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의 도시폭발은 가난과 함께 자연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멕시코 시티에는 3천만의 인구가, 도쿄와 상 파울로에는 2천6백만이상의 인구가 거주할 것이다. 이 극적인 수치는 2천년대를 대비한 유엔의 통계자료에 나와 있는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금세기 말 무렵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시골 사람들 보다 도시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또 서울을 포함한 발전도상국의 18개 도시가 각기 1천만 이상의 인구를 갖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도시화는 하나의 세계적 현상이 된 것이다.
고대의 도시는 철학과 과학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현대의 도시들은 인근지역과 세계 도처에서 수입한 막대한 양의 자원 식량 에너지를 탐욕스럽게 소비하는 소비문명의 중심지이다. 현재 세계적인 도시화와 함께 새로운 농지 목장 목재 광물자원 등을 찾는 끈질긴 노력이 기울여져 처녀지로 남아있던 아마존 파타고니아 남부 네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지아의 일부가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도시 생태계'가 중요한 생태계로 주목받게 된 것은 이처럼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도시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삶의 신기루
제3세계의 도시화는 특히 급속하다. 이곳 도시의 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5~7%로 매 15년마다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났다. 그 결과 1920년에서 1980년 사이에 제 3세계의 농촌인구가 두 배로 된 데 대해 도시인구는 1억에서 거의 10억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선진국의 도시 내부의 환경문제가 무색할 정도로 제3세계에서 버섯처럼 자라나는 도시문제는 심각하다.
보다 나은 삶이라는 신기루를 찾아 농촌과 시골을 버리고 몰려든 사람들로 제 3세계 도시들은 넘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도시의 대부분에서 절반 가까운 주민들은 빈민가의 판자촌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서 식수 공급, 하수도 설비, 쓰레기 수거, 질병 예방 조치, 기초 의료 설비 등은 단지 꿈일 뿐이다. 매일의 현실은 장티푸스 이질 식중독 영양부족으로 둘러싸인 비좁은 생활이다. 빈민가와 판자촌에서도 방 한 칸을 못얻는 사람들은 거리와 공공 장소로 집을 삼을 수 밖에 없다. 봄베이에서는 10만명 이상이 길거리에서 잠을 잔다. 조금 운이 좋은 사람은 캘커타에서처럼 방 하나에 여섯 사람이 시간별로 침대를 임대한다. 많은 제3세계의 도시에는 산업체가 몰려있다. 중공 인도 멕시코 브라질 한국은 대표적 예이다. 그런데 이곳들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할 수 있는 공해문제가 있다. 20개 정도의 중공의 공업도시에서는 구식의 용광로와 보일러에 석탄을 땐다. 게다가 천연 석탄을 떼는 수백만구의 가정용 난방기구를 쓰기 때문에 대기오염은 놀랄만치 심하다. 주로 이 이유 때문에 중공 전국의 도시에서 폐암 사망률은 국가 평균의 4배~7배에 달한다.
특히 위험한 수은이 방콕 봄베이 마나구아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 부근의 강만 호수로 배출돼 왔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대부분에서 공업단지 주변의 하천에는 고농도의 중금속이 축적돼 있다는 보고들이 최근 나오고 있다.
선진국·다국적 기업의 '공해 수출'도 제3세계 도시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마나구아' 에서의 수은 중독 사건은 단적인 예이다. 니카라구아 정부는 지난 80년 '엘페사' 하는 다국적 기업이 '마나구아' 호스에 수은을 내버려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이 호수는 일부 도시에 식수와 생선을 공급해 왔던 것이다.
자연을 혹사하는 도시
도시는 생산과 소비의 중심지인 만큼 많은 양의 화석연료 토지 상품 원재료를 필요로 한다. 그렇게 때문에 도시는 자원파괴의 중심지이기도 한 것이다. 예컨대 도시에서 사용하고 난 물이 호수나 바다로 되돌려질 때 질은 형편없이 떨어진다. 도시는 주변을 황폐화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도시가 땔나무를 필요로 할 때 전에 그것을 쓰던 마을에의 공급은 중단된다. 나아가 이것은 삼림벌채와 그에 따른 토양 침식을 촉발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토양 침식은 농부로 하여금 농토를 떠나 도시로 이주할 계기를 부여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는 도시는 댐을 건설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농경지를 침수시키거나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하게 된다.
도시의 폐기물을 물로 씻어버린다는 것은 또한 어업에 타격을 준다. 공해가 강에서 어업을 하는 수백만의 인도 어부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후글리강'의 오염된 지류에서는 깨끗한 곳의 1/6밖에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이다. 말레이지아에서는 많은 강과 호수의 어부들이 공해 때문에 생계수단을 잃었다. 연안 어부들도 산업폐기물과 기름이 해안에 침입해 들어오자 도태되었다.
제3세계의 급속히 성장하는 도시들은 에너지와 맑은 공기 그리고 물을 값싸게 제공하는 자연의 능력을 지나치게 혹사하고 있다. 가장 불행한 것은 도시 빈민들은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도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폭주하는 도시 팽창은 또한 많은 도시 주변의 기름진 농경지를 갉아 먹어 들어간다. 이집트의 가장 비옥한 경지의 10% 이상이 지난 30년 동안 도시에 흡수됐다. 이 중 상당부분은 불법적인 정주나 토지 분양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도시 안의 가장 좋은 입지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1900년 이래로 인도의 델리와 뉴델리를 포함하는 도시 지역은 거의 13배로 늘어났다. 그러는 사이에 주변의 농촌지역과 1백개 이상의 촌락이 사라져버렸다. 무분별한 도시 성장은 또한 도시 거주자의 스포츠와 레크레이션에 필요한 자연 경관을 훼손시킨다. 이들 준(準) 교외 지역의 많은 곳은 눈에 보이는 경제적 기능은 없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손실은 예컨대 해수욕장이 처리 안한 하수의 배출로 상실되었다고 할 때 후손은 말할 것도 없고 저소득층의 몇 안되는 레크레이션 장소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