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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을 위한 과학공부 요령 물리 원리 이해와 문제풀이 힘써야

유독 흥미가 끌리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라. 물리공부가 갑자기 쉬워질 것이다.

'물리'하면 처음부터 어렵고 딱딱한 과목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어느 학문이 노력없이 저절로 달콤한 성취를 내주겠는가. 모든 자연과학 분야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발달했고 또 현재도 비약적인 진보를 이룩하고 있는 물리학은 앞서 배운 많은 이들의 경우처럼 곱씹어 보면 의외로 재미있는 학문임을 알게 된다.
 

학생들이 실험하는 사진.


자연의 묘미를 맛보자

어떻게 하면 물리공부를 보다 쉽게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고 치밀한 자료정리를 통해 올바른 분석을 하는 일이다. 이러한 안목에서 실험에 임하여 보면 물리적인 숨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역학 실험용 수레 고무줄 기록 테이프를 잘라 자동차가 간 거리와 시간, 속력과 시간의 관계를 얻는 실험이 있다. 여기서 노력을 통하여 유도되어 나온 F=ma의 관계식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또한 실험에서 얻어진 물체에 가해진 힘과 얻어진 가속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운동법칙이 보다 더 확실하게 체득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되풀이되면 될수록 탐구능력은 배양된다.

다음에 문제풀이를 착실히 하는데 게을러서는 안된다. 물론 실험을 통해서 물리적인 사실이 확인되었을 터이지만 문제풀이를 하면 할수록 그 내용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재차 확인되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구체화된 건축물이 머리속에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모든 것이 그렇게 쉽사리 자신을 만족시켜 주리라고 성급하게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마치 뜨거운 목욕탕 속에 처음부터 첨벙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뜨거움을 참으면서 서서히 들어가야만 처음에 느꼈던 뜨거움이 가시는 것같이, 물리공부도 어려움을 참고 자꾸만 생각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리학의 세계에 잠겨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로 원리들끼리를 연계시키고 의미를 부여해 물리적인 눈을 통하여 제반현상을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예를들면 용수철 추 스탠드 자 등의 간단한 기구를 이용하여, 추의 위치 에너지 감소량이 용수철의 탄성에너지로 변환되며 그 절대값이 동일함을 실험으로 입증할 수 있다. 여기서 역학적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큰 수확을 얻음으로써 우리는 정말로 물리적인 냄새에 매료되리라.

물의 굴절률이란 묘약 때문에 물 속 깊이는 ¾으로만 보인다는 것 또한 자연의 묘미이다. 그 ¼의 깊이는 결코 보여지지 않으니 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뿐만 아니라 기적을 울리면서 저 멀리서 직선 코스의 레일 위로 달려오는 기차의 기적소리는 기차가 내는 진동수 이상의 것으로만 들리게 되는 것도 상대적인 운동에서 연유되는 도플러 효과 때문이니 물리적인 색깔은 정말로 다채롭다 하겠다. 물리 공부란 것은 정말로 이러한 묘미를 맛보면서 내일을 향하여 노력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재미붙일 계기를 잡아야

셋째로 우리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총 동원하여 수업내용에 빠져들자. 이것 또한 매우 중요한 요령이다. 어느 학생의 말을 들어 보면 선생님의 음성 몸짓 표정 손끝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의 묘사 전체에 모든 신경을 기울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시간에 설명된 물리적 현상이 생생하게 살아나 이해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수업 중간중간에 양념이 되는 이야기로 학생들의 시선을 모으곤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앞에서 뒤로 이어지는 이음새를 정확히 잡게해 전체가 드러나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이음새로 연결하는 힘이 강화되면 그만큼 자신이 서게 되고 상호연계성을 동원할 때 문제해결도 한 수 앞서게 되는 것이다. 원리에 대한 참다운 이해와 문제풀이를 통하여 물리학의 고운 음성을 듣고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할 때까지 정신집중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나간 상황을 자꾸만 되풀이 해 항상 내 몸 가까이에서 떠나지 않게 해 두는 것도 명심하자.

넷째로 공부해 나가다가 어느 한 곳에 유독 관심이 끌리고 흥미가 생길 때는 그 분야를 훨씬 넓고 깊게 파헤쳐 보는 것도 멋진 동기가 된다. 그 시점을 계기로 해서 전력으로 밀어부치면 처음에는 전혀 예측도 못했던 가속도가 붙게되어 판도가 확연히 바뀌게 된다. 몇 년전 '전자기 유도'수업을 할 때의 일이다. '렌츠(Lenz)의 법칙'의 이해에 마음이 쏙 들었다는 학생이 찾아왔다. 당시 전자유도 전류는 가해진 운동과 정반대의 운동을 도선에 일으키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이 법칙을 청개구리에 관한 우리 속담에 빗대어 설명했었다. 이 학생은 '렌츠'와 청개구리의 이야기를 계기로 물리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자신감도 갖게 되어 물리공부를 잘 하게 되었다. 특히 그는 전자분야에 흥미를 갖게되어 그 해 전자과에 진학하더니 올해 수석졸업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다시말해서 어느 한 분야에 마음이 끌리게 되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보도록 하자. 정말로 놀랄 사람은 바로 자기자신임을 알게 될 것이다. 즉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가 진리이듯이 꾸준한 노력을 경주하는 자만이 이같은 전기를 잡게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문제풀이의 중요성

끝으로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다음 얘기를 명심하여 주기 바란다. 우선 온 정신을 한 곳에다 집중시켜 그곳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치 권투선수가 기회가 올 때 이를 놓치지않고 KO주먹을 휘둘러 결판내듯이 물리내용을 이해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또 한 게임의 경기를 위하여 피눈물 나는 훈련에 지칠 겨를도 없이 맹 훈련을 하는 운동선수처럼 물리공부도 잠시도 놓지 말고 언제고 머리 속에 담고 다니기를 바란다.

문제풀이 경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그 굴에 들어가란 말처럼 문제연습은 피상적인 이해의 헛점을 극복하고 본질적인 이해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다. 누구보다도 많은 문제를 풀어본 사람일수록 '물리적인 체력'이 굳게 다져질 것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게 할 때 높은 산봉우리에 서서 발 아래 전개되는 정경을 내려다 보듯이 물리의 봉우리에 서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시간은 걸릴 지 몰라도 끓는 물 속에 넣고 삶으면 언젠가는 익기 마련이다. 부단히 원리를 이해하려 힘쓰고 문제풀이를 해 나간다면 어느 누구나 물리의 언덕 위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물리공부를 시작하려는 모든 학생들은 희망을 가지고 정진하길 바란다.

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조정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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