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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사용에도 편리한 쑥

집안에서의 활용요령

약쑥을 삶아 쑥물을 만들어 목욕물에 섞으면 훌륭한 쑥탕이 된다.
 

그 이름만 들어도 벌써 토속 적인 냄새가 풍기는 쑥은 우리나라 산야 어디에 가나 흔히 볼 수 있고, 우리 생활과 친숙한 식물이다.
 

요즘 각종의 건강식품들이 앞다투어 소개되고 있지만 이 쑥이야말로 오랜 세월에 걸쳐 애용돼온 건강식품이자 약용식물이라 할 수 있다. 쑥떡을 만들어 먹는다거나 뜸을 뜨는 데 주로 이용돼오던 쑥은 최근들어 쑥성분이 담긴 뜨거운 증기를 환부에 쏘이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쑥의 종류와 성분 및 효능과 사용법을 알아두면 값싸고 유익한 건강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참쑥과 약쑥은 어떻게 다른가
 

식물학적으로 쑥은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다. 뿌리가 땅속에서 살아 있다가 이듬해 봄이면 잎이 돋고 여름에 꽃을 피운다. 꽃은 이삭모양이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핀다.
 

쑥의 종류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려우나 보통 참쑥과 약쑥으로 나눈다. 참쑥은 논이나 밭의 둑에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 이른 봄에 잎이 나고 땅속 줄기가 뻗어남에 따라 퍼지며 4월 이후에 꽃대가 선다. 보통 식용으로 쓰는 것은 이 참쑥이며 이른 봄 아직 어릴 때 뜯어서 쑥국이나 쑥떡 등의 재료로 한다.
 

약쑥은 산야에 널리 분포하며 잎의 윗쪽에 하얀 솜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솜털이 없는 것은 약쑥이 아니다. 약쑥은 줄기가 20~30cm 정도 자란 것을 뜯어다 그늘에 말려 약용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외에도 물쑥 더북쑥 제비쑥 등이 있는데, 물쑥은 개천가 등 비교적 습기가 많은 곳에 자라는 것으로 역시 어린 것을 뜯어서 식용으로 쓴다.

더북쑥은 잎이 많고 더부룩하게 자라며 베어서 말려 가지고 불씨로 이용한다. 제비쑥은 산기슭, 밭둑 등에 자라며 잎의 모양이 보통 참쑥이나 약쑥보다 길고 깊이 패어져 있다. 역시 어린 것을 식용으로 쓰며 자라면 30cm 이상의 꽃대가 서고 꽃이 핀다.
 

쑥의 성분과 효능은 예로부터 여러가지로 알려져오고 있는데, 특히 강한 살균력이 강조되고 있다. 즉 백혈구를 증가시켜 피부질환 등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소화작용을 도우며 진통작용 소염작용 등 다양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뜸의 재료 쑥

 

약으로서의 쑥의 용도
 

쑥을 약으로 쓰는 대표적인 경우가 뜸이다. 여기에는 약쑥이 쓰인다.
 

약쑥은 잎의 뒷면에 솜털이 나있다. 이 솜털에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고 계속 타기 때문에 뜸의 재료로 쓰이며 독특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약쑥을 말려두었다가 마른 잎을 뜯어 손으로 비비면 잎부분이 부서져 버리고 앞뒤의 섬유질만 남게 된다. 이것을 콩 또는 팥 정도의 크기로 뭉쳐 뜸을 뜨는데 끝을 뾰족하게 하여 불을 당기면 천천히 타들어간다.
 

쑥 대신으로 솜이나 그 밖의 대용품을 써보면 일정하게 천천히 타들어가지 않아 쓰기에 불편하다. 불이 잘 붙고 고루 천천히 타는 재료로서는 아마도 쑥을 능가하는 게 없을 것이다.
 

뜸은 침과 더불어 한방요법의 독특한 영역. 인체 외부의 여러 점(경락이라고 함)에 열을 가하고 자극을 주어 신경계를 주축으로 치료효과를 얻는 방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해오고 있다.
 

이 뜸을 치료요법에 이용하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중국 위(魏)나라의 명의 화타(華佗)가 어느 여름날 마루에 앉아 추녀 끝의 거미줄을 보면서 담뱃대를 마당에 털었다. 그때 한마리의 벌이 거미줄에 걸리는 모습이 화타의 눈에 띄었다. 거미가 밑에서 다가가자 벌이 침을 한방 쏘는 것이었다. 침을 맞고 떨어진 거미는 한참 몸을 움츠리고 있더니 마당에 떨어져 아직도 타고 있는 담배 부스러기 쪽으로 기어가 벌에게 쏘인 상처를 불에 지지는 것이었다. 뜨거워지면 떼었다가 다시 지지는 식으로 몇번을 그렇게 하더니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것을 본 화타는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상처나 부스럼에 솜을 뭉쳐 뜸을 놓아보았다. 그러자 열에 의한 살균작용으로 인해 쉽게 낫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더욱 연구한 화타는 드디어 뜸에 의한 치료법을 확립했다고 한다.
 

