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입목축적량은 세계평균의 20분의 1 경제수종의 조림과 초지이용이 중요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5%가 산지로 세계초대의 산림국인 핀랜드의 69%와 비슷한 여건이다. 이를 산지는 나무가 자라고 있는 산도 있지만 토질이 좋지 않아 간신히 사방조림을 할 정도의 악산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러한 산지를 산림자원으로 만드는냐가 국가적 과제로 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 산림의 발자취를 다듬어보면 1910년 당시만 해도 임야 1천5백만ha에 임목축적량이 7억m³달했고 ha당 46m³나 되었었다.
그러나 일제가 그들의 전쟁수행을 위하여 5억m³나 남벌하여 해방 직후에는 2억m³밖에 남지 않았고, ha당 겨우 9m³라는 근소한 축적을 남겨 산림은 큰 수난을 겪었다.
해방후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얼마간 남아있던 산림을 그야말로 깡그리 베어 버렸다. 황폐할대로 황폐한 당시의 임목축적량은 ha당 5.6m³수준까지 내려갔다. 특히 6.25 동란때 군사용으로 쓰이던 미군용 트럭은 심한 경사지나 높은 산까지도 올라 갈 수 있어 일제하에서 운송능력부족으로 손을 못댔던 산림까지 모조리 벌채할 수 있었다.
50년대 말까지에는 전국의 산림자원은 그야말로 고갈되었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되어 우선 황폐한 산을 푸르게 만드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런 과정에서 1973년에야 본격적으로 치산녹화 10개년계획이 실시되어 강력한 산림정책이 추진되었다. 이 계획은 1978년에 4년을 앞당겨 일단 마무리 짓고 79년부터 2차 10개년계획이 시행되어 방금 8년째 추진중이다.
이 기간에 전국 임야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백8만ha의 산지에 29억8천만그루를 심었다. 그러나 이런 산림녹화는 속성수종을 위주로 한데다 우선 산림녹화에만 주력한 결과 산은 푸르게 물들었지만 용재생산 등 경제적 측면에서는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실제로 전국산지의 69%가 임목지로 되었고 임목축적량도 2배로 늘기는 했으나 임목의 약 74%가 쓸모 없는 잡목이라는데 문제가 있어 2차 계획에서는 장기 유실수 등 경제수종의 조림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국내에서 필요한 용재를 자급자족하기에는 요원한 실정이다. 국민 1인당 임목축적량도 4m³에 불과하여 세계평균에는 20분의 1수준이며 유럽의 27m³, 아시아의 17m³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에 산림청 당국은 산림육성 1백년 계획을 세우고 경제림 조성에 주력하여 2080년까지에는 임목총축적량을 세계최고인 서독수준의 1백50억m³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1인당 축적도 세계평균을 넘는 84m³까지 늘려 목재 자급도를 현재의 15% 수준에서 51%까지 높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산림에서 어떤 자원을 얻고 있는가.
첫째는 목재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많은 수종인 육송은 우수한 건축재로 쓰이지만, 생장이 느려 20~30년생 이상은 되어야 재목으로 쓸 수 있다. 우리는 해마다 막대한 원목을 수입하고 있어 목재의 자급률을 향상하는 일이 시급하지만 녹화와 사방에 그쳐 경제적 산림조성과 목재자급 향상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또 통나무를 켜서 판대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30년 이상 자란 것이라야 폭이 넓고 우수한 판자를 켤 수 있다.
다음은 펄프 원료이다. 이 경우는 나무가 곧지 않아도 되고 가는 것도 쓸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소나무는 펄프용으로 매우 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째는 장작 숯 등 땔감이다. 산이 황폐한 이유중의 가장 큰 부분이 연료용으로 나무를 베어낸 때문인데 앞으로는 그동안 연탄사용으로 가정용 연료가 많이 전환되었으므로 재목으로 쓰고 난 부분이나 잡목들을 이 방면에 쓸 수 있다.
다음은 철도침목, 광산의 갱목 등의 용도이다. 철도침목은 시멘트침목이 쓰인 뒤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갱목의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기대되는 것은 산림의 부산물이다. 고사리 고비 참나물 등 산채를 비롯해 송이 표고 느타리 등 버섯류도 빼놓을 수 없는 자원에 속한다.
또한 현재의 산지 가운데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풀이 잘 자라는 지대는 초지(草地)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젖소 육우등 목장의 방목지로 이용, 축산진흥에 필수자원이 된다.
산림자원 가운데서 우리가 잊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산림이 공기중에 산소를 공급한다는 사실이다. 푸른 숲은 탄소동화작용으로 쉴 새 없이 산소를 공기중에 내보내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공기를 맑게 해준다. 공해로 오염된 대기를 정화해주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흔히 조림은 산지를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도시지역의 조림사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서울의 임야 면적은 85년 현재 1만7천ha로 80년에 비하여 2천ha(29%)가 줄고 있다.
학자들은 계산에 의하면 한사람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려면 8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30m³의 녹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 계산대로 하면 서울시민의 건강한 호흡을 위해서 2만9천 ha의 산림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산림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라고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해의 경우 임산물 즉, 원목과 재목 펄프제조용 토막나무(우드칩이라고 한다)와 합판을 만들기 위한 조각 등을 합하여 5억9천만달러어치가 수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은 다시 가공하여 수출하기 위한 원료이고 나머지 절반은 순전히 국내소비용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통나무는 열대지방에서 들여오는 나왕재가 주종이고 미국 캐나다 등지의 미송이 다음을 차지하며 펄프용 우드칩은 호주 브라질 등지에서 수입한다. 다음은 펄프와 헌종이가 작년에 3억7백만달러어치나 수입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수입은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나는 자원으로는 모자라 수입하게 되는 것인데, 산림자원을 잘만 이용하면 적어도 1년에 1억달러 이상이나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쪽 곧고 재질이 종은 나왕이나 미송 등 수입목재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나는 통나무는 갱목에 이용되는 외에 대부분이 아궁이로 들어가 불태워지는 실정이다.
산에서 나는 나무 가운데 굽었거나 가는 것 등을 토막내어 이것으로 칩을 만든다면 적어도 펄프제조용으로 수입되는 우드칩의 절반은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인식부족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조림을 시작한지 20년이 넘기 때문에 상당한 자원이 쓰일 수 있는 단계에 와 있고 또 앞으로 차차 국내자원 공급이 늘 것으로 보이지만 앞에서 말한대로 외국산 나무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수입이 좀채로 줄지 않는다고 당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끝으로 지적할 문제는 앞으로의 조림이다. 경사도나 마을에서의 거리 도로사정 등을 고려하여 초지로 이용할 곳은 초지를 개발하여 축산진흥에 이용하고 그밖의 산지에는 토질 기후 등을 고려하여 적어도 수입통나무에 견줄만하고 잘 자라는 수종을 골라 조림을 서두는 한편, 기왕 조림된 자원은 해마다 계획적으로 베어서 수입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못쓴다고 버릴만한 나무도 이것을 펄프용이나 합판용으로 쓰는 용도로 돌리도록 국민들의 의식을 계도하는 한편 보다 적극적인 시책이 뒷받침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