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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m 문턱도 넘나드는 로봇청소기


안산에 사는 주부 이은희씨(47)는 최근 로봇청소기를 한 대 장만했다. 자주 찾지 못하는 친정집에 선물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로봇청소기의 청소효과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어 몸이 안 좋은 부모님 집에 설치해 드렸다”며 “어머니도 로봇청소기 덕분에 집안일에 신경을 덜 쓰게 됐다고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가 진화하고 있다. 작동시킨 뒤 외출하고 돌아오면 방문턱에 걸려 멈춰있거나 흡수력이 약해 청소를 하고 난 뒤에도 먼지나 이물질이 바닥에 그대로 남아있던 애물단지가 아니다. 지름 30cm, 높이 10cm 안팎의 작은 로봇 안에 각종 첨단 기술이 탑재되면서 청소 능력이 향상됐고 ‘인공지능’도 나아지고 있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청소하는 로봇청소기 내부에는 어떤 기술이 숨어 있을까.

로봇청소기가 가지고 있어야 할 첫 번째 핵심기술은 청소 능력이다. 2003년 처음 로봇청소기가 출시됐을 때 “청소 능력이 좋지 않다”라는 소문이 돌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먼지 제거 능력이 90% 이상이고 걸레를 장착하면 바닥 물청소까지 가능하다. 최근 유진로봇이 개발한 청소로봇 ‘아이클레보 아르테’는 독일 3대 가전 잡지인 ‘엠포리오 테스트 매거진’이 선정한 로봇청소기 성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민 유진로봇 부장은 “1분에 816회나 회전하는 브러시가 양 옆에서 먼지를 모으면 진공흡입으로 먼지를 말끔히 제거한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의 두 번째 핵심 기술은 ‘길 찾기’ 능력이다. 청소를 한 곳과 하지 않은 곳을 구별할 수 있어야 청소를 깨끗이 할 수 있고 이동 장소를 기억해야 충전이 필요할 때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로봇청소기에는 크게 두 가지 센서가 장착됐다. 사람의 눈처럼 물체를 직접 보며 장애물을 피하고 길을 기억하는 ‘카메라 센서’와 위치를 좌표로 바꿔 길을 인지하는 ‘자이로 센서’다. 자이로 센서가 장착되면서 카메라 센서가 작동하지 못하는 가구 밑의 어두운 구역도 청소가 가능해졌다.

최근 개발된 로봇청소기는 방과 방 사이의 경계도 허물어 버렸다. 이전에 출시된 로봇청소기는 방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이제는 최고 20mm 높이의 문턱을 로봇넘을 수 있는 청소기가 개발돼 온 집안을 청소할 수 있게 됐다. 장 부장은 “장애물을 넘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면 바퀴가 힘차게 굴러 장애물에 올라탄 뒤 센서를 통해 넘어갈지 말지를 판단한다”며 “복잡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클레보 아르테는 20mm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어 로봇청소기 분야의 ‘이신바예바’로 불린다.

로봇청소기 성능이 향상되면서 판매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 3만6000여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2009년 6만5000여대, 2010년 11만대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3만대나 팔려나갔다. 올해 판매량은 약 17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씨는 “불평 없이 넓은 집안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를 보고 있으면 기특함을 넘어 미안한 마음까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차가운 로봇에 연민을 느끼는 세상. 로봇이 우리 생활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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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과학동아 정보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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