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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단계의 무공해 살충제

죽음의 농법(農法)을 벗어난다

우리의 식탁과 건강은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한 '죽음의 농법'으로 위협 받고 있다. 특히 살충제는 그 독성이 생태계 전반에 미친다. 그러나 정밀화학과 생물학의 발달은 우리를 농약공해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줄지 모른다. 농약중독과 잔류독성 그리고 생태계 파괴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새로운 정밀화학 살충제와 미생물 살충제의 원리와 효과를 알아본다.

 

Ⅰ. 국화에서 뽑아낸 피레스로이드 농약
 

북적대는 도심을 떠나 먼길 여행을 나서면 광활한 논밭이나 시원스런 산야를 지나치게 된다. 이럴 때마다 사람들은 자연의 유혹을 한없이 동경하곤 한다. 정치와 예술 그리고 과학이 만들어놓은 수많은 작품들이 복합적으로 용해되면서 꾸며진 현대 도시속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거의 찾을 수 없다.
 

공해-자연과 인간에 대한-는 도시의 한가운데로 응축되어 이미 그 한계수위(限界水位)의 위험성을 경고한지 오래다. 논과 밭에 뿌려진 농약에 의한 공해(독성)까지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로 몰려오고 있다.
 

과학의 문제는 과학의 힘으로 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현대과학의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공해로 부터의 해방은 푸르른 자연속에서 우리를 건강한 모습으로 지켜줄 것이다.
 

현재 46억이 넘는 세계 인구중에서 약 5억의 인구가 식량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세계인구의 식량문제는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이다. 인구증가에 대비한 지속적인 농산물 증산을 위해서는 단위 면적당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밖에 없다. 따라서 병충해 방제를 위한 농약의 사용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무공해농약의 개발은 더욱 그 의미가 크다.

 

생태계 파괴하는 합성유기농약


1938년 유기살충제인 DDT가 최초로 합성유기농약으로 등장하면서 BHC, 디엘드린(Dieldrin) 등이 계속적으로 연구개발 되었고 농약의 눈부신 발전은 식량증산에 크게 기여하였지만, 그 후 이러한 유기합성 농약들의 공해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과학의 힘으로 인류를 위해 만들어진 농약은 독성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람이나 가축에 많은 피해를 주어왔고, 식물체내외 또는 토양에 잔류하여 오랜기간에 걸쳐 그 독성이 축적되어오면서 그 위험성이 때로는 위협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표1).
 

(표 1) 농약의 독성과 분해소실기간


농약의 효능이 비선택적이거나 농약을 과량, 무절제하게 사용함으로써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되었다. 1960년 초에는 산이나 들에서 메뚜기 등의 곤충들이 그 자취를 감추어 버렸고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라는 책자에서는 농약의 위험성을 무섭게 지적하고 있다.
 

농약은 사용목적에 따라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로 구별되지만 화학구조에 따라서는 유기염소계, 유기인계, 그리고 카바메이트계 농약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화합물의 분자구조식은 (그림1)과 같다.
 

(그림 1) 기존 농약의 화학구조


현재까지 사용되어온 농약들은 농산물의 증산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인체에 대한 해독은 환경오염이 문제가 되었다. 또 농약을 장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유해곤충과 병원균에는 저항성이 유발되었고, 이에 따른 농약의 과량사용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그 피해는 가속화 되었다.
 

이러한 기존 농약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독성 농약, 잔류성이 적은 농약, 유익한 곤충을 해치지 않는 새로운 농약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어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무공해 농약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정밀 화학분야에서 유기합성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무공해농약으로는 피레스로이드(Pyrethroid)농약, 해충유인물질(Pheromone), 유충홀몬제(Juvenile Hormone) 등이 있지만 (그림2), 70년대말부터 실용화 가능성을 보이면서 선진국에서 80년대 초부터 상업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은 피레스로이드 농약이다. 이미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연간 15%의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80년도 기준으로 살충제 시장 점유율은 15%로 약 19억불의 세계시장을 구성하고 있고 향후 5년 이내에 기존농약을 대체하리라 전망된다.(그림3)

국화꽃에서 처음 착안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원래 코카서스북부 이란지방에서 자생하는 국화과 식물인 제충국의 흰꽃으로 부터 유효성분을 추출하여 얻어지는 피레스린Ⅰ(PyrethrinⅠ)이 탁월한 살충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에서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되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 피레스린Ⅰ(그림4)은 화학구조적으로 삼각형고리(Cyclo pentane ring)와 오각형고리(Cyclopentenone ring)가 에스테르결합(Ester linkage)으로 연결되어 있는 매우 흥미로운 화합물이다. 또한 자연계를 이루고 있는 탄소, 수소, 산소의 세 원소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리라는 추정을 쉽게 내릴수 있다.
 

