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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록 매체

빛의 시대가 열린다

지금까지 음악, 영화, 컴퓨터 등 자기기록매체가 차지하던 영역을 광기록 매체들이 점유해가고 있다. CD, LD, DVD 등 광기록 매체의 등장은 정보저장의 역사에서 또한번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디지틀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매체로서 각광받고 있는 광기록 매체는 이미 생활을 바꾸고 있다.


광기록 매체


최근 빛을 이용한 정보저장법이 새로이 등장함으로써 자기기록 매체와 경쟁하며 새로운 차원의 정보화사회가 펼쳐지고 있다. 음악, 영화, 컴퓨터 등 지금껏 자기기록 매체가 차지하던 영역을 광기록 매체들이 점유해가고 있으며 정보 저장의 역사에서 또한번의 전환을 예감케 한다. 레이저 디스크와 콤펙트 디스크는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온지 오래이며, DVD도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반사율 차이 이용

광기록의 원리는 햇빛을 볼록 렌즈로 모아 종이를 태워 작은 구멍을 내는 것과 유사하다. 햇빛 대신 레이저 다이오드에서 나오는 빛을 렌즈에 통과시켜 매우 작은 크기로 만들어 매체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매체에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실생활에 사용된 광기록 매체는 레이저디스크(LD, 1972년, 필립스사, MCA사)이다. LD는 제작시에 이미 정보가 디스크에 수록돼 사용자는 재생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원리는 마치 붕어빵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폴리카보네이트라는 기판 재료를 녹여 이를 정보에 대응되는 홈이 새겨져 있는 틀에서 굳힘으로써 정보가 홈의 형태로 기록된 기판이 만들어진다. 그 위에 알루미늄 반사층과 유기보호층을 형성한다. 정보를 재생할 때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광디스크 위에 레이저 광을 쏘아, 홈이 없는 부분에서는 빛이 많이 반사되고, 홈이 있는 부분에서는 빛이 흩어져 적게 반사되는 차이를 이용해 정보를 판독한다.

LD는 지름 30cm 크기로, 두시간 분량의 영화 한 편이 디스크 양면에 수록된다. 영상의 기록은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기존의 VTR에 비해 화질이 좋아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었다. 또한 매체와 재생기가 직접 접촉하기 않고 빛을 쏘아서 재생이 이루어짐으로써 반복해서 재생하더라도 화질의 저하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VTR과 달리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기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고화질을 선호하는 일부 애호가를 제외하고는 널리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CD에서 DVD로

콤팩트 디스크(CD, 1980년, 네덜란드 필립스사, 일본 소니사)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광기록 매체이다. CD는 처음에 오디오용으로 개발됐는데, 그 후 여러 가지 용도로 발전해 현재는 음악용 오디오 CD, 영상 저장용 비디오 CD, 각종 컴퓨터 정보저장용 CD롬으로 사용영역이 확대됐다. 특히 오디오 CD는 레코드판을 밀어내고 대중적인 음악 저장 매체로 자리잡았다. 재생시 매체와 직접 접촉하지 않으므로 음질의 저하가 없어 레코드판이나 카세트 테이프보다 훨씬 선명한 음질을 자랑한다. 또한 선택한 곡을 들으려면 한참 감아주어야 하는 테이프와 달리 원하는 곡으로의 이동이 쉽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휴대하기가 편리하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카세트테이프는 여전히 CD와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음악을 저장한 오디오 CD와 달리, 비디오 CD는 아직 몇 가지 약점이 있다. 영화는 정보량이 많아 2시간 정도의 영화 한편을 담으려면 2장의 CD(1장의 용량은 650MB)가 필요하다. 또한 화질은 LD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는 정보량을 줄이기 위해 영상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할 때 일부분의 정보를 생략하고 저장하기 때문이다. 긴 선을 나타낼 때 연속된 모든 지점의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이 떨어진 점선으로 기록해 정보량을 줄이고 재생할 때 이를 길게 이어주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영상의 질이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개발된 DVD(1996년, 일본 도시바사, 마쯔시타사, 소니사 등)는 이러한 약점을 개선한 것으로 광기록 매체의 신세대를 예고하고 있다. 원래 DVD는 한 편의 영화를 고화질로 한 장의 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이를 위해 CD와 같은 크기의 디스크에 약 7배(CD는 650MB, DVD는 4.7GB)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용량을 늘렸다. DVD는 이를 위해 정보를 표시하는 표면의 홈을 미세하게 만들어 공간효율을 높인 다음, 그래도 모자라는 공간을 MPEG-2라는 영상 압축 기술로 정보를 압축함으로써 대용량을 실현했다. DVD 역시 정보를 저장, 재생하는 원리가 LD, CD와 기본적으로 같아 DVD 오디오, DVD 비디오, DVD롬 등으로 용도가 다양하다.

