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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이론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수면은 세균의 세포벽에 있는 물질(SPU)때문

몸이 아플때 잠을 많이 자는 것, 잠을 잘자면 몸이 경쾌한 것은 모두 잠이 세균과 관련되었기 때문이다.

'수면은 인체의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한 과정이다'라는 흥미있는 설이 미국에서 나왔다.' 잠을 잘자는 아이는 잘 자란다'가 아니라 '잠을 잘 자는 아이는 세균 감염에 강하다'는 것이다.

아침의 첫 오줌에서 발견

어떤 내용인지를 알기위해서는 '수면물질'에 대해 얘기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

'인간이나 동물이 잠을자는것은 신체 속에서 잠을 자게 하는 특수한 물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라는 발상이 20세기 초에 제기된 이래 각국의 수면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수면물질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큰 테마였다. 그 목적은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수면물질을 순수한 상태로 끄집어내 그 구조를 밝히는 것이마 그보다 먼저 알아야할 것도 있다. 수면물질을 발견함으로써 '왜 잠을 자는가, 수면이란 무엇인가'라는 수면에 관한 본질적인 의문을 푸는 열쇠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면유발인자, 수면촉진물질등으로 부르는 수면물질이 몇가지 발견되었다.
일본 토쿄대학이 발견해낸 수면촉진 물질 SPS도 그중의 하나다.
그러나 여기서 얘기하려는 것은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SPU라는 수면 물질이다.
이 SPU는 요성(尿性)수면촉친인자라는 용어로도 알수 있듯이 사람의 오줌속에서 발견되었다.

"인간이 하루밤 깊이 자는데는 그에 알맞은 수면물질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물질은 자고 일어난 아침의 첫 오줌속에 섞여 배설되는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생각한 연구그룹은 4.5t이나 되는 아침첫오줌을 모아 분석한 결과 예상대로의 유효성분을 찾아냈다. 그래서 Urine(尿)의 첫 글자를 따서 SPU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면 SPU의 화학구도는 어떻게 되어 있는가' 이것이 연구 그룹의 다음 과제다. 이 그룹의 리더는 '제임즈 M.크루거'박사다.
인간의 오줌에서 어떤 특정한 물질을 뽑아내 그것을 정제하여 구도를 결정하려는 것이므로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그것을 해냈다. SPU의 정체는 'N-아세틸글루코사밀-N아세틸안하이드롬라밀-알라닌-글루타밀-디아미노피메릴-알라닌'이라는 긴 이름의 물질이었다.

이것을 알아낸 연구팀은 모두 놀랬다. 이 물질은 '무라밀펩티드'라는 펩티드(복수의 아미노산이 펩티드 결합으로 이어진것) 의 일종으로 세균의 세포벽에 존재하는 '펩티드글리칸'이라는 물질의 구성요소였다.

예를들어 설명하면 대장균의 세포벽을 만들고 있는 펩티드글리칸이라는 거대한 분자를 블록울타리라한다면 이 물질(무라밀펩티드)은 울타리를 구성하는 블록에 해당되는 물질인 것이다. 즉 세균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물질이 수면 물질로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 'SPU는 뇌에서 생산되는것이 아니고 장내 세균의 것이 아닌가'라거나 '원료인 오줌이 부패했던것은 아닌가'하는 험담까지 있었다.
그러나 '크루거' 박사팀은 후퇴하지 않았다. 무라밀 펩티드계의 수면물질이 있었다는것을 확신하고 다음 단계인 '수면의 면역학설'로 진전해 갔다.


정상적인 야간수면은 각성상태에서 뇌가 서서히 잠이 들었다가 깨었다가 하는 제 1단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제2~4단계로 깊은 잠으로 이행하였다가 다음에는 이 사이클을 역행한다. 그러나 제1단계에서 잠이 깨는것이 아니고 급속안구 운동수면, 소위 렘 수면이란느 단계를 거쳐 수면사이클은 반복지속 된다.
 

면역기능은 잠으로 증진된다.

그 리포트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정리해 보자.

