뿐이며 인터럽트(Interrupt) 기능을 갖지않은 4비트 머신이다. 가격은 가장 낮으며 비트직렬계산이 가능하고 제한된 입출력을 갖는다.
 

둘째는 '싱글칩컨트롤러'(Single-Chip Controller) 형태로서 복잡한 게임이나 장난감 등에 응용되고 주변장치 제어기기, 간단한 측정장치, 타이머,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응용된다. 8비트 롬이나 램을 이용하여 제한된 수이기는 하나 확장 가능하다. 다중 입출력포트를 접속하여 사용가능하고 간단한 인터럽트기능도 갖고 있다. 가격은 낮은 편이며 저전력을 소비한다. 요즘 패키지화 돼 냉장고 세탁기 등에 사용한다.
 

세째로 표준형태로서 프로그램 가능한 계산기, 측정장치, 터미널, 주변장치, 개인용컴퓨터(PC), 산업기기의 제어 등에 이용된다. 8비트 데이타와 16비트 어드레서(Address)를 갖고 많은 내부 레지스터를 보유한다. 여러개의 백터인터럽트 Vector Interrupt)도 가능하다. 특히 많은 외부칩이 필요하며 외부 롬과 램을 이용한다.
 

네째로는 많은 터미널을 설치할 수 있는 마이크로 컴퓨터이다. 산업기기의 제어나 산업정보취득시스팀, 특정 데이타의 계산과 처리, 데이타통신을 위한 프로세서로 사용된다. 16비트 데이타를 처리하며 어드레스는 64킬로바이트정도지정 가능하다.
 

다섯째로는 비트슬라이스(Bit-Slice)를 이용하는 형태로 고속으로 데이타를 취득하여 처리하는 컴퓨터시스팀에 이용된다. 디스크제어기 또는 고속 주변장치 제어기에 이용된다. 2비트 내지 4비트 소자를 직렬로 접속하여 8비트 12비트 16비트 등 대용량의 프로세서를 임의로 만들수 있다. 고속시스팀이지만 마이크로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칩이 필요하다.

 

자동화사회의 두뇌
 

8비트 컴퓨터로 개막된 PC시장은 5년만에 16비트 IBM PC가 출연하면서 이제는 미국 전체 PC판매량의 60% 이상을 16비트 PC호환기종이 차지하는 16비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i8080을 채택한 최초의 PC인 애플컴퓨터가 16킬로바이트 정도의 메모리에 1백28킬로바이트의 디스크드라이브를가졌던 것에 비해 i80286을 채용한 현재의 16비트 PC/AT는 6백40 킬로바이트의 메모리와 1.2메가바이트의 디스크용량을 가진다.
 

최근에는 16비트 PC가 출연한지 다시 5년만에 i80386을 채용한 32비트 P-C가 등장하였다. '컴팩'사가 작년말에 발표한 'Deskpro 386'이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것이다. 인텔80386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이제 PC업계의 새로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점점 성능이 향상된 제품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메이커들은 32비트 프로세서를 이용한 PC의 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선뜻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지원할만한 운영체제(OS)가 뒤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PC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고 자동화사회의 '두뇌'역할을 떠맡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앞으로 반도체 집적기술의 발달에 따라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복잡한 두뇌작용을 하나의 칩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한걸음씩 진전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아니다. 이와 못지않게 이용의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기존에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점점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나갈 뿐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나간다.
 

단순히 제품만이 아니라 인간의 지적분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비디오텍스와 같은 뉴미디어시스팀에도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응용됨으로써 각종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고, 교육 금융 의료 건설 등 각분야의 전산시스팀에도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필수적이다.

'작은 거인' 마이크로프로세서는 HA(가정자동화) OA(사무자동화) FA(공장자동화)의 주역인 셈이다.

198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하경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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