(그림 2) 피레스로이드, 해충유인물질, 유충홀몬제의 화학구조


19C부터 피레스린Ⅰ의 분자구조 결정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제충국의 흰꽃 추출물은 파리, 모기, 바퀴벌레 등의 방제를 위하여 가정용 살충제로 널리 보급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모그졸, 바크졸). 그러나 피레스린Ⅰ은 불안정한 화합물로써 화학구조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자중에 불포화 결합이 있으므로 햇빛이나 공기중의 산소에 의하여 산화 분해되기가 쉽고, 또한 에스테르 결합이 수분과 알칼리에 의해 용이하게 가수분해되기 때문에 농약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가 않다.
 

이와 같은 화학적 결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농약으로 출현하기 시작한 피레스로이드계 화합물은 유기화학의 정교한 합성기술의 산물로서 현재까지 수천종류가 합성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안정도가 크면서, 동시에 활성도가 높은 피레스로이드 농약을 발견하는 일은 실제로는 무척이나 어려운 과정이다.
 

일반적인 접근 방법으로는 화학 구조와 활성도 관계(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를 면밀히 분석하여 화학적 구조변환을 시도함으로써 시행착오의 확률을 최소화하면서 사용가능한 피레스로이드 농약을 찾아낼 수 있다.
 

활성, 안정성, 독성의 모든 개발 단계를 거치고 최근까지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1949년 '라포르즈'가 합성에 성공한 알레스린(Allethrin)을 시초로 하여 약 20여종이 알려져 있으며 최초 합성년도별로 정리하면 (그림5)와 같다.
 

(그림 3) 피레스로이드 세계시장 예측


해독없이 1천배 살충력도
 

피레스로이드 농약의 장점은 첫째, 환경오염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기염소계 농약의 토양이나 식물 표피에서의 잔류기간이 4~5년인데 반하여 피레스로이드계는 2개월 이내에 산소나 빛에 의한 분해, 그리고 토양 박테리아에 의한 분해가 상대적으로 쉽게 일어나 잔류농약에 의한 독성문제는 자연히 해결되므로 과수, 원예작물에 사용된다.
 

둘째, 사람이나 가축등 포유동물에 대한 독성이 거의 없는 점이다. 기존유기인계 농약에 비하여 약 1/80~1/1백50 정도로 독성이 약하기 때문에 농약으로서의 안전도는 상당히 증대되었다.
 

셋째, 우수한 살충효능이 나타나므로 극미량 살포에 의해서도 동일한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상 해충에 따라서는 약효면에서 1천배 이상의 살충력을 나타내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20~1백배의 효력은 기대할 수 있다.
 

넷째, 해충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로운 곤충은 피해를 받지 않게되며, 이로 인하여 생태계의 불균형을 막을 수 있다
.

다섯째로는 해충이 피레스로이드 농약에 대한 저항성이 없기 때문에 소량의 농약을 단기간만 살포해도 커다란 방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 농약을 훨씬 능가하는 효능을 지닌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과연 어떠한 살충 메카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림 4) 천연 피레스린 Ⅰ의 화학구조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유래되는 식물성 살충제(농약)는 접촉제(接觸剤)로서 속효성(速効性)인 장점이 지니고 있다. 피레스로이드 농약도 일단 해충과의 접촉을 통하여 살충작용을 나타내는데, 이 경우에 해충의 기문(氣門) 또는 피부를 통해서 침입하여 신경을 마비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즉 먼저 해충의 중추 및 운동신경을 마비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계속적인 마비로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 최근에도 피레스로이드 농약의 작용 메카니즘에 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므로 수년 내에 보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리라 기대된다.
 

