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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내시경

"위암치료에서 담석제거 수술까지"

조기위암 담석증 등의 치료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는 내시경은 의학분야는 물론, 공업용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인체내부를 들여다 보는 기구

내시경(內視鏡)은 한마디로 안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은 의학용으로 쓰이는 기구에만 국한돼 이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육안으로 불 수 없는 인체내부를 내시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암같은 난치병의 치료도 가능하다.
요즘은 의료기관의 내시경활용이 보편화되어 웬만한 병원이면 진료장비로서 각종 내시경을 구비하고 있으며 일반사람들 중에도 종합건강진단을 받는 과정에서 내시경검사를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시경은 특히 위장검사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소화가 잘 안된다든지 배가 아프다든지 하는 사람들이 병원을 찾게 되면 대개 위장X선검사와함께 내시경검사를 의사로부터 권유받게 된다.

위장내부를 들여다 보는 위 내시경검사는 어떻게 생각하면 복잡하고 검진을 받는 사람에게 큰 고통을 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유연성이 있는 가느다란 관이 위내부에 들어가고 그다음 의사는 바깥쪽에 부착된 렌즈를통해 내부의 병변여부를 주의깊게 관찰하는데 그 검사시간도 5분 남짓하다. 그리고 뱃속으로 들어갈 때 단지 이물감(굵은 국수가락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으로 인한 불쾌감을 느낄 정도지 통증은 별로 없다.

이제 내시경검사 하면 위장질환진단의 가장 보편화된 검사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의학적 응용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산업적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며 그 기기의 성능 및 진료 기술도 날로 첨단화돼가고 있다.
최근들어서 이렇게 보편화된 내시경이지만 본격적인 의학적 활용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가 않다. 19세기부터 여러 사람들에 의해 인체의 내부(위,식도,자궁)를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행해지기는 했지만 요즘과 같은 발전된 수준의 내시경기기가 등장해 의학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후부터이다.

내시경(endoscope)이라는 용어는 희랍어로 어원을 따지면 'within+to examine'의 의미로 말그대로 안을 검사하는 기구란 뜻이 된다. 구부릴 수 있는 연성내시경(fiberscope)이 나오기 전에 경성내시경(rigidscope)만이 있었을 무렵에는 이를 직달경(直達鏡)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으나 요즘에는 내시경이라는 호칭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
 

내시경의 유래와 발달과정

기록상 인체에 내시경검사를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은 독일의 '보찌니'(1806년)로서 촛불을 이용하여 자궁 또는 직장을 검사하고 수술해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를 한 노력은 가상했지만 성공은 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식도나 위를 관찰하려는 내시경검사를 시행한 사람은 독일의 '쿠스마울'(Kussmaul)을 효시로 꼽는다. 그는 프랑스의 '데조르모'(Desormeaux)가 고안해서 내시경검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내시경광원장치를 이용해 처음으로 식도암의 관찰에 성공했다.

'데조르모'가 개발한 획기적인 광원장치(인체내부는 어둡기 때문에 반드시 광원장치가 있어야만 관찰이 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은 고작 알콜과 테레빈유를 혼합한 액체를 연소해서 발생시킨 빛을 이용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잡하다는 느낌마저 들지만 전기가 발견되지 않은 그 당시에는 높이 평가할만한 것이었다.

'쿠스마울'은 이러한 광원장치를 이용해 식도암의 관찰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위경(胃鏡)을 위내부에 삽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광원이 위내부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해 위내부를 관찰하는데 실패했다.
아뭏든 위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든 없었든 간에 위경을 위 안에까지 넣은데 성공했다는 사실로 인해 그의 업적은 지금도 높이 평가할만한 것이 되고 있다. 위경삽입은 19세기 당시에는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던 것이다.

'쿠스마울'은 위경삽입의 아이디어를 당시 유럽에서 인기있는 흥행업으로 유행하고 있었던 검탄사(劍呑師)의 칼을 삼키는 광경에서 얻어냈다. 검탄사는 머리와 목의 위치를 잘 조정해서 칼을 식도로 집어넣고는 했는데 '쿠스마울'은 장검 대신 금속파이프도 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직경 13mm의 긴 파이프를 만들어 검탄사에 삼킬 것을 부탁해 이를 삼키게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조명장치가 미흡해 위내부를 관찰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쿠스마울'의 실험으로 위내부까지 파이프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지만 내부를 밝힐 수 있는 조명장치가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얼마후에 에디슨에 의해 전구가 개발되면서부터 내시경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갔다. 1932년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용적인 내시경이 '신들러'(Schindler)에 의해 제작됐고 1948년에는 생체조직검사도 함께 할 수 있는 위내시경이 '베네틱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또 비슷한 시기에 관찰내용을 촬영할 수 있는 위카메라도 '헨닝'에 의해 개발됐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경성내시경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해 검사를 받는 사람은 딱딱한 금속이 위내부로 헤집고 들어올 때 상당한 고통을 맛보아야만 했다.

