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다른 인간이 서로 의사를 전달하려면 통역이 필요하듯이 기종이 다른 컴퓨터가 연결돼 자유로이 정보를 교환하려면 VAN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화의 생명은 통화이다. 전국에 있는 어느 전화와도 서로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화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만약 전화기 종류가 서로 다른 전화는 통화가 불가능하다거나 전화국의 교환기가 기종이 달라 통화가 안된다면 그 효능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종이 다른 컴퓨터와의 통신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을 VAN(Value Added Network)이라 한다.
부가가치통신망이라 불리는 VAN이 널리 실용화된다면 우리 경제사회는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과장된 표현을 한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검토단계에 있으며 실용화는 앞으로 2,3년 후라야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보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VAN의 활용은 아직 초창기 단계에 있으며 '중소기업 VAN'이라는 변칙적인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용하는 기업들로부터 그 유효성이 입증되어 1985년 4월 이후, 본격적인 VAN이 개방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는 십중팔구 앞으로 5년 안에 유통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며 산업사회의 구조도 변화되어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컴퓨터 네트웍
VAN이란 간단히 말하면 컴퓨터네트웍(Computer Network)이다. 서로 다른 기업간에 서로 다른 컴퓨터간에 데이타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VAN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현재 우리들이 어디에라도 자유롭게 전화를 걸고있는 것처럼 컴퓨터간의 데이타교환이 가능하게 된다.
기업은 OA(사무자동화)에 의해서 사무와 경영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부 개개의 기업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VAN은 이와같이 개개의 기업 OA시스템을 접속하여 제각기 다른 기업 전체의 생산성 향상을 가능케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화 개성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소비관련 기업들은 시장에서 발생하는 각종의 정보를 리얼타임(즉시처리제공·Real Time)으로 교환하게 된다. 예를들어 제조회사 A가 판매화사 B에 제품을 출하하는 경우 이제까지의 시스템에서는 B사 이외에도 운송회사인 C, 창고회사 D, 은행인 F에도 제품판매에 따른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전화나 우편 팩시밀리 등을 사용해 발송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VAN이 구축되면 A사는 A가 단말기에 출하제품명, 수량 금액 등과 운송회사명과 운송스케줄, 창고회사명과 입출고스케줄, 대금결제 은행명과 지불조건을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B,C,D, F에 리얼타임으로 연결돼 처리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관련 업종만이 아니고 타분야의 기업과의 제휴도 급속히 진전될 것이며 VAN구축에 따른 많은 뉴비지니스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VAN이란 무엇인가. 이런 말에 제일 첫번째 설명은 '통신회선을 공동사용하는 데이타통신망이다'라는 것이다. 이 데이타통신이라는 것은 기계에 의해서 처리된 정보 또는 처리할려는 정보의 전송이다. 여기에서 기계라는 것은 컴퓨터 또는 컴퓨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entral Processing Unit 이것을 CPU라 한다)를 의미한다.
따라서 데이타통신은 통신회선을 중간에 넣어서 그 양쪽끝에 또는 한쪽에 컴퓨터 내지는 CPU가 존재하는 것이 조건이 된다.
결국 '데이타통신=데이타처리+원격통신'이라는 공식으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그림 1참조)
고도통신서비스
VAN을 왜 부가가치통신망이라 하는가 VAN서비스를 보통 고도통신서비스라 부르고 있다. 이것에 대하여 종래의 전신 전화 등의 서비스를 기본통신서비스라 한다. 기본통신서비스는 현재의 전화와 같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그대로 정보를 전달해도 상호간에 이해가 되어 전달하는 정보에 손질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데이타통신이 되면 여러 메이커에서 만든 서로 다른 기종의 컴퓨터 사이에 정보전달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같은 기종에서도 통신처리기술(Protocol)이 다르면 데이타교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같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타통신의 상대가 많아지면 상대마다 프로토콜을 같게하지 않으면 데이타 교환을 할 수 없게 된다.
VAN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종이 다른 컴퓨터와 프로토콜이 다른 컴퓨터 사이에서도 데이타통신이 가능하게 된다. 이것은 일례이지만 VAN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에 이같은 프로토콜 변환을 하여 데이타통신이 가능하도록 처리하는 것이 그 정보에 부가가치를 연결하는 것이 된다.
이것이 VAN이 부가가치통신망이라 불리우는 이유이다. 이와같은 프로토콜변환 기능은 VAN의 기본적인 기능의 하나이지만 이것 이외에 VAN 시스템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기업데이타를 가공처리하는 고도의 부가가치를 붙힌 VAN도 있다. VAN은 네트웍의 크기와 구조로 구분하는 이외에 네트웍에 들어있는 데이타를 어떻게 하여 부가가치를 만들 것인가 즉 어떻게 데이타를 처리하고 가공할 것인가의 구분도 있다.
통역의 역할
VAN은 통신회선의 '공동사용'이 허락되고 서로 다른 기업 사이에 데이타통신이 가능하도록 되었기 때문에 출현했다. 그런데 각각의 기업은 여러 메이커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구성이라든지 데이타전달 수순이 틀리다.