희귀한 물건일수록 얻기가 힘들며 값이 고가이듯이 화학적방법에 의하여 생산되는 유용한 화합물들도 수많은 공정을 거치면서 각 공정마다 화학적 기술을 요하게 된다. 즉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첨단의 유기합성 기술을 이용한 여러 단계의 합성공정을 거쳐야 만들어질 수 있다. 간단한 유기화합물을 출발물질로 하여 화학반응을 시키면, 합성단계마다 화학적으로 새로운 분자구조의 화합물을 얻게되며, 합성단계가 많아질 수록 분자량도 증가하여 복잡한 구조를 가진 거대 분자의 최종화합물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기합성과정은 하나의 건축물을 제작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다양한 건축자재를 사용하여 건물기초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규모면에서 점점 거대해지는 과정이라든지 또는 건축물의 내부용도에 따라 구조나 실내장식이 다르게 꾸며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그림 5) 피레스로이드 농약의 개발년도와 화학구조


최적반응조건 선정이 관건
 

피레로이드 농약의 합성에 이용되는 화학반응으로는 치환반응(Substitution reaction), 부가반응(Addition reaction), 고리화(Cyclization), 가수분해(Hydrolysis), 전이화(Rearrangement), 아미드화(Amidation), 제거반응(Elimination reaction), 산화(Oxidation), 축합반응(Condensation reaction), 이성질화(Isomerization), 분해(Resolution) 등이 있다. 또한 합성공정에서 살펴보면 저온, 상온, 고온에서의 화학합성반응을 상압이나 가압하에서 시켜야 하는 반응 조건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고, 생성물의 분리, 용매의 회수, 생성물의 정제(증류 또는 재결정) 등이 공업적으로 용이하게 적용할수 있도록 화학공학적인 요인도 고려하여야 한다. 피레스로이드 농약은 산(Acid)과 알코올(Alcohol)이 결합된 에스테르(Ester) 화합물이다. 주요 구성성분은 산으로서는 제충국산(Chrysanthemic acid), 페메트린산(Permethric acid), 데카메트린산(Decamethric acid) 그리고 펜발린산(Fenvaleric acid) 등이 있으며, 알코올로서는 3-페녹시벤질 알코올 등이 개발되어 유효한 최종중간체로서 이용되고 있다
 

피레스로이드 농약중에서 테트라메트린(Tetramethrin) 합성의 경우, 글리신산에틸염산염, 테트라메틸디부텐과 테트라하이드로프탈산을 출발물질로 하여 얻어지는 최종 생성물의 두가지 이성질체 중에서 살충력이 뛰어난 트란스 이성질체의 함량을 극대화시키는 이성질화단계(Isomerization step)가 가장 중요하다. 반응경로를 단계별로 표시하면 (그림6)과 같다.
 

(그림 6) 테트라메트린 합성경로


퍼메트린과 사이퍼 메트린의 합성은 공정상에서 거의 동일한 단계를 거치고 있으나 테트라메트린합성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로로 반응이 진행된다(그림7). 삼각형 고리의 3번 위치 탄소에 두개의 염소(Chlorine)가 치환된 이중결합을 도입해야 하므로 더욱 고도의 합성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출발물질은 프레놀과 3-페녹시 톨루엔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종생성물은 퍼메트린의 경우 4개, 사이퍼메트린은 8개의 광학이 성질체가 얻어진다. 따라서 살충력이 우수한 시스 이성질체(cis-Isomer)의 합성수율을 최대로 하기 위하여 최적 반응조건(온도, 압력, 반응시간, 용매등)을 선정하는 문제가 관건이 된다.
 

(그림 7) 퍼메트린과 사이퍼메트린의 합성경로

 

대량공급의 전망 밝다
 

병충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여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문제를 해결하면서 인체에 대한 해독, 환경오염등의 공해문제, 해충의 면역성 증대에 따른 과다 사용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무공해 피레스로이드 농약의 연구가 현재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구조활성도 관계의 생물화학적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분자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약효가 우수하고 독성이 없는 피레스로이드 계열의 화합물이 개발되리라 전망된다.
 