'크루거 박사팀은 인간의 오줌에서 수면물질 SPU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그 정체는 N-아세틸글루코사밀-N…이라는 긴이름의 무라밀펩티드였다.''무라밀 펩티드는 세균의 세포벽을 만드는 펩티드글리칸 이라는 물질의 재료로 알려져있었다'

이상이 요약한 내용인데 또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무리밀 펩티드는 면역증강 작용과 발열작용을 가진 물질'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크루거 박사팀은 '뇌 속의 발열물질로 면역증진작용이 있는 것에는 수면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는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실로 독특한 발상이었다. 보통은 잠이들면 체온이 떨어진다. 그런데 발열물질이 수면을 촉진한다고 생각했을 때 많은 수면연구학자들은 놀라거나 의문을 가졌다.
크루거박사팀은 그런 비판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인터류카인Ⅰ'로 동물실험을 해보았다. '인터류카인Ⅰ'은 포유동물의 뇌 속에 있는 단백질로 면역세포에서 분비되어 면역반응을 진전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토끼의 뇌 속에 인터류카인Ⅰ을 주입하자 체온이 오름과 함께 분명히 최면 효과가 나타났다. 뇌는 활동하고 있고 몸만의 잠이라는 렘(REM) 수면에 비해 뇌파가 느리고 긴 뇌의 잠이라는 논렘(NON-REM)수면의 양이 늘었다. 그리고 무라밀 펩티드보다 극적으로 잘 들었다.

결과를 본 크루거킴은 '무라밀 펩티드가 뇌의 신경세포에 인터류카인Ⅰ을 만들게하여 그것이 잠을 촉진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논렘 수면은 면역증감 과정이다'라는 발상에 이르게 되었다. 다시 정리해 보면 인터류카인Ⅰ은 수면물질임과 동시에 원래 면역증진 물질이다. 그러므로 수면 촉진물질의 작용으로 잠이 들어 있을 동안은 면역이 증감되고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즉 잠을 잔다는 것은 면역기능을 돕게 된다는 설이다.


정상적인 야간수면은 각성상태에서 뇌가 서서히 잠이 들었다가 깨었다가 하는 제 1단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제2~4단계로 깊은 잠으로 이행하였다가 다음에는 이 사이클을 역행한다. 그러나 제1단계에서 잠이 깨는것이 아니고 급속안구 운동수면, 소위 렘 수면이란느 단계를 거쳐 수면사이클은 반복지속 된다.
 

건강을 위해서는 충분한 잠을

무라밀펩티드는 인간이 자신의 체내에서 만들수가 없는 물질로 세균의 힘을 빌수 밖에 없다. 그래서 크루거박사팀의 설은 다음으로 이어진다.
'포유동물은 체내의 세균이 만드는 무라밀 펩티드를 뇌속에 저장하고 있다가 수면을 촉진하는데 쓰고 있다. 감염증에 걸리거나 열이 날때 수면량이 느는것은 역기능을 늘려 자신을 고치기 위해 열심히 자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설명이다.

이것은 '감기가 들거나 하여 상태가 나쁠 때는 뭐니뭐니 해도 잠을자야 한다'고 옛날부터 알려져 있는 말을 과학적으로 정확하다고 설명된다.
크루거박사팀은 더 나아가'노년이 되어 면역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체내에 있는 세균의 종류나 양이 변하기 때문에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다. 노년의 수면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체내 세균의 양이 줄어 충분히 잠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면역력도 떨어져 병에대한 저항력도 약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발상이 최초로 공개된 것은 지난 84년 여름이었는데 모두가 '수면이론의 코페르니쿠스적전환'이라며놀랬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85년 여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수면연구학회에서는 항암작용을 하는 인터페론이나 세균독인 리피드A라는 물질에도 수면촉진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되었다.

'감염증에 걸리거나 열이 날때 사람(또는 동물)은 세균이 가지고 있는 이물로 자신을 치료하기위해 깊은 잠을자는 것이다'라는 수면의 면역학설이 더욱 확고해져 자신을 가진 연구팀은 지금도 그 연구에 정진중이다.
수면을 연구하고 있는 다른 많은 학자들도 수면촉진물질을 분리하여 그것을 정제하기 위해 열심인데 그 전망은 아직 미지수다.
그러는 동안에 무라밀펩티드라는 수면촉진물질이 발견된것은 상황을 진일보시켜 이 방면에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특히 수면과 면역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므로 '수면이란 무엇인가'라는 수면의 정의를 내리는데도 기대가 되는 연구일 것 같다.

'건강하게 살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는 오랜 속설이 설득력있는 새 학설로 증명되어 가는 것 같다.

198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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