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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Ⅲ 한국인이 주의할 점 ▶콘돔은 꼭 ▶면도기 등 공동사용기회 줄여야

전세계적으로 가공할만한 전파속도와 치명성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AIDS. 아직은 극히 적은 수의 환자 보유국인 우리나라는 과연 AIDS에 얼마나 안전한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한국인 중에는 동성 연애자나 마약 중독자가 많지 않다. 또한 전통적인 유교 문화의 영향하에서 성문화가 아직은 그래도 건전한 편이다. 즉 외국에 비해 AIDS가 급격히 확산될 만한 생활문화적 토양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AIDS바이러스의 다양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고 이들에 관한 발병 보고들이 늘어감에 따라 한국이 결코 AIDS의 무풍지대라고만 할 수 없음이 입증되고 있다.

한국인이 AIDS에 걸릴 가능성은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적지않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주한미군의 존재와 빈번한 외국과의 교류. 둘째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접객 업소. 이런것이 AIDS감염의 원천이라고 하겠다.
 

술집에 있는 사람 사진.


동성연애자 1백여쌍

세계적으로 가장 발병율이 높은 미국에서 온 주한미군은 성적으로도 가장 왕성한 젊은 독신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들 중에는 동성 연애자이거나 한번씩의 경험들을 지닌 사람들도 있어 한 국내 AIDS의 주감염원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 AIDS 환자로 알려져 지난 85년 강제 송환된 미국 병사가 있었으며 이 병사와 접촉한 여자 2명이 AIDS양성반응을 나타냈다는 사실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들 미군에 의한 AIDS 전파는 주로 미군을 상대로하는 접객업소 종업원들을 통해서 국내 일반인에게로 향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서울의 이태원, 한남동등에 늘어선 접객업소들의 여종업원및 이른바 게이바라고 불리는 곳의 남성 동성연애자들이 2차적 감염원이 되고 있다. 당국의 감시 소홀을 틈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한 유흥장들이 주요 도시 곳곳에 늘어서게 되었고 이곳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남성 동성 연애자들의 소굴인 게이바는 7~8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 이제는 대구, 광주등 지방도시에서도 성업중이다. 서울의 경우 20여개 게이바가 성업 중인데,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한남동으로 가는 길목에만도 5군데가 넘으며, 종로구 낙원동 명륜동 명보극장 주변에도 산재해 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자주 드나드는 부산의 경우도 7개업소나 있고 대구, 광주 등에 1~2개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출입하는 국내 동성연애자만도 1백여쌍에 이르고 있다는 의학계의 통계를 보면 한국도 결코 AIDS에 대해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대부분 이들 업소를 찾는 외국인도 주한 미군이나 일반 미국인으로 감염의 가능성은 상당히 큰 것으로 이들 업소에 대한 당국의 적절한 단속이 없는 한 AIDS확산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 동성연애자들외에도 일반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관광 접객업소 여종업원들도 주요 감염원. AIDS방역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기간중에 다녀간 외국인을 통하여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크다.

AIDS의 발병때까지의 잠복기가 4개월에서 5년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이 집단에서 AIDS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 더우기 이들 여종업원들이 국내인들을 상대로도 영업을 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통한 확산이 걱정된다. 따라서 국내일반인들은 예외적인 성접촉의 경우 꼭 콘돔을 사용해야 할것이다.

지난 86년 1월에야 전국 접대부에 대한 AIDS 검사 고시를 하는 등 방역대책이 뒤늦은 감이 있다. 한국 역학회에서 지난 85년 11월에 연 세미나의 내용 중 국내 AIDS 전파 경로를 보면 이들 접객업소종업원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즉, 전파 경로의 제1단계는 미군을 통한 한국 접대부(기지촌주변). 2단계는 한국 접대부를 통한 한국 남성 3단계는 한국 남성을 통한 한국 접대부(일반접객업소) 4단계는 일반 남성을 통한 일반 여성 5단계는 일반 여성을 통한 태아 감염으로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약 3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데 지난 86년 발생한 중동 근로자의 경우가 2단계의 케이스였다고 한다.

둘째로 수혈이나 비위생적인 주사기를 통한 감염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사망한 '케냐'거주 교포 윤씨의 감염이 케냐에서의 현지민에 의한 수혈로 인한 것으로 보도되어 보사부는 앞으로 모든 수혈피에 대한 항체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85년 10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는 혈액제제 의약품을 전면 수입금지하겠다는 조처가 취해졌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가 내려지지 전까지 외국에서 들여온 혈액이나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존재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밖에 위생관념이 취약한 지방 보건소, 개인의원등에서 정맥 주사용 바늘을 통한 감염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철저한 검사 체제와 이들 의료원들에 대한 감시 및 자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혈액 뽑는 사진.


같이 쓰는 물건 너무 많아

다음에 한국과 같이 공동 주거 생활에 익숙한 곳에서 흔히 잊기 쉬운 위생관념의 부재로 생기는 감염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AIDS가 사람들간의 성적 접촉뿐만 아니라 공동으로 쓰는 면도기나 칫솔등으로 인해 감염되는 예가 많다고 한다. 이는 AIDS바이러스가 정액은 물론 타액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의학계 보고도 있었지만 AIDS바이러스의 무차별 전염성을 나타내주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의 경우 일반 가정은 물론 공공보건과 관련된 사우나탕, 이발소, 여관등지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같은 면도기를 여러번 사용하도록 방치하고 있어 AIDS 감염의 위험이 큼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14일 보사부가 발표한 'AIDS 예방생활 지침'에 따르면 면도기 등의 공용에 의한 위험은 물론 다음과 같은 경우도 AIDS에 감염될 위험이 있음을 고시하고 있어 생활상의 주의가 특히 요망된다고 하겠다.

즉, 문신을 새기거나 침을 돌려가며 맞는 행위, 귀고리를 달기 위해 귓바퀴에 구멍을 뚫는 일 등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지나쳐 버린 생활 습관에서도 AIDS 감염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침서에 따르면 일반이 염려하는 접촉 중 환자가 사용하는 컵등을 함께 쓰는 것, 담배를 돌려 피우는것, 환자의 침대 사용, 뺨등의 입맞춤, 악수, 환자의 옷 착용, 같은 욕탕이용, 환자 방문, 환자·보균자와 음식을 먹는 것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AIDS 환자 발생 보고에서 보균자와의 악수, 키스 포옹등 가벼운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없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아직까지 AIDS환자의 감염경로가 정확히 밝혀진것이 아니고 보면 가벼운 접촉이라고 해서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도 AIDS에 예외 국가일 수는 없음을 알 수 있다. 동성 연애자들의 특별한 성 행태로 만이 전염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감염경로를 갖고 시시각각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AIDS. 어느 사이엔가 퇴폐 문화도 한자리 차지하게끔 된 한국의 현 상황이 결코 한국을 AIDS 관할 구역에서 제외시킬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특별한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지금, 한국에 더이상의 AIDS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국민 개인마다의 예방 대책을 생활화 하는 것과 정부 차원의 철저한 대책 수립및 그에 따른 실천일 것이다.

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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