60년대들어 광섬유의 개발과 더불어 내시경은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여러 의학자 및 의공학자들에 의해 국수가락처럼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연성내시경이 제작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위장 기관지 대장 등을 연성내시경을 이용, 정밀하게 의사가 눈으로 직접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관의 굵기도 점점 가늘어져 환자에게 주는 고통도 크게 경감됐다.

그렇다고 해서 경성내시경이 쓸모가 없게 된 것은 아니다. 입이나 항문 기관지 등 곡선으로 이어진 장기를 진단하는데는 연성내시경이 편리하게 사용됐지만 관절이나 방광 신장 등 독립된 장기를 관찰하는데는 경성내시경이 더 효과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즈음은 진단부위에 따라 고도로 발달된 연성 및 경성내시경이 선택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져 질병의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널리 응용되고 있으며 레이저기기 등 첨단장비를 병용해 난치병치료 및 각종 지혈요법의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의학적 이용의 차원을 넘어 산업적인 응용도 확대되고 있다. 또 단순히 육안으로 관찰하거나 조직검사를 하고 사진촬영하는 수준을 넘어서 내시경끝에 비디오카메라를 부착, 이를 컴퓨터에 연결시켜 움직이는 영상으로 관찰결과를 볼 수 있는 전자내시경까지 출현하고 있다.


내시경의 내부구조
 

내시경의 특성과 구조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연성내시경은 외장이 특수세라믹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는 광섬유와 보통의 3개의 가느다란 관(channel)으로 채워져 있다. 굵기는 보통 10mm 안팎이다.
연성내시경은 광섬유로 돼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으며 빛을 그대로 전달하는 광섬유의 특성으로 구부러진 상태에서도 내부에서 관찰된 상(像)을 외부에서 정확히 볼 수 있다.

연성내시경은 끝부분에 광원장치가 부착돼 있으며 대물렌즈가 달려있다. 따라서 외부의 전원장치에 연결하면 위장 등 내부 장기를 밝게 비춰주며 이로 인해 대물렌즈를 통해 전달되는 상을 외부에서 접안렌즈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또 접안렌즈부분에 카메라를 부착, 기억해둘 상은 사진촬영을 하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길다란 내시경의 내부에는 3개의 채널이 있다. 가장 큰 채널은 보통 조직검사채널로 불리며 조직을 조금 떼어내 검사를 하거나 그 사이로 레이저광선을 조사(照射)해 병변을 치료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이 조직검사채널로는 길고 가느다란 철사를 집어넣어 조직을 채취하는데 철사끝에는 조그마한 가위형태의 집게가 달려 있다.

나머지 2개의 채널은 물이나 공기를 주입하는 곳이다. 내시경이 위장 등의 인체내부로 들어가게 되면 끝부분에 이물질이 묻게 되는데 이 채널을 통해 물을 주입, 끝부분을 세척하며 오그라든 상태의 장기의 검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공기를 넣어 위장등을 부풀게 한다.

이러한 검사과정은 예상외로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조직을 조금 떼어내는 검사까지 병행할 경우 보통 5~10분정도가 걸린다. 의사는 직접 눈으로 관찰하면서 병변부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위가 있으면 조직을 떼어내 조직생검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조직 채취채널을 통해 레이저광선을 조사하는 등 여러가지 내시경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경성내시경은 광섬유가 들어 있지 않고 여러개의 오목렌즈와 볼록렌즈가 관속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구부릴 수가 없다. 연성내시경과 비슷하게 렌즈의 바깥부분에는 2개의 채널이 있는데 하나는 광원용이고 또 하나는 조직채취용채널이다.
경성내시경도 연성내시경과 비슷한 원리로 조작이 되지만 마음대로 구부릴 수 없어 진단부위가 자연 좁기 때문에 일단 진단 및 치료를 하려면 우선 X선촬영이나 초음파검사 등으로 정확한 이상부위를 발견해낸 다음에 시행해야 한다.