특히 분자구조의 변형으로 피레스로이드 농약의 유일한 단점인 물고기에 대한 독성을 없앰으로써 벼와 같은 수도용 작물에도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기하이성질체(Geometric isomer)와 광학이성질체(Optical isomer)의 유기합성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활발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합성법의 공업화가 기대되며, 가까운 장래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공급이 가능하리라 예측되고 있다.

 

Ⅱ. 해충에 전염병을-미생물 살충제
 

무더운 초여름밤을 더 짜증스럽게 하는 모기와 파리, 그리고 요즘 부쩍 늘어난 바퀴벌레 등 해충을 박멸하는 길은 없을까.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스프레이 살충제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독성에 따른 부작용을 마음놓을 수 없다. 또 농촌에서는 늘어가는 해충이 점점 내성도 커져 이를 없애려는 농민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래 자연계에는 세륜 바이러스 리케챠 등이 곤충집단을 자연스레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곤충들에게 유행성 전염병을 일으켜 그 수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파리 모기에서 진드기 까지 방제
 

이렇게 미생물이나 그 생산물을 이용하여 해충을 방제하는 방법이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해충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생물을 채집하여 이를 대량배양해 살포하는 것이 이 방법의 골자이다. '미생물 살충제'를 쓰는 가장 큰 잇점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원하는 해충만을 가려내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법을 성공적으로 이용한 예로는 Bacillus popilliae세균을 이용하여 딱정벌레를 방제하는데 효과를 보았고 핵다면체 바이러스를 써서 전나무에 기생하는 벌을 캐나다 등에서 방제한 일이 있으며 Bacillus thuringiensis 균을 이용하여 유해곤충을 많이 방제하였다.
 

B.thuringiensis를 함유한 상품은 195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발되어 미국의 6개 회사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10여개 회사가 생산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식량자원에 사용하는 세균 살충제는 이 균 뿐이다. 현재는 20여종 이상의 농작물에 이용되고 있고 산림에도 사용되어 농작물과 산림에 유행한 30여종의 유해한 곤충을 방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요가 늘어나 생산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가장 안전하고 효용성이 있는 살충 미생물은 Bacillus thuringiensis균과 곤충바이러스인 핵다면체 바이러스이다. 이것들은 곤충만 죽이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세균 살충제는 바이러스 살충제 보다 죽일 수 있는 숙주의 범위가 비교적 넓어서 이용가치가 크다고 생각된다. 죽일 수 있는 곤충 범위는 인시류(나비와 나방), 쌍시류(파리), 진드기류 등이다.

 

세균 속에 생기는 내독소
 

미생물을 이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우선 제거하려는 곤충의 생태학적, 생물학적, 발생학적 지식을 알아야 한다. 또 병원성 미생물은 사용하는데 안전하고 취급이 쉬워야하며 선택적인 독성이 충분해야 한다.
 

살충세균으로 쓰이는 박테리아로는 Bacillus popilliae, Bacillus thuringiensis, 그리고 Bacillus sphaericus를 들 수 있다.
 

B.popilliae는 내아포(內芽胞)를 형성하는 간균(桿菌)이며 호기성 또는 통성 혐기성균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B.popilliae가 일본딱정벌레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여 이 곤충을 방제하는데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이 세균은 자연상태에서 잘 번지지 않지만 딱정벌레의 피에서는 성장하며 아포를 형성한다. 딱정벌레가 이 세균에 감염되면 피가 우유빛으로 변하는 '우유병'에 걸린다.
 

B.thuringiensis는 토양미생물이며 세계도처에 존재한다. 현재 20여종의 혈청학적 분류군이 있다 이 세균은 편모를 가지고 있으며 보통 배지에서 성장을 잘한다. 영양분이 고갈되면 아포를 형성하고 아포 밖에 단백질 결정체의 내독소(內毒素)를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단백질 결정체 내독소의 크기는 다양하고 온도에 민감하며 비교적 큰 분자량을 가지고 있다.
 

독성은 균주에 따라서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며 이 독소는 곤충이 먹었을 경우에 가운데 창자에서 활성을 띠어 곤충을 죽인다. 또 다른 하나의 곤충을 살상하는 독소는 외독소(外毒素)이다. 이 독소는 열에 잘 견디며 창자에서 흡수가 잘 안된다. B.thuringiensis에 의한 병리현상은 숙주와 사용균주 내독소량에 따라서 다양하다. 균주가 분비하는 독소들을 살충제로 이용하고 있다.
 

