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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지구와 물

물이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되었다.

태양계의 9개의 행성중에서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물의 혜택을 풍부히 받고 있는 곳은 지구뿐이다. 지구전체에는 약13억5천6백만㎦의 엄청난 물이 존재하며, 그 형태는 고체, 액체 및 기체상태로 있다. 물론 태양계중 지구에만 이 세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물은 지구의 자전, 태양열과 인력 등에 반응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대륙과 해저에 있는 산, 골짜기, 평원 등의 지표의 불균형과 지구의 화학작용과 구조에 작용을 미치고 있다. 이들이 복잡하게 서로 얽히어 활동성이 있는 영원한 변전, 즉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물의 성질을 형성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으로는 물의 양은 불변하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물은 영원히 순환하면서 사용되고 버려지고 또다시 사용된다.
 

지구상의 물의 양은 30억년전부터 지금까지 죽 같다는 것이 정설이며,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지구는 가히 물이 있으므로 생물체가 탄생하게 되고 생물권을 이루게 되었으며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물이 존재하는 곳이다.

 

물의 생성
 

물은 지구가 형성될 때 우주먼지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들 분자가 어떻게 바다와 빙하의 물이 되었느냐는 매우 의문스런 점이다.

지구의 발전단계에 관하여 두 설이 있다. 노벨상 수상자 '헤롤드C.유리'박사는 지구는 완전히 녹은 일은 없고, 냉각된 상태로 탄생하여, 계속 차가워진 단단한 지각을 지녀왔으며 물은 이 지각에서 점차로 용솟음쳐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설은 응축하여 지구의 암석이된 원시우주의 먼지, 그 결정 구조속에 물의 분자를 가둘수 있다는 사실에 입각하고 있다. 사실 오늘날 지구 표면은 대부분 규산염의 암석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원자배열중에 물의 분자를 함유하고 있는 결정체이다. 이 함수결정체(含水結晶體)에 열을 가하면 물은 쉽게 나온다. 유리박사가 주장하듯이 지구가 처음부터 차가웠다면 결정체에서 나오는 물은 태초부터 지구상에 존재하였다. 그리고 후에 화산활동 등과 운석의 충돌에 의한 열때문에 지구내부의 암석중의 물이 밖으로 나와 오늘날과 같은 바다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설은 오늘날의 대부분의 지질학자가 믿고 있는 것으로 다음과 같다. 태초에 우주공간에서 떨어지는 운석의 충돌, 현재보다도 많은 방사선, 인력에 의한 지구 자체의 수축압력 때문에 지구는 작열하는 지옥같았다. 지구는 점점 가열되면서 완전히 녹아버리게 되고 물은 완전히 수증기가 되었다. 더우기 극도로 고온인 경우에 일부 물의 분자가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어 없어지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윽고 방사선이 감소하고 수축작용이 쇠퇴함에 따라 지구의 온도순환은 바뀌어 차차 냉각하기 시작한다.
 

지표층이 굳어지고 고온가스로 이루어진 대기권은 거의 없어지고, 지구의 내부로 부터 새로이 수증기가 포함된 가스가 분출된다. 그 수증기는 지구의 갈라진 곳, 화산의 분화구, 용암에서 뿜어내는 거품따위로 배출되어 상공의 차거운 대기권속에서 응결하며, 그때문에 지구는 물방울과 눈의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인다. 지구가 더욱 식어지면서 공중의 수분은 한층 지표에 접근하게 되고 결국에는 수분이 지상에 도달해도 곧 증발하지 않는 정도가 된다. 그 결과 큰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바다를 이룬다. 그리고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구름이 엷어져 점차 태양이 내리쬐기 시작한다. 그 태양열에 의하여 원시대양은 더워지고 드디어 생명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물의 분포와 순환
 

