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호남지역 유일의 한의대로 인기높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의 대부분이 호남출신, 30%정도가 장학금을 받을정도로 입학성적도 좋다.
 

한의학(韓醫學)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침이나 뜸을 연상하고 각종의 약초들로 조제한 첩약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오늘날도 이런 것들이 한의학의 기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의 한의학은 현대과학의방법론을 대거도입, 면모를 일신해가고 있는 추세다. 레이저를 이용해 침을 놓는가 하면 한약을 종전처럼 다리지 않고 알약으로 만들어 복용하게끔 변화하고 있다.

 

호남지역 유일의 한의과대학
 

한의학이 이처럼 변화하고 있음에 비추어 대학에서의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게 요즘이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는 경희대한의대 대구한의과대 동국대경주분교 대전대한의학부 부산동의대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 설치된 6군데의 한의과대학 중 하나이자 호남유일의 한의대로서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광대학교(전북 이리시 신룡동 344)에 한의과대학이 설치된 것은 1973년으로 경희대에 이어 두번째였다. 원불교교단에서 세운 대학이 원광대학교인만큼 동양철학의 원리와 관계깊은 한의과대학이 설치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이리시는 물론 호남지역의 유일한 한의과대학인 까닭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규모가 확대, 발전되고 있다는 게 대학측의 설명이다. 77년 광주에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을 설립한 데 이어 78년에는 한의과대학 건물 곁에 부속한방병원을 또 설립해 교육과 진료에 유기적인 시스팀을 갖추게 됐다.
 

본과 1학년생들의 본초학 실습시간


현재 대학캠퍼스내에 있는 한방병원은 80개의 병상을 갖고 있는데 금년중으로 1백80개로 늘일 계획이고, 광주한방병원도 50 병상의 현위치에서 이전, 좀더 규모가 큰 병원을 신축할 예정. 한방병원은 특히 이리와 광주의 지역주민들은 물론 호남일대에서 많은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원광대 한의대는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 못지 않게 내실을 갖추는 데도 주력한다는 게 대학측의 방침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중 하나가 공동실험실의 운영이다. "한의대에 설치돼있는 공동실험실에는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 본초학 면역학 등등 분야를 연구하는데 필요한 최신의 현대적 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으며, 대학당국에서도 이곳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연간 수억원의 예산지원을 해주는 등 다른 한의대에 비해 훨씬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게 이 대학 신민교교수의 자랑이다.
 

콜레스테롤 글루코스 등 생체내의 효소를 측정하는 분광광도계,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체에 투사시켜 생체내의 극미량물질을 추적해서 측정해내는 기기, 약재를 인체에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측정하는 기기 등이 공동실험실의 대표적인 장비들이다.
 

전공과 직접 관련된 5개의 서클도 내실있는 한의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원전(原典)연구반 생리연구반 병리연구반 본초연구반 침구연구반 등의 학술서클이 그것인데 1개 서클에 60여명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는 것. 한 학년의 신입생 정원이 1백명인 것에 비추어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학과수업 이외에도 관련학술서클을 통해 한의학 지식을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도 캠퍼스내에 국내대학으로는 최초로 약초원을 2년전부터 만들어오고 있다. 이것이 완성되면 한의대생들이 필수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각종의 약초들을 가까운 곳에서 기르며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다.
 

동양의학의 본산이라 할 중국(대만)에서 9명의 학생이 원광대 한의대에 유학중인 것도 내실있는 교육체계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니겠냐는 게 학교측의 얘기다.

 

공동실헙실에서의 화학분석작업

 

한의학의 현대화, 전망밝아
 

부속한방병원과 한의대건물(뒤쪽)

 

"한의과생들이 아마 가장 의욕적으로 대학생활을 하고 있을 겁니다. 축제때의 행사에서도 한사람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남다른 단결력이 자랑거리입니다. 선후배간의 유대관계도 돈독하며 가끔 등록금문제로 어려운 동료가 있으면 모두가 힘을 합쳐 도와주기도 합니다." 축제 전야제가 벌어지고 있는 캠퍼스에서 만난 어느 한의대생의 말에 학교 관계자들도 동감을 표한다 이같은 현상은 한의학이라는 특수학과에 입학한 학생인만큼 전공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희박한 타학과생들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대학생활을 영위해나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원광대에는 한의대 이외에도 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 등 의약관련학과가 모두 설치돼있고 부설 보건전문대학까지 있어 의약계통이 이 대학교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한의과대학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학생들의 입학성적도 가장 높아 한의대생들의 자부심이 크다는 것.
 

한의대생중 약 30%가 각종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어 교내최고의 수혜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의대생들의 교육과정은 보통의 의과대학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예과 2년과 본과 4년에 대학원이 설치돼 있다. 본과를 졸업하면 국가고시에 응시하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 인턴 레지던트와 같은 한의사 수련의과정도 있으나 의과대학에서처럼 법적으로 정착된 제도는 아니다.
 

한의사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수업은 주로 본과 2학년부터 시작된다. 담당교수의 인솔로 산에 가서 약초를 감별하는 능력을 키우고, 침을 놓아보기도 하는 임상실습을 하게 된다.
 

남학생들의 병역은 일반사병으로 재학중 입대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나 침구의정장교시험에 지원, 합격해 장교로 근무하기도 한다는 게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반 의대출신의 경우처럼 군의관제도를 추진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의대를 졸업하면 국가고시를 거쳐 한의사면허를 따게 된다. 국가고시는 사전에 두차례의 졸업시험을 치러 합격한 학생에게만 응시토록 하고 있어 1백%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한의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한방병원에서 일하거나 개인 한의원을 개업하는 게 보통이다.
 

학생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남을 중심으로 한 호남권 학생들이 대부분이며 여학생은 10~13% 수준. 과거에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해왔으나 몇군데에 한의대가 생기면서 호남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한의학의 전망에 대해 물어보자 "현대 서양의학은 스스로 한계를 느껴 한의학적인 측면을 연구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의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의학 역시 현대과학의 장점들을 잘 흡수하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게 한의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낙관론이다.
 

아직까지는 전공자가 적어 특수학과라고 할 수도 있는 한의대는 그만큼 개척의 여지도 크다 하겠다. 또 호남유일의 원광대학교 한의대의 역할도 더욱 기대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권부문 기자
  • 황의봉 기자

🎓️ 진로 추천

  • 한의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