B. sphaericus는 막대기 모양의 박테리아로서 내아포를 형성하는데 특히 모기의 유충을 죽일 수 있는 강한 독소를 생산한다.

 

감염 2시간에 곤충 단백질막 붕괴
 

농업에 중요한 곤충과 바이러스로부터 4백종 이상의 곤충바이러스가 분리되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클로바이러스(Baculovirus)이다.

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핵 속에서 어떤 형태로 봉합되는가에 따라 세가지 무리로 나뉜다. 다발을 형성한 바이러스입자들이 큰 다각형 결정 단백질체 속에 봉입된 핵다면체 바이러스와 한개의 바이러스입자가 원통형 봉합체 속에 있는 과립상 바이러스 그리고 단백질 결정체에 흡수되지 않는 바이러스가 그것이다.
 

곤충은 정상적인 식물의 잎에 붙어있는 바이러스 봉합체를 섭취함으로써, 혹은 감염되어 죽은 곤충에 있는 것을 먹음으로써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곤충의 창자 속은 알칼리 상태이기 때문에 봉합체는 거기서 분해되고 그 속의 바이러스 입자가 방출된다.
 

번식한 바이러스 가운데 비봉합 바이러스는 곤충의 체액 순환계를 따라 체내의 지방세포 등에 재감염되고 다시 몸전체로 퍼져 증식된다.
 

일반적으로 곤충의 감염된 세포와 감염된 배양세포를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 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유충에 감염되면 2시간 이내에 단백질막이 붕괴된다. 이 다음에 10~18시간의 증식기간이 온다.
 

이렇게 하여 생긴 바이러스 입자는 핵막과 세포막을 통과하여 돌출함으로써 외막을 얻게되며, 감염 후 18시간 후 부터는 핵 내에서 막의 생합성이 시작된다. 핵막의 일부가 아닌 이러한 막들은 한개의 바이러스 입자에 여러개의 다발을 쌓은 바이러스를 형성하고 감염 후 마지막 시간까지 봉합체 단백질에 봉입되어서 성숙한 봉합체로 된다. 비봉합 바이러스의 생성은 봉합이 되면서 멈춘다.
 

완전한 상태의 봉합체는 배양 세포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데 이것은 아마도 세포들이 방어적인 봉합체 단백질을 용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염된 곤충의 혈액과 비봉합 바이러스가 있는 세포 배양액을 감염원으로 사용한다.

 

벼해충 구제가 과제
 

이상에서 자세히 살펴본 미생물 살충제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에게 독성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곤충의 유충에만 감염되어 기생을 하기 때문에 고등 동식물에 감염이 되지 않으며, 사람은 일상생활에 채소등에 묻어있는 이들 곤충 바이러스를 먹고 있으나 아무런 병독성을 유발하지 않는다.
 

미생물 살충제는 곤충에 감염되어 그속에서 분열증식하여 곤충을 죽이면 땅이나 식물의 잎에 붙어있게 된다. 따라서 동식물에는 전혀 해가 없고 자연생태계를 오염시킬 우려도 없다. 또 살포시에 화학살충제는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으나 미생물 살충제는 물에 적절히 타서 뿌리면 되고 독성이 없기 때문에 취급이 매우 쉽다.
 

끝으로 곤충을 죽이는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것은 기존의 화학농약과 다른 중요한 특징이다. 배추흰나비 바이러스는 배추벌레 외의 곤충에는 해가 없어서 이로운 천적을 보호해 준다.
 

살충미생물 제품이 과수와 밭작물에는 매우 유효하지만 물에서 크는 벼 등의 작물에는 별 효과가 없다. 벼의 잎이 좁고 미생물 살충제를 뿌려도 밑둥까지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벼의 해충을 구제할 수 있도록 미생물 살충제를 응용하는 연구가 요청된다. 전체적으로 보아 미생물 살충제의 산업화 연구는 이루어져 있지만 아직 기업화가 안돼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오랫동안 화학비료와 농약사용으로 토양의 생명력은 쇠약해졌다. 미생물 살충제는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으며 흙의 건강을 되찾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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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형환 교수
  • 오헌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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