따라서 이 내시경은 관절이나 방광 신장 복강 등에 많이 활용되며 내시경을 삽입시키기 위해서는 피부를 조금 절개해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어야 한다. 그러나 내시경의 굵기가 보통 7mm정도여서 국소마취만으로 절개가 가능한 경우가 많고 환자에게 별다른 고통을 주지는 않는다.

경성내시경은 방광암 등의 방광질환, 신장결석 등 신장 및 요로질환, 관절질환, 여성불임시술 및 불임증치료, 난자채취 등의 진단 및 치료분야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 내시경도 연성과 마찬가지로 레이저기기등과 연결해 고도의 치료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경성내시경과 체내에 삽입한 모습
 

의학분야별 내시경의 활용

이러한 내시경기기의 발달로 과거에는 외과적인 수술에 의존해야 했던 질병들이 내과적인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게 됐으며 환자를 수술의 공포와 고통에서 어느 정도 해방시켜주고 있다.

□위장내시경의 활용

내시경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아무래도 위장질환분야이다. 위와 십이지장등의 질병유무를 판별하는데는 내시경보다 효과적이고 편리한 기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위장의 경우는 대개 먼저 X선촬영으로 전체적인 이상부위를 밝혀내고 내시경을 삽입해 그 부위만을 정밀진단하는 X선-내시경 병행진단방법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X선촬영결과 이상부위가 밝혀지면 의사는 환자에게 가벼운 목마취제를 먹게 한 다음 내시경을 집어넣어 육안으로 직접 그 부위를 집중관찰한다. 이렇게 하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위염, 위기생충, 위출혈 등을 정확하게 발견해낼 수 있으며 위암 등이 의심되는 부분에서는 집게로 조직을 조금 채취해서 조직생검을 통해 암성(癌性)여부를 가려낼 수도 있다.

위장내시경검사는 마치 위내부를 손바닥보듯이 훤히 볼 수 있어 진단의 정확도가 높으며 조직검사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한 질병이면 거의 1백%확진이 가능하다.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적인 차원에서도 내시경의 성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내시경적 치료가 가능한 질병은 식도정맥류(식도정맥핏줄이 덩어리진 상태)로 인한 출혈, 위출혈, 조기위암 및 위궤양, 위폴립 등이 있다.
식도정맥류 출혈에는 위내시경을 통해 경화제를 출혈부위에 투여, 경화시켜 출혈을 멎게 하는 치료방법을 주로 쓰고 있다. 위출혈인 경우에는 레이저광을 이용, 레이저광의 양을 적당히 조사해 피를 응고시켜 지혈을 시키는 치료를 시도하고 있으며 조기위암이나 위폴립 등에는 강한 레이저광을 순간적으로 조사시켜 조직을 기화(氣化)시켜버린다.

이때 레이저는 일반적으로 의학용으로 쓰이는 아르곤(Ar)레이저 탄산가스(CO₂)레이저 야그(YAG)레이저 등 3가지 종류중에서 아르곤레이저와 야그레이저가 사용된다. 탄산가스레이저는 유연성관을 통과할 수 없어 위장내시경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많이 쓰이는 비가시광선인 야그레이저는 조직침투력이 강해 짧은 시간에 조직을 기화시킬 수 있어 종괴제거 등에 많이 활용된다. 또 저광선으로 조사하면 조직을 응고시키는 지혈효과도 크다. 그러나 레이저기기는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천공이나 출혈의 위험이 따르므로 숙련된 사람이 다루어야만 한다.

이밖에 내시경을 통한 전기응고법으로 궤양이나 미란성(靡爛性) 위염 등으로 인한 출혈 등을 치유할 수가 있다. 전류를 통하게 해서 출혈부위의 온도를 섭씨1백40~1백50도 정도로 높여주면 지혈이 된다.

□기관지내시경의 활용.

기관지경(기관지내시경)으로는 연성 및 경성내시경 모두가 사용된다. 기관지경은 기관지나 인후두, 폐의 질병진단에 주로 쓰이며 기도내 이물질의 제거, 기관지분비물의 흡인, 기관지폐포세척, 각혈, 기관지확장, 조기폐암 등에 치료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레이저병행치료도 가능, 기도폐쇄, 종양, 폐암 등을 치료하고 제거하는데 부분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기관지경은 연성과 경성 모두 사용되므로 탄산가스레이저 아르곤레이저 야그레이저 등을 경우에 따라 선택적으로 모두 적용할 수가 있다.

