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상태의 변화는 기후변화의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이다. 그 지표가 수면 삼림 농경지 도시 사막 그리고 얼음이나 눈 등에 따라 태양복사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양이 다를 뿐만 아니라 증발에 의한 잠열과 전도나 난류에 의한 현열의 양 그리고 증발량도 다르다. 그러므로 지표의 변화는 대기와 지표사이에 에너지와 물교환이 달라지게 하며 따라서 기존 열평형과 물수지가 새로 이루어져 기후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농경지의 개발, 댐건설, 하천유로의 변경, 해류의 변경 그리고 태양에너지의 인공조절 등으로 지표를 변화시키는 일들이 포함된 국토개발사업이 기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아프리카의 콩고강은 연간 1천2백60㎦의 막대한 유출량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그 하류에 댐을 만들어 콩고분지에 새로운 콩고호를 이루고 이 호수의 물을 다시 턴넬을 통하여 차드호까지 연결, 여기에 넓이 1백30만㎢의 거대한 차드호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울러 이 물을 제2의나일강으로 만들어 사하라사막을 횡단, 지중해로 흘러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이루어지면 6백만ha의 사막이 농경지로 변하여 그 결과 사막기후가 습윤기후로 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소련은 북극해 온난화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영토의 반이 불모지의 영구동토로 되어 있는 이 나라에서는 북극해의 얼음을 녹여 그 영향에 의하여 동토대를 옥토로 전환 시키려는 구상이 그 골자다.
이를 위해 우선 베링해협에 큰 댐을 만들고 약 3백만kW의 출력을 가진 원자력발전소를 설치한 후 그 전력으로 수백의 다빙펌프를 움직여 태평양의 구로시오난류를 북극해로 끌어올려 베링해협의 얼음을 녹이겠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녹은 물을 퍼내어 수위를 낮추게 되면 대서양의 난류가 자동적으로 노르웨이 연안을 거쳐 북극해로 유입될 것이므로 북극의 얼음을 해소시키겠다는 사업이다.
또다른 하나는 양극지방의 상공에 토성처럼 미립자운(微粒子雲)의 환(環)을 만들어 띄우고 햇빛을 반사시켜 낮과 밤이 반년씩 있는 양극에 일년내내 밤이 없이 햇볕을 쬐게 하여 얼음을 녹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이 북극의 동토지대가 해소되어 시베리아대륙의 기후가 온난하여지면 강한 시베리아고기압이 약해지고 우리나라 겨울에는 차고 강한 북서풍이 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재와 완전히 다른 기후가 형성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20년 사이에 국토개발 사업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 사업에 의하여 농경지가 도시로, 삼림지대가 농경지로 되었으며, 댐건설로 저수면적이 늘었고 그리고 연안해수면의 일부가 육지화되었다. 특히 춘천지방에서는 1965년에 춘천댐, 1967년에 의암댐 그리고 1973년에 소양댐이 각각 완공된 바 있는데 이들 댐건설에 의하여 이 지방의 기후변화가 있음을 강원대학교 이종범교수가 연구발표한 바 있다.
이 내용에 의하면 춘천지방에 연 안개일수가 댐건설 전에 24.2일이었으나 댐건설후에 78.6일로 늘어났다. 이는 댐건설에 따르는 기후변화로 풀이되고 있다. 그밖에 경기도 양평지방과 경남 진주지방에 겨울의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원인이 댐건설 또는 비닐하우스 등의 인위적 지표변화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므로 보다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가 우리 인간에게 반드시 득이 되는 방향으로만 변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근래에 있었던 아프리카의 극심한 한발은 지나친 방목과 삼림개간이 주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1960년에 착공하여 10년만에 완공한 이집트의 애스원 댐은 주변의 기후를 변화시켜 주산인 목화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하류의 유량감소와 토양의 유기물질공급부족으로 농업생산이 감소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므로 국토개발에 기후변화효과를 충분히 연구·고려하여 시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 인간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