자신이 기록할 수 있는 CD

CD, LD, DVD는 모두 대용량의 정보를 담고 있으나 제품의 생산 단계에서 정보가 한 번 기록되면 사용자가 정보를 바꿀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사용자가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광디스크 매체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그 선두 주자가 CD-R (Recordable, 1988년, 일본 태양유전사)이다. CD-R 디스크는 1회 기록용 광디스크로서 마치 밭이랑과 같은 연속된 홈이 형성된 폴리카보네이트 기판 위에 시아닌(cyanine)과 같은 염료로 만들어진 기록층, 금 또는 은으로 만들어진 반사층, 유기 보호층으로 구성된다.

정보를 기록할 때에는 강한 레이저 빔을 디스크의 움푹 패인 영역에 조사한다. 염료가 빛을 흡수하면 온도가 약 3백℃ 이상으로 올라가 기판에 국부적인 변형이 일어나고, 염료가 분해돼 주변 영역과 반사율 차이가 생기게 된다. 정보를 재생할 때는 약한 레이저 빔을 쏘아 염료가 분해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반사율 차이를 검출한다.

최근 CD-R은 데이터의 백업용으로 사용되고, 자신만의 오디오 CD를 만드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CD-R이라도 자유로이 지우고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1회만 기록할 수 있을 뿐이다. CD-R과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DVD-R(Recordable, 1997년, 일본 미쯔비시화학사 등)도 제품화됐다.

고쳐 쓰는 CD 등장

정보를 1회만 기록할 수 있고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한 일이다. 때문에 반복적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광기록 매체가 여러 가지 개발됐다. 1천회 이상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CD-RW(Rewritable, 1997년, 일본 리코사) 제품이 그 예다. CD-RW는 CD-R과 마찬가지로 연속된 홈이 형성된 플라스틱 기판 위에 하부 보호층, 상변화 기록층, 상부 보호층, 반사층, 유기 보호층의 다층막 구조를 갖는다.

CD에는 재생을 위한 한 종류의 파워를 갖는 레이저 빔이 사용되고, CD-R에는 기록과 재생을 위해 두 가지 종류의 파워를 갖는 빔이 사용되는 반면, CD-RW는 기록, 소거, 재생을 위한 세 가지 파워의 빔이 사용된다. 정보의 기록을 위해서는 가장 강한 파워의 빔이 사용되는데, 이 때 상변화 기록층이 일단 용융된다. 디스크가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용융된 부분은 급속도로 냉각된다. 이때 원자들이 에너지적으로 미처 안정한 결정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다소 불규칙한 구조로 고화돼 비정질 구조가 된다. 결국 주변부는 규칙적인 결정 구조이고, 정보가 입력된 부분만 비정질 구조가 된다. 결정 부분에서는 빛의 반사율이 높지만, 비정질 부분에서는 반사율이 낮으므로 이 반사율 차이로 기록된 정보를 판독한다.

정보를 소거할 때에는 기록 레이저와 재생 레이저의 중간 파워의 레이저가 사용된다. 비정질 부분은 소거용 레이저 빔을 쏘이면 에너지를 얻음으로써 원자들이 안정한 자리를 찾아가 규칙적인 결정 구조로 바뀌면서 정보가 소거된다.

그런데 CD-R은 반사율의 차이가 CD와 거의 같아 CD롬 드라이브에서 바로 재생할 수 있지만, CD-RW 디스크는 반사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CD롬 드라이브에 반사율을 증폭시킬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해야 재생할 수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CD롬 드라이브는 대부분 이런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CD-RW 디스크를 무난히 재생할 수 있다.

광디스크에 영화를 기록한다

CD-RW 디스크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그 편리성 때문에 CD-R 사용자가 점차로 CD-RW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물질의 상변화 원리를 이용한 광디스크는 CD-RW 이전에 이미 제품화가 돼 있었다. 초기에는 CD와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아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었는데, CD-RW가 제품화되기 직전에 나온 파워 드라이브(PD, 1996년, 일본 마쯔시타사)는 국내에서도 꽤 알려져 있는 제품이다. PD(용량 650MB)는 정보의 저장, 소거, 재생의 원리가 CD-RW와 같은데, 다만 상변화 기록층의 재료가 약간 다르고, 10만회 이상 정보를 재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PD 드라이브에서 CD롬을 재생할 수는 있지만, CD롬 드라이브에서 PD 디스크를 재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DVD 계열의 재기록 가능 광디스크도 상변화 원리를 이용한다. 10만회 이상 기록이 가능한 단면 2.6GB, 양면 5.2GB 용량의 DVD-RAM (Random Access Memory, 1997년, 일본 마쯔시타사 등)이 이미 나왔고, 용량을 높인 단면 기준 4.7GB 용량의 DVD램의 규격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또한 1천회 이상 기록이 가능한 단면 기준 4.7GB 용량의 DVD-RW(Rewritable)가 곧 제품화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의 광디스크는 수 GB의 용량을 갖는데, 이를 이용해 자기테이프를 이용하는 캠코더와 VTR을 대체해 광디스크에 디지털 영상을 직접 기록하는 DVDR(Digital Video Disc Recorder)의 제품화도 진행 중에 있다.