또 위장내시경과 마찬가지로 조직검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폐암 등의 조기발견에도 긴요하게 활용된다. 이와 함께 전기치료도 가능, 기도가 폐쇄됐을 때는 국소마취한 상태에서 전기적인 방법으로 이를 치료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진행된 폐암의 보조요법이나 조기폐암의 치료에도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관절내시경의 활용

관절경(관절내시경)은 경성내시경으로 주로 정형외과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주로 무릎관절의 퇴행성관절염 및 류머티스관절염의 진단 및 치료에 적용된다.

관절부위를 내시경으로 진단하려면 아무래도 외부에서는 불가능하므로 무릎부위를 조금 절개해 구멍을 뚫은 다음 내시경을 삽입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는 국소마취나 경우에 따라서는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관절경을 통해서는 관절내 연골부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액막과 활액의 상태를 정확히 검진해낼 수 있으며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후크(hook)와 바늘을 통해 조직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또 관절경 사이로 간단한 수술기구를 삽입해 내시경적 수술도 할 수 있다. 이는 외과적으로 크게 절개하지 않아도 되므로 수술이 간편하며 환자의 고통도 훨씬 적다.

이 내시경은 주로 류머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 활액막조직검사, 활액막절제술, 관절내 이물질제거 등의 진단 및 치료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 지금까지는 관절경이 주로 무릎관절에만 사용돼왔으나 내시경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점차 어깨관절 엉덩이관절 발목관절 팔꿈치관절 손마디관절 등에까지 적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복강내시경의 활용

복강경(복강내시경)은 산부인과분야에서 활용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복부에 조그만 구멍을 뚫고 자궁이나 복강내부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복강경은 필수적인 의료기기로 쓰이고 있다. 복강경을 통한 수술을 해야 될 때는 보통 조그만 구멍을 2개 뚫고 하나는 관찰용, 하나는 수술용으로 사용한다.

또한 질을 통해 질 및 자궁의 이상을 진료할 때도 보편적으로 복강경을 이용하고있다. 최근에 와서 복강경은 진단보다도 치료에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복강경은 수많은 골반내 질환의 진단정확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난관불임술, 복강내이물질 제거, 난관성형술, 자궁외임신치료, 자궁내막증치료, 시험관아기를 위한 난자의 채취 등 다각적인 면에서 치료적인 분야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술적인 복강경이용 중에서 현재 가장 많이 응용되고 있는 것이 여성불임수술이다. 복강경을 통해 난관을 소각하거나 특수한 링 및 여러가지 모양의 클립을 난관에 끼우는 방법으로 여성불임수술을 시행하고있다. 이러한 불임수술은 피임효과가 거의 1백%에 가까우며 시술받은 후 2~3시간이면 귀가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술이 간단하다.

또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도 복강내의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며 나팔관폐쇄 및 난소주위유착으로 인한 불임증을 치료하는데도 큰 성과를 보고 있다. 이 방법은 복강경을 통해 폐쇄된 난관부위를 전기소각하거나 좁아진 난관부위에 간단한 수술기구를 넣어 난관을 넓히는 방법이다.
자궁외임신도 초기에 발견하면 임신부위를 복강경을 통해 전기소각하고 절제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다소 위험성이 있으므로 언제나 개복수술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놓은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

자궁내에 염증이 생긴 자궁내막증은 복강경을 이용하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용이하게 할 수 있으며 치료비용도 비교적 적게 든다. 시술방법은 복강경을 통한 전기소각·절제·흡인 등의 방법이 주로 응용돼 왔는데 최근에는 레이저치료법이 도입돼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 경우는 탄산가스레이저를 사용한다.

한편 시험관아기시술을 위해 난자를 채취해야 하는 경우도 복강경을 통해 간단하게 난자를 채취한다. 예전에는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개복수술을 했으나 요즘에는 개복수술은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비뇨내시경의 활용

비뇨내시경은 비뇨기과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비뇨내시경은 경성내시경으로 비교적 종류가 많은 편으로 방광요도경 요관경 신우경 등이 있다.

방광요도경은 요도협착, 요도내 이물질제거, 요도종물 요도판막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방광종양 방광결석 등에, 요관경은 요관결석 요관협착 요관종양 등에, 신우경은 신장결석 신우종물 등에 사용된다.