현재 지구상의 대부분의 물인 97.2%는 해양에 모여있다. 대기중과 지하에 있는 물은 0.7%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체로서 보면 빙하·만년설이 2.15%, 그리고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담수로서 주로 지표수와 지하수를 합쳐 1%미만이다. 현재 주로 인간이 이용하는 물은 강과 호수물로서 0.05%에 불과하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물은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고대인들은 물 분포의 불균등한 점이 수수께끼였다. 눈과 비의 양이나 강과 호수의 물량과의 관계를 몰랐다. 나일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매년 일어나는 홍수가 몇천km떨어진 산중에 내리는 비와 눈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은 17세기에 들어서서였다. 17세기에 와서야 비로소 물이 바다나 뭍에서 증발하여 대기가 되어 비와 눈이 내리고 대지에 빨려들어 강물이되고 다시금 바다로 돌아간다는 물의 순환론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 순환설은 일반인들에게는 증명될 수가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설은 그 후 '뉴톤'의 법칙, 혈액의 순환작용을 밝힌 '하베이'의 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등이 강력히 암시하여 주었다. 그후 17세기 중엽 프랑스의 두 과학자 '클로드페로'와 '에드메 마리오트'가 각기 강유역의 강수량을 측정하고 대충 강우에 의하여 강물의 양적인 증가를 설명하였고 더나아가서 비가 지면에 스며들어 가며 지하수맥을 채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현재 알려진 물 순환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지구에서 증발하는 양은 연간 51만8천㎦이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인 45만6천㎦가 해양에서 증발하고 나머지 6만2천㎦ 정도가 육지의 하천·호수 및 산림과 토양에서 증발한다.
 

대기중에 내리는 수분중에서 41만㎦는 직접 바다에 내리고 10만8천㎦가 육지에 내려 강과 호수를 거쳐 수주안에 다시 바다로 들어간다(그림 참조).
 

원시지구의 형성^1.태양계의 다른 행성도 탄생되었다. 2.은하계 한쪽에서 태양이 빛나고 있다. 3.화산활동이 안정되어 갔다. 4.바다가 생성되어 지구표면의 수분이 안정되어 갔다.


물은 지구상에서 순환하는데 그 각기 담겨진 풀(pool : 대기, 하천, 호수, 바다 등)에서 머무는 시간을 계산한 것을 보면, 대체로 대기중에서 9일, 강에서 2주간 대호수에서 10년, 대양에서 3천년 그리고 극점(남·북극)의 빙하에서 1만년이 된다.

 

물의 순환 과정


지표 상태에 따라 다른 순환구조
 

이와같은 물의 순환은 증발하는 양과 강하하는 양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균형은 지구전체로 본 것이고 어느 지역에나 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 따라 증발률과 강수율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적도지대는 태양에너지를 최대로 받기 때문에 증발률도 최대라고 생각되기 쉬우나, 실제로는 두꺼운 구름에 덮여 있는 때가 많아 일광은 상당히 약해 진다. 그리고 강한 바람때문에 습기가 다른 곳으로 흐르는 수도 있다. 바람은 증발률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건조한 열풍은 온난지대의 더운바람에 비하여 다량의 습기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구상에서 최대의 증발률을 나타내는 곳이 북위 15~30도에 위치한 홍해의 페르샤만이라는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태양광선에 격렬히 가열되어 홍해에서는 1년에 최저 3천5백mm의 물이 증발한다. 따라서 홍해의 바닷물은 극단적으로 염분이 진한 것이다.
 

육상에서의 증발률의 차는 더욱 많다. 해양에 비해 지표에 나타나는 물은 적은데다가 온도와 바람의 변화 폭이 크기 때문이다. 즉 증발률이 전연 없는 사막이 있는가 하면 해양과 맞먹는 증발률을 보이는 산림도 있다.
 

강수량의 지역차는 증발량의 차보다 훨씬 크다.
 

