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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을 강렬한 태양과 바람과 물이 깎아 만든 지질시대의 기념비들
 

내륙 사막에 있는 크레이터 고스브라프. 1억3천만년전의 운석공으로 직경 6㎞나 되는 거대한 것. 바깥쪽은 직경 20-25㎞로 넓게 퍼져 있었으나 풍화되어 버려 지금은 거의 그 형태가 없어졌다. 1억년 이상된 옛날 지구가 외계와 접촉한 흔적으로 특이한 것이다.


수수께끼의 대륙

영화 '매드맥스' 제2편의 무대는 제3차 세계대전 후의 죽음의 세계이다. 끝없이 펼쳐진 황야에서 원유를 지키려는 그룹과 이를 탈취하려는 폭력집단의 사투가 전개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내륙사막은 이 영화의 무대설정과 알맞는다. 미국 서부극의 어딘지 인간을 받아들여 줄것같은 따뜻한 토질과는 달리 인류의 미래를 암시하는것 같은 냉냉한 허무적인 분위기가 떠돌게 한다.

프랑스의 정치철학자 '앙드레 시그프리드'는 오스트레일리아에 대해 깊이 연구한 뒤 "이 대륙은 수수께끼에 쌓여 있다. 그 수수께끼는 어떤 학자도 풀수없을 것이다" 라고 술회했다.

확실히 오스트레일리아의 내륙사막 깊숙이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은 이 말이 뜻하는 바를 실감할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오는 88년에 건국2백주년을 맞는 젊은 나라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더러 있어도 이 대륙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흔치않다.

그곳은 볼수있는 한 끝없이 평탄한 건조사막이다. 고도 1만m를 비행하는 제트여객기에서 내려다봐도 둥글게 굽어진 지평선까지 시계를 막는것이 없다.

내륙사막은 유럽을 감싸고도 남을 정도의 넓이지만 그 안에는 달의 표면과 같은 죽음의 세계도 적지않다. 예를들면 심프슨 사막 같은 경우는 건조상태에서 가장 잘견디는 유카리종의 식물이나 개미, 도마뱀 조차도 살수없는 문자 그대로 나무 하나 풀한포기 보이지 않는 황량한 세계다.
석탄, 철광석, 우란, 보크사이트 등의 광물자원이 오스트레일리아에는 풍부하다. 이런 광물자원이 지표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고 표토 바로 아래에 매장되어 있기도 한 것은 이 대륙이 완성된 뒤 그렇게 긴세월이 지났음을 말하는 뚜렷한 증거다.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먼 옛날 아프리카, 인도, 남극과 하나의 대륙을 이루고 있었다 한다. 그것이 2억 3천만년전 쯤에 시작된 지각변동에 의해 갈라져 대양을 떠돌다가 이윽고 남반구 끝쪽에 이르러 현재의 모습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지질시대의 제3기(6천4백만년전이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거의 전역을 열대적인 기후가 지배하여 건조기와 심한 우기가 번갈아 있었다. 건조기에는 강렬한 태양이 대지를 불태워 약해진 암석이 풍화되어 갔다. 강우기에는 비와 함께 아라프라해(Arafura sea·오스트레일리아 북단과 뉴기니아사이에 있는 얕은 바다)나 인도양에서 흘러든 해수가 용해되어 흐른 부분을 쓸어가 버리고 용해되지 않은 부분을 침전시켜 갔다.
이렇게하여 내륙부의 산이나 고지는 깎이고 노출된 바위는 풍화되어 돌이나 자갈이 되었다. 그리하여 드디어는 내륙부 전체가 강의 흐름이 바다까지 이르지못한채 대지에 빨려 드는 상태의 평탄한 땅이 되어버린것이다.

대지의 지표에는 암석 조각이나 생물의 유해가 침적되어 생긴 수성암이나 철, 보크사이트분을 짙게 함유한 붉은 광석(라테라이트)가 대량으로 남았다. 오늘날 내륙 중앙부에는 라테라이트의 붉은 사막이 넓게 퍼져 있어 이를 레드 센터라 한다.
 

수수께끼의 대륙


지질시대의 기념비

이런것 만이라면 오스트레일리아는 쉽게 모든것을 알수있는 대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탐험대나 여행자들은 내륙부에 들어갈수록 이상한 일, 이유를 알수 없는 일, 그리고 어쩐지 야릇한 일, '시그프리드의 수수께끼'에 부딛치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의 하나로 '에어즈 로크'가 있다. 둘레 9㎞, 높이 3백60m나 된다. 세계 최대의 한장의 바위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배꼽'이라는 이름에 알맞게 중앙부 사막에 노출된 우르르 국립공원 한가운데에 솟아있다.

태양이 강렬하지 빛을 쏟는 한낮에는 오렌지 색으로, 해가 질 무렵에는 타는듯한 빨간색으로 변하는 이 거대한 암석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애버리즈니즈)의 성지이기도하다. 그들이 나무진으로 만든 물감으로 이곳에 그린 사람이나 동물 그림은 오래된 것은 수천년이나 되었는데도 그세월에 씻기지 않고 지금도 남아있다.에어즈 로크는 고생대 캄브리아기(약5억7천만년~5억년전)의 퇴적암이다. 바위 표면에 힘줄 같은 홈이보이는데 이것이 퇴적층이다. 원래는 해저에 수평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 지각변동으로 직립에 가까운 85도로 세워진 것이다. 주위의 평탄한 땅에는 옛날 몇줄기 강이 흘렀던 흔적이 있다. 침식에 비교적 강한 이 암석 부분이 대지에 새겨 남겨진 기념비 처럼 평탄한 땅에 우뚝 서 있게 된것이 신비스럽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 밖에도 비슷한 지형을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암석의 종류가 모두 달라 화강암이나 변성암등 다양하다.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에 어째서 이런 바위가 있는가에 대하여 분명한 해명이 아직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지금은 대지 전체가 화석처럼 되어 있는 내륙부이지만 '맥드널 레인지'를 비롯한 몇개의 암석산맥에는 깊은 균열이 무수하게 많아 이 대륙을 비틀어 굽히고 산을 만들고 계곡을 판 거대한 어떤 에너지가 분명히 있었음을 보여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시간이 멈춘 대륙'이라 알려져왔다. 실제 2억년전 까지는 대지를 비롯한 자연환경이 심하게 혼란되지 않고 평온이 보전된 것 같다. 그래서 지형이나 생태계가 태고의 시대와 변함이 없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 많다.

이런 곳을 찾는 사람들은 기복이 작고 얼핏보아 평범한 대지 깊숙이 감춰진 깊은 수수께끼에 매료되게 되는것일 것이다.

198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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