민간요법에서도 쑥은 오래전부터 효능을 인정받아 왔다. 배가 아프면 약쑥을 다려 먹었는데 이것은 쑥에 소화촉진과 위장완충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본초강목'같은 한방의서에도 적혀 있다. 쑥이 지닌 독특한 향기가 약효의 주체라고 생각된다.
 

흉년이 들면 가난한 농가에서는 봄에 쑥을 많이 먹었었다. 그런데 쑥은 다른 산나물을 먹었을 때처럼 중독증상이 보이거나 소화장해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쑥의 용도 가운데 요즘도 크게 각광 받고 있는 게 바로 쑥탕이다. 약쑥을 다린 물을 목욕물에 섞어서 목욕하는 이 쑥탕은 옛날부터 민간에서 피부질환치료나 피부미용을 위하여 널리 이용돼오던 방법이다.
 

오늘날 우리가 가정에서 손쉽게 쑥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역시 뜸과 쑥탕을 들 수 있다. 굳이 한의원이나 영업적으로 제공되는 쑥탕을 찾지 않고도 가능한 가정에서의 쑥 이용요령을 알아 보자.

 

가정에서의 이용 요령
 

뜸 가시에 찔렸거나 간단한 상처에 쑥을 이용, 뜸을 놓으면 좋다. 요즈음 많이 보이는 쑥찜기를 이용해도 좋다. 이때 사용하는 쑥은 말린 약쑥이다. 약쑥의 잎을 따서 손으로 비비면 잎의 부분은 부서지고 섬유질만 남게 되는데, 오랫동안 공들여 비벼서 섬유질을 많이 남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직접 뜸을 뜰때는 많이 비벼 쓰지만 쑥찜기 같은데 쓰는 경우는 대강 비벼도 무방하다.
 

쑥탕 쑥탕을 만들어 목욕을 하고 싶으면 말린 약쑥을 약 2백g정도 삶아서 진한 쑥물을 만들어 이것을 목욕물에 섞으면 된다. 흔히 약쑥을 그냥 목욕물에 넣기 쉬운데 반드시 삶은 쑥물에 섞어야만 효과가 크다.
 

이때 잎과 줄기를 그대로 삶아서 진한물이 우러나게 해야 한다. 쑥물은 검은색이며 잘 달여진 쑥물 약 1ℓ정도면 가정용 목욕탕에 타기에는 충분하다. 많이 섞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쑥의 효능이 좋고 용도가 다양하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쑥을 구해야만 한다. 쑥의 유통경로는 식용과 약용의 2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식용의 경우는 이른 봄 어리고 연한 참쑥을 말려 두었다가 쓰기 때문에 요즘에는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시장에 가면 간혹 마른 쑥을 팔고 있는 것을 본다. 대개 시골서 나온 아낙네들의 좌판같은 데 나오기 때문에 신경을 써서 찾아야 한다. 말린 쑥은 물에 불리면 파란색이 되살아나고 이것으로 쑥떡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꼭 쓸 일이 있으면 미리 시골에 부탁하여 연한 쑥을 뜯어서 그냥 말리거나 살짝 열을 쏘여 쓰는 것이 현명하다.
 

약용으로 쓰는 경우는 서울 경동시장 같은 곳의 건재약종상에 가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이것은 시골에서 뜯어 말린 것을 중간상인들이 수집해온 것이므로 품질에 많은 차가 있다. 요즘 경동시장에 가면 중품 1근(6백g)에 1천 2백원에 살 수 있다.
 

이때 좋은 쑥과 나쁜 쑥을 가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너무 잎이 무성하고 키가 큰 것은 피한다. 이것은 약쑥이 상당히 자란뒤에 채취한 것임에 틀림없다.
 

둘째, 키가 30cm전후이며 잎의 크기가 고르고 너무 무성하지 않은 것이 좋다. 단오날 채취한 것을 최고로 치고 있는데, 그때까지는 키가 그렇게 많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세째, 잎의 뒷면에 흰 솜털이 촘촘하게 나있어야 한다. 이 섬유질이 적거나 없는 것은 약쑥이 아니거나 생육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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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원종익 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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