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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세계최초 국내개발 '팬덤 3D'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모니터에 표현되는 모든 평면 영상을 입체영상으로 바꿔주는 보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멀티미디어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 제품의 작동원리 등을 알아본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입체 화면을 구현하는 성인용 CD-ROM 타이틀 '3D걸' 제작장면
 

모니터의 디스플레이 내용을 모두 입체로 구현하는 보드가 세계 최초로 국내 기술에 의해 개발돼 멀티미디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입체영상 전문개발사인 한양 미디어가 개발, 발표한 '팬텀 3D'가 바로 그 주인공. 이 보드는 PC내의 빈 슬롯에 보드를 장착하고 케이블로 VGA 그래픽 카드에 연결하는 것 만으로 그래픽 화면은 물론, 텍스트까지 모두 입체로 표현한다.

국내 시장보다는 수출을 겨냥해 만든 제품인 데다가 국제 특허를 얻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어서 보드제작의 세부적인 기술적 특성은 비밀. 대략 설명하자면 VGA카드에서 분리해낸 색을 다시 아날로그-디지털 변환 장치를 이용해 빨간색과 파란색이 겹치는 이중 화면으로 구현, 좌우측이 각기 다른 색상의 안경을 착용하고 보면 입체감을 느낀다는 것. 지금까지 등장한 입체 영상은 색을 분리한다는 면에서는 팬텀 3D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대개 두 개 이상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입체화면이 연출되거나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을 통해 이중화면을 구사하는 기법이 주로 사용돼 왔다는 점에서 하드웨어적으로 모든 영상을 입체 처리하는 팬텀 3D와 큰 차이가 있다.

사람의 눈이 사물을 입체로 인식하는 이유는 두 눈이 일정한 거리로 떨어져 있기 때문. 즉 왼쪽과 오른쪽의 눈에 들어오는 화상이 각도가 달라지면 대상물에 대한 지각이 입체감을 띠게 된다. 따라서 두 대의 카메라로 찍은 것 같은 영상을 구현해 간격을 두고 모니터에 다시 표시하면 색의 분리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원래 모니터에 영상이 표현되는 것은 컴퓨터가 만든 마지막 정보를 그래픽카드를 거쳐 내보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슬롯에 장착된 팬텀 3D를 VGA카드와 연결시켜서 정보를 한번 더 거치게 하면 종래의 평면 정보인 X축 좌표와 Y축 좌표에 입체 정보인 Z축을 추가시키면서 2차원으로 표시된 내용을 사람의 두 눈이 시차를 가지고 인식하도록 파란색은 왼쪽, 빨간색은 오른쪽에 나타낸다.

이 같은 방법은 쉽게 생각해 그래픽 보드를 두 대 연결해놓은 것과 같아서 하드웨어의 충돌이나 프로그램의 충돌과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지만 맨 눈으로 보면 초점이 맞지 않는 영상을 볼 때 나타나는 어지러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보드를 이용해 얻는 입체 효과는 그래픽 장면에서 특히 볼 만하다. 3D 기법을 적용해 만든 게임(예를 들면 '둠')을 팬텀 3D 보드를 거쳐 실행시키면 등장인물이나 건물, 지형지물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한층 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TV 수신카드를 갖춘 PC에 이 보드를 장착하면 TV의 모든 내용을 입체로 즐길 수도 있다. 이밖에도 CAD나 각종 시뮬레이션에서도 입체영상은 2차원 영상이 주지 못한 여러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멀티미디어의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통신과 음향, 영상 분야의 기술적 진보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합니다. 하지만 영상분야를 놓고 보면 그동안 화질의 개선에 관한 연구는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차원의 화상을 구현하려는 노력은 그다지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입체 기술입니다."

이 회사의 성필문 사장(31)은 용산과 대학 구내에서 대규모 컴퓨터 조립업체를 운영하다 자신이 거느린 업체들을 정리하고 지난 2년 동안 3억원을 쏟아부어 이 보드를 만들었다. 물론 현재의 제품이 "워낙 고급으로 길들여진 소비자들을 100% 만족시킬 만큼 색감과 입체감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개발자 자신도 아직 만족할 수준은 못된다고 말한다. 또한 제품의 성능을 쫓아오지 못하는 셀로판 색안경에 대한 불만도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의 계획대로 앞으로 1년 반 내에 3-4번의 기능 향상을 꾀하면 외관부터 달라진 안경과 함께 '눈 앞에 화면이 튀어나올 만큼' 입체감을 나타내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한다.

한편 한양 미디어는 올해 소프트웨어전시회(SEK '94)에 발표할 것을 목표로 '3D 걸(girl)'이란 이름의 입체 정지화상을 제공하는 첫 성인용 CD-ROM 타이틀을 제작중이다.
 

한양컴퓨터 성필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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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정경택 기자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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