(그림2)의 a를 잠조하면 전화를 걸경우에도 다이얼을 돌려 상대를 불러 통화하는 것처럼 한국인 사이에는 한국어로 말하지 않으면 교신은 안된다. 만약 외국인과의 통화시에는 그 사이에 통역을 넣지 않으면 말의 의미를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못한다. 이것에 의해 통신을 하는 것은 정해진 순서로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같은 언어로 말하지 않으면 정보가 전달이 되지 않는 데이타통신의 기본적인 요건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2)의 c를 참조하면 같은 컴퓨터에서 프로토콜이 같으면 그 컴퓨터 사이에 데이타교환이 가능하다. 같은 컴퓨터에서도 프로토콜이 다를 경우에는 한쪽의 컴퓨터의 프로토콜을 상대방의 컴퓨터에 맞도록 변환하지 않으면 데이타는 전달되지 않는다. 이것을 프로토콜(Protocol)의 변환이라고 말한다. (그림2)의 d를 보면 그사이에 통역을 넣어서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변환할 필요가 있다.
(그림3)의 a처럼 각각 A B C D 사가 다른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컴퓨터간에 (N)으로 표시된 노드(Node)라 불리우는 일종의 컴퓨터를 넣어서 프로토콜변환을 해야 컴퓨터간에 데이타가 전달되어진다. 그렇게 되면 데이타통신선이 대단히 복잡하다.
그런데 (그림 3)의 b처럼 VAN을 이용하면 네트웍의 컴퓨터가 교환기능과 변환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네트웍이 대단히 단순화된다. 이와같이 VAN은 통신회선의 자유화가 되어 회선의 '타인사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VAN을 이용하면 기업이 프로토콜변환과 상대방의 컴퓨터를 의식한 코드(code)변환 등의 곤란한 일에서 해방되어 쉽게 다른 기업, 다른 기종간의 온라인화가 가능하게 된다.
다품종 소량판매 시대에 부응
VAN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는 리모트컴퓨팅서비스(Remote Computing Service, 원격정보서비스)라는 것이 있다. VAN 네트웍에 있는 개개의 기업에 있는 컴퓨터는 개개의 기업에 있는 컴퓨터단말에서 입력한 데이타를 가공처리하여 목적에 맞는 곳에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일반적으로 사무용컴퓨터의 작업은 단말에서 입력한 테이타를 분류하여 화일(File)에 기억한다. 필요하면 주문서, 납품서, 청구서 등을 자동발행한다. 이같은 사무용컴퓨터를 통신회선에 의해 거래선의 컴퓨터에 연결하면 이 주문서와 납품서 등은 거래선의 컴퓨터에 자동적으로 전달되어 프린트아웃(Print out)된다.
(그림4)의 (a)를 보면 A B C의 소매상이 각각의 컴퓨터를 사용하여 주문서를 출력해도 그것을 a,b의 거래선별로 각각 통지하지않으면 안된다. 주문에 의한 납품에 있어서는 납품서와 청구서를 각각의 소매점에 보내야 하는 그림과 같은 복잡한 정보전달 경로가 필요하다.
현재와 같이 성숙된 사회가 되면 납기가 짧아지고 사이클이 짧아지는 다품종 소량판매가 대단히 많아진다. 이렇게 되면 종래의 시스템으로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소매점들과 거래선들이 (그림4)의 (b)와 같은 VAN시스템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소매상의 단말장치에서 주문내용이 입력되면 VAN업자의 컴퓨터에 자동적으로 그 주문내용이 분류 집계되어 a상사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은 a상사의 주문화일에 기억되고 b메이커가 만들고 있는 상품은 b메이커의 화일에 자동적으로 기억된다.
이와같이해서 VAN컴퓨터가 일정기간에 소매점들로부터 주문된 내용을 각각의 거래선 화일에 기억해서 그 메시지를 거래선에 전송한다.
거래선이 소매점에 납품해서 대금청구를 하는 경우도 개개의 소매점 화일에 일정기간 청구금액을 기억하여놓고 합계 청구금액을 각각의 소매점 단말기에 전송할 수 있다. 이와같이 개념이 여러기업의 거래로서 응용된다. 이것이 VAN 업계의 원격정보처리서비의 개념이다. 이처럼 개개의 기업에서는 대형컴퓨터를 구매하지 않아도 VAN업자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컴퓨터를 도입하는 것보다도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도 VAN은 전자사서함의 역할도 수행한다. (그림 5)에서 처럼 A사의 출장소에 단말을 설치하고 그 사이를 본인 사용회선으로 연결시켜 놓으면 B사와의 사이에도 공동사용의 회선을 통해 접속하능하다. 그 원리는 (그림 6)에서 처럼 A사의 단말로 메시지 내용을 입력하면 이것은 헤드부(색인부)와 텍스트부로 나뉘어 VAN네트웍의 컴퓨터에 기억된다. 색인부분은 편지에 비유하면 주소, 이름에 해당하고 텍스트는 그 내용이다. VAN컴퓨터에 입력된 내용은 색인부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갈 곳을 찾아 전달되는 것이다.
또다른 독점의 도구
VAN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 여러 가지 신종의 대행서비스업이 탄생할 것이다. 시스템하에서는 모든 정보가 리얼타임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전국에 산재돼 있는 체인점의 매상, 입금 등은 VAN이 장악하게 된다.
미국의 '시어즈'는 현재 유통업계에 있어서 금융서비스의 대부로 되어가고 있다. 보험회사, 은행, 증권회사, 부동산브로커 등을 차례로 지배하에 넣고 있는 것이다. 시어즈의 고객에게 크레디트카드를 사용하게 하고 그 결재는 시어즈 은행에서 하고 보험도 시어즈 보험을 들게 한다. 집을 살때도 시어즈 보험하에 있는 부동산브로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요즘의 시어즈 상법이다. 주식 채권 등을 살 때도 금융상품의 구입선을 바꾸지 않는 소비자의 습관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모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른바 VAN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