강우와 강설의 지역차는 육상에서 불과 수km밖에 안떨어져있는 곳에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하와이의 와이알레알레산에는 평균 매년 1만1천5백mm나 되는 강우가 있는데 24km 떨어진 곳에서는 불과 4백50mm밖에 내리지 않는다.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흐르는 구름이 지형의 영향을 극단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바람이 증발률이 높은 바다쪽에서 육지로 불면, 수분을 머금고 산기슭을 거쳐 위로 불려올라가 냉각되며, 그 결과 바람에 함유되어 있는 수증기가 응결하여 비나 눈이 된다. 그래서 바람이 산의 반대쪽을 내려갈 때에는 수분이 완전히 없어지고 바싹바싹마른 사막의 바람이 된다. 이러한 산의 장벽이 바람과 비에게 주는 효과를 '산악효과'라 한다. 그 이름대로 산악효과는 해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없다.

 

태양방사에너지의 영향
 

이런 불균등한 물의 순환작용은 태양열과 지형, 수륙분포 등에 의하여 좌우되는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태양의 방사에너지이다. 태양은 물의 순환에 있어 증기엔진과 비슷하다. 거대한 수력엔진의 화실이 되는 셈이고 보일러는 해양과 육지이며 응결장치가 차가운 상공의 대기이다.
 

이 거대한 엔진은 천후를 만들고 기후를 결정하고 해양의 흐름에 방향을 바꾸고 계곡을 깎고 삼각주를 만들며 지상의 생명을 유지한다.

 

각 대륙의 물의 수지균형

 

살아 움직이는 물
 

자연수인 해수, 소호수(沼湖水) 그리고 강물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단순한 물인 H₂O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물속에는 지표면에서 용출된 각종 무기물질과 유기물질 그리고 수많은 생물이 살고 있다. 자연수 속에서는 이들 구성요소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물은 적당히 함유된 무기물질과 유기물질을 영양분으로 식물에게 전달하며 그 속에서 많은 생물들의 생명을 보존시켜 준다. 만일 물이 순수한 H₂O라면 그 속에서 거의 모든 생물은 생명을 지탱하기 어렵다. 물이 갖고 있는 각종 성분과 생물들의 세포 및 기관의 등장성(等張性)은 균형있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소금기가 너무 많이 용출된 사해에서는 어떤 생물도 살 수가 없다.
 

물은 생명체를 유지시키면서 또한 각종 노폐물을 수용하여 제거시키는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다.
 

지구가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단지 물은 그 구성요소중의 하나이나 지구가 한 생물권으로서 존재할 때 물은 참으로 많은 역할을 하는 살아 있는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생명체의 집합이며, 생명체를 에워싸고있는 기후를 조정하며 영양물질을 생물체에 전하는 매체이며 또한 생명체의 한 구성성분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탄생은 물에서
 

생명이 언제 어떻게 이 지구상에 나타나게 되었을까 하는 문제는 오랜옛날부터 끊임없이 논의되어 왔다. 많은 생명 발생설중 가장 오래동안 논란이 되어온 것이 자연발생설이었다. 이 설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여 인정을 받았고 로마의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지지를 받아 2천년에 걸쳐 유럽의 정신계를 지배하였다. 즉 자연발생설은 최초에 유사한 생명의 존재가 선행됨이 없이 물질을 초월한 신비적인 활력이 물질내에 존재할 때 물질로 부터 생명체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자연발생설은 많은 논란을 거친후 수많은 또다른 설들이 주장되었으나 근래에는 '오파린'(Oparin, I. A)의 종속영양물에 의한 생명기원설이 지배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오파린은 무기물로 부터 생명체가 발생했다는 관점에서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생각을 그의 저서 '지구상에서의 생명의 기원, 1923'에서 처음 발표했고 그후 '생명-그 본질·기원·발전 1960'을 통하여 더욱 그 이론을 확고히 하였다.
 