빛과 자기의 결합

상변화 방식과 다른 반복 기록용 광디스크로서 광자기 디스크(MO, Magneto-optic disc, 128MB, 1991년, 일본 소니사 등)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이는 자기 기록 방식과 광기록 방식을 통합한 것으로 반복기록이 용이하고 정보의 안정성이 뛰어나 미래형 정보저장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MO 디스크의 구성은 상변화 방식과 거의 비슷한데, 기록층에 상변화 물질이 아닌 자성 재료가 사용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다.

정보를 기록할 때, 강한 레이저 빔을 조사하면 기록층의 온도가 올라간다. 자성 재료는 온도가 높아지면 자화 방향을 약한 자장에 의해서도 쉽게 바꿀 수 있게 되므로, 이 상태에서 자화 코일을 이용해 자화 방향을 위 또는 아래로 바꾸어 정보를 기록하게 된다. 정보를 재생하기 위해 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약한 레이저 빔을 보내면, 기록층에서 빛이 반사될 때 기록층의 자화 방향에 따라 진동면이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게 돼 그 회전 방향으로 정보를 판독하게 된다.

그런데 MO 디스크는 반사율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CD 계열과 호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1백만회 이상 반복 기록이 가능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터의 안정성이 뛰어나고, 기가바이트(GB)대로 저장매체의 필요 용량이 커지면서 광자기방식이 상변화 방식에 비해 용량을 늘리기가 유리하다는 관측도 있다.

MO방식의 응용 제품으로서 MD(MiniDisc, 1992년, 일본 소니사)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지름 2.5인치(약 6.4cm) 크기의 디스크에 최대 74분의 소리를 저장, 재생할 수 있는 것이다. 매우 작은 크기의 디스크에 CD와 거의 비슷한 음질과 분량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본 샤프사에서는 MO 디스크를 디지털 카메라의 저장 매체로 사용했는데, 이를 이용하면 디스크 한 장에 수천장의 사진을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손바닥 위의 도서관

현재 광디스크를 그 용량이 수 GB대로 영화 한편을 충분히 담을 수 있지만, 다시 15GB 이상의 용량을 갖는 광디스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는 곧 상용화될 HDTV(고화질 TV)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인 TV에서 재생되는 2시간 짜리 영화의 경우 약 4.7GB의 용량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화질이 훨씬 선명한 HDTV의 경우에는 그만큼 많은 정보가 매체에 저장돼 있어야 하는데, 그 용량이 대략 15GB 이상인 것이다.

이렇게 대용량을 위해서는 현재의 광디스크 드라이브에 사용되는 적색 레이저는 빔의 크기가 커서 적절하지 못하다. 레이저 빔의 크기에 비해 정보가 기록되는 영역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현재 빔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청색 반도체 레이저의 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성공할 경우 15GB 이상의 광디스크 시스템도 가능할 것이다.

자기기록 매체인 하드디스크와 마찬가지로 광디스크 분야에 있어서도 수십 GB 용량의 매체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가령 특수하게 제작된 광학 부품들을 사용하거나, 미세한 광케이블을 통해 광을 입사시키고, 광의 입력부와 매체의 간격을 하드디스크처럼 매우 가까이 근접시키는 근접장 기록 방법이 그 예이다. 심지어는 수백 GB 용량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도 모색되고 있다. 기록된 부분이 지금처럼 0 또는 1에만 대응되는 것이 아니라, 0, 1, 2 등 여러 값을 갖도록 하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지금처럼 디스크의 한 층에만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에 정보를 기록해 용량을 늘리는 방법도 모색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실현되면 하나의 기록 매체에 작은 도서관 수준의 문자 정보를 기록하고 고음질의 음악을 수백 곡, 고화질의 영화를 수십 편 저장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광기록매체의 발전이 새로운 정보화 시대의 이정표로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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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황인오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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