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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종 분화시키는 만리장성

유전자 교류 막혀 서로 다른 서식지에 적응

이민족의 약탈을 막기 위해 세워진 중국의 만리장성이 식물유전자의 교류도 방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 베이징대의 구홍야 박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네이처’ 4월 15일자에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식물군은 산맥이나 빙하처럼 자연적 장벽에 의해 지리적으로 격리될 때 종 분화가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인공적 구조물에 의해서도 유전적 구성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베이징에서 70km 떨어진 만리장성 근처 세곳의 서식지에 사는 식물을 조사했다. 두곳은 만리장성에 의해 6백여년 간 지리적으로 격리된 곳으로 높이 6m, 폭 6m의 장벽에 의해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나머지 한곳은 좁은 골짜기로 이곳에 서식하는 식물을 실험의 비교군으로 이용했다. 구 박사는 이들 서식지에서 채취한 6종의 식물 DNA조각 4백16개를 분석해, 이들이 서식지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조사했다.

연구결과, 장벽에 의해 나뉘어진 식물군은 그렇지 않은 식물군에 비해 유전적인 차이가 훨씬 컸다. 이에 대해 미국 미주리식물원의 피터 레이븐 박사는 “이같은 결과는 식물이 장벽의 좌우에서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만리장성이 식물의 수분방식에 따라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혔다.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일어나는 풍매화가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뤄지는 충매화보다 장벽의 좌우에서 더욱더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보였다. 구 박사는“꿀벌은 바람에 비해 만리장성을 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리장성이 식물의 종분화를 유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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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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