그의 생명 기원설은 최초의 유기물질 생성에 관한것 부터 시작한다. 과거에 생체안에서만 만들어진다고 믿었던 유기물질의 생성은 이미 '뵐러'가 1828년 시안산 암모늄에서 비생물적으로 요소를 합성하여 오파린의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생명의 제1단계는 지구의 탄생과 이에 뒤따른 탄수화물의 생성이다. 태초에 우주의 먼지나 가스상 성운의 회전 운동에 의한 소용돌이에 의하여 물질의 농축이 일어났고 이것이 냉각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지구의 대기권에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인 질소, 이들의 반응에 의하여 생겨난 암모니아, 메탄을 비롯한 탄화수소, 수증기 등이 있었고, 지표에는 철, 니켈, 코발트 등의 중금속과 여러가지 원소의 규산염이나 산화물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주의 분광천문학적인 연구방법으로 증명되고 있다.
 

원시시대의 대기권에는 오늘날에 비하여 자외선 등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수증기로 부터 산소와 수소가 유리되고 여기서 생긴 산소는 탄화수소와 반응하여 알데히드류(R$\underline{x}$CHO) 케톤류(R-CO-R′), 알콜류(ROH) 등의 탄화수소 산소유도체가 만들어졌다(R은 탄화수소로 된 기(예, CH₃-등)를 말함). 이외에도 복잡한 유기물질이 능히 생성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유도체가 생성될 수 있게 가능성을 부여한 것은 에너지원으로 자외선과 무성방전이 있었다.

 

원시 해양에서 생성된 원초생물
 

제2단계로 유기물질의 발전이 있었다. 즉 현재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 핵산의 구성단위인 뉴클레오티드, 당류 및 지방 등이 합성되었다. 이들은 화산활동에 의하여 생기는 탄산가스나 황화수소를 내포하고 있던 원시대기중의 성분들인 메탄, 암모니아, 수소, 수증기들과 자외선하에서 또는 무성방전에 의하여 생성되었음이 분명하다. 실험적으로 '밀러'(stanley Lloyd miller)는 1952년에 원시대기의 모델속에서 메탄, 암모니아, 수소 그리고 수증기를 섞은 혼합기체에 여러날 동안 무성방전하여 글리신(CH₂-NH₂-COOH : 가장 구조가 간단한 아미노산) 알라닌(CH₃-CH-NH₂-COOH)등 7가지의 아미노산과 약20여종의 유기물질을 미량이나마 검출하였다.
 

이러한 유기물질의 생성반응은 주로 아직까지 생명이 없던 원시해양에서 이루어졌다. 그 이유로는 해양은 하나의 반응이 촉진되고, 유기물질의 농축화가 가능하고 해수중에 축적되는 무기염류가 촉매작용을 하였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제3단계로 코아서베이트(Coacervate)의 생성이 있었다. 단백질, 핵산, 당, 지방등의 물질이 원시해양에서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들 물질들은 생명과는 거리가 먼것이다.

생명의 특성 즉 물질교대와 자기증식의 기능을 갖춘 구조체가 성립하여야 하는데 이 구조는 환경으로부터 독립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이것을 코아서베이트액적(coacervate drop) 이라고 한다. 이 코아서베이트는 콜로이드의 한 형태인데 물에 친화성이 큰 친수성콜로이드로서 외계와 독립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위의 용액과 대립된 상태로 공존하는 특성을 지닌다. 더우기 코아서베이트는 서로 융화하거나, 주위로부터 물질을 흡수하지만 주위의 액과는 혼합하지 않는 독립상인 것이다.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에 이르는 물질 발전 단계에서 이 코아서베이트의 성립과 발전에 착안한 것이었다. 즉 코아서베이트는 발달하여 서브바이탈계(subvital system)를 성립시키고 이것이 비로소 원시생명체로 성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코아서베이트의 형성은 1967년 마이애미에 있는 분자진화 연구소의 '시드니 팍스'(Sidney Fox)에 의하여 여러가지 단백질을 혼합한 용액으로 부터 확인됨으로써 생명의 기원을 증명하는데 일대 진전을 보였다.
 

이와같이 생명체를 이루는 단계에서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의 공급, 각종 물질의 용이한 접촉과 융화, 그리고 촉매 작용등과 오늘날의 생물체의 구성 성분을 감안할때 대기권 보다는 해양에서 쉽게 실현되었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정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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