종전에는 이러한 비뇨기과질환을 수술로 치료했지만 내시경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점차 내시경적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또 다른 내시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직검사도 가능하므로 방광암들의 조기발견에도 유효하게 쓰이고 있다. 이 방광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야그레이저 등으로 간단히 기화시켜 제거, 완치시킬 수 있다.

또한 신장결석 등 요로(尿路)에 생기는 결석도 내시경을 통한 진단과 초음파를 이용한 쇄석술(碎石術)로 수술을 하지 않고도 제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초음파 쇄석술을 병행한 내시경적 치료는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일 정도로 완치율이 높아 지고 있다.

□그밖의 활용

이밖에 대장내시경을 통한 대장암, 대장폴립 등의 진단 및 치료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대장의 이러한 질환의 발생빈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라서 사용대상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대장암이 많은 미국 등에서 대장경의 활용이 상당히 일반화됐다. 대장암의 경우도 레이저를 병행해 치료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한 담석제거수술도 일부병원에서 시도되고 있다. 담석은 간과 담낭 담도 등에서 발생하는데 담도는 십이지장에 유두(乳頭)로 연결돼 있다.

담석제거술은 내시경(연성)을 십이지장까지 도달하게 한 다음 유두부분을 절개하고 그 사이로 담석을 빼내는 수술방법인데 아직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으나 좀더 연구가 진행되면 담석증도 외과적인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산업적 응용으로가지 확대

이러한 내시경은 의학적 활용외에도 최근산업분야로까지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공업용 내시경은 의학용 내시경을 응용해 산업적으로 활용토록 개조한 것으로 길이가 길고 관이 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 일본 올림포스사가 개발한 공업용 내시경중에는 길이가 52m, 관의 굵기가 1.7mm짜리인 것도 있다.

공업용 내시경도 연성과 경성이 있으며 연성은 내부가 광섬유로 이루어졌다. 원리는 위내시경과 비슷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물의 깊숙한 안쪽을 관찰하는데 용이한 구조로 제작됐다. 외장은 내마모성과 내구성을 위해 스텐레스 재질에 수지로 특수가공했다. 이 내시경은 대물렌즈의 만곡도를 높임으로써 점검하고자 하는 내부를 광범위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연성의 경우는 우주항공기 및 선박의 터어빈블레이드, 대형엔진,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의 보일러, 전기전자제품의 내부 등을 점검하는데 사용되며 경성은 아무래도 관찰 범위가 좁아 비교적 짧은 파이프의 내부, 상하수도의 배관상태 등의 관찰에 쓰인다.
공업용 내시경 관찰은 비파괴검사라는 점에서 요즘 널리 쓰이고 있는 초음파탐상기 등과 함께 산업현장의 기계고장유무를 판별해내는 기기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내시경기기의 고도화

갈수록 내시경 자체의 기능도 고도로 발전해 내시경의 기능이 첨단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얼마전 내시경끝에 비디오카메라를 부착, 사람이 접안렌즈로 상을 보는 대신에 컴퓨터가 처리해 영상으로 볼 수 있는 CCD내시경이 제조됐다. 이 내시경은 비디오촬영식으로 영상을 화면에 옮기기 때문에 기존방식의 내시경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러한 영상을 데이타베이스화해서 영화필름처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장치가 부착돼 있어 두고두고 영상을 관찰하며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내시경이 의학적으로 활용될 경우 위암 등 각종 난치병의 조기진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적 경험이 선행돼야

그러나 의학자들은 내시경만능사고방식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축적하고 많은 경험을 쌓은 다음에 환자진료에 응용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내시경은 인간의 질병을 진단하고 진료하는 편리한 이기(利器)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부주의하게 남용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거나 수술로 완치시킬 수 있는 질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레이저를 병용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는 레이저의 고열로 인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할 위험도 있으므로 레이저치료시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고도의 안전장치가 항상 곁에 있어야 한다.

아뭏든 내시경은 인체내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어했던 의학자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었고 또 그로 인해 각종 난치병이 수술에 의하지 않고도 치유가 가능하게 됐다. 또 그 활용영역도 갈수록 임상의 각과로 확대되는 추세여서 머지않아 내시경이 거의 모든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응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안전도면에서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고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 의사나 환자 모두가 사용시에는 신중한 자세로 임해야 될 것이라고 의학자들은 충고하고 있다.

198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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