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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란 어떤 것인가

우리나라에도 곧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유선텔리비젼(Cable TV, CATV)시대가 곧 열리게 된다. 최근 유선방송관리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90년대초에는 유선 TV의 채널을 수십개로 늘릴수 있는 통신위성도 띄울 계획으로 있다.처음 미국의 산골짜기에서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유선 TV는 그동안 변신을 거듭, 이제는 송신과 수신을 함께 할 수 있는 유선TV의 시대도 눈앞에 두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유선 TV의 기술적 원리와 사용실태를 소개한다.


통신위성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세계는 일본 '토오카이무라'(東海村)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핵폭발사건으로 떠들석하다. 한국의 유선TV 방송국에서는 뉴스전용채널을 통해 24시간 내내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건을 다루고 있다. 세계 각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파원들은 세계의 핵전문가들을 동원 원격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하며, 국내의 원자력발전소 엔지니어들이 등장,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평소 핵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던 일반인들도 TV대담프로에 등장, 핵의 위험성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소박한 견해를 밝힌다. 또한 이제까지의 반핵운동의 역사가 특집으로 꾸며져 일목요연하게 시청자에게 서비스된다.

기존 TV방송국인 KBS나 MBC에서도 뉴스시간에 집중적으로 원전폭발사건을 다루지만 핵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는 역부족이다."

이상은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어느날의 모습을 상상한 것으로 케이블 TV의 매력을 강조한 것이다.
유선TV 시청자는 원전폭발사건만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상회 주인들이 시작

1948년 미국의 '오리건'주에 있는 '아스토리아'시에서 전자부품을 판매하던 상인들은 그 지역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난시청 지격인 관계로 TV수상기를 제대로 팔 수가 없었다. 그들은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시를 둘러싼 산꼭대기에 안테나를 세워 여기에서 수신된 방송전파를 동축케이블을 통해 각가정으로 배달하면 난시청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다는 것. 공동안테나를 건설해 각가정을 케이블로 분배연결한 최초의 CATV가 탄생한 것이다.

CATV는 원래 '지역공동안테나TV(Communiry Antenna Television)의 뜻이었는데 요즘와서는 '유선 TV' (Cable TV)의 약어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CATV시스템은 자기 지역내의 방송에 대한 난시청 해소 뿐만 아니라 원거리의 타지역에 발송되는 TV 신호를 강력한 안테나로 수신, 증폭해서 재송신하는 '지역외재송신'으로 발전 하는데 이때까지의 CATV를 제1세대 CATV라 한다. 제2세대의 CATV는 60년대 초반에 등장한 자주방송 CATV로서 자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영화나 지역사회에 관련된 뉴스와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시스템이다.

자주방송 CATV는 시민들의 다양한 취미와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多)채널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축케이블로 30채널까지 가능. 광케이블을 사용하면 채널수는 더욱 많아짐)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특정지역에만 관련된 지역사회프로그램과 지역의 공지사항 등으로 시청자의 요구에 밀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처럼 자주방송 CATV의 등장을 두려워한 NHK 및 민간방송국들의 반발로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70년대에 들어서면 미국을 중심으로 CATV 방송프로그램을 위성을 통한 전국 네트웍에 동시 배급하는 전국적 CATV 시대로 접어든다. 이같이 위성을 이용한 CATV를 제3세대 CATV라 한다. 제3세대 CATV는 위성을 통해 넓은지역을 커버하기 때문에 기존 무선TV방송국에 상당한 위협을 주고 있다. 미국 뉴스전문업체인 CNN 유선TV 방송국은 기족 TV방송국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하다고 한다.

CATV가 정보화사회의 새로운 미디어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쌍방향 CATV의 출현 이후라 할 수 있다. 쌍방향CATV라 하는 것은 시청자가 일방적으로 방송국에서 보내는 영상을 수신만 하는 것이 아나라 방송응답, 퀴즈, 앙케이트 등 시청자가 집에서 직접 방송에 참여하는 방송서비스를 말한다. 여기에 CATV국과 각종 데이타베이스가 연결되면 집에서 병원예약, 관광예약을 할 수 있을 뿐아니라 백화점 물품을 구매 배달하고 은행에서 자동 결재되는 홈쇼핑, 홈뱅킹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력, 개스, 수도계량 등을 자동점검침하는 텔리미터링 시스템과 화재발생 등 이상상태를 가입자가 경보신호로 CATV방송국에 자동 전달하는 서비스도 가능케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체신부의 '포스트프로젝트(전산우체국)' 한국데이타 통신의 비디오텍스서비스 한국전기 통신공사의 텔리미터링시스템 등이 모두 종합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제4세대 쌍방향 CATV 시스템은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통신이 개척한 새로운 영역

CATV가 뉴미디어로 각광을 받은 이유는 전송로(동축케이블 혹은 광케이블)의 대용량성과 쌍방향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선으로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각 채널의 신호크기가 적절히 조절돼 인접채널간의 혼신을 방지할 수 있어 많은 채널로 풍부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CATV의 기본 구성은 크게 나누어 헤드엔드(Head-End), 중계전송망 및 가입자 설비로 나눌수 있다.

헤드엔드는 CATV의 핵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수신안테나에서 수신한 각 채널의 방송신호를 중간주파수대로 변환, 영상 및 음성레벨을 조정한 수 VHF대로 재변환시킨다. 여기서 재변환된 각각의 신호들을 혼합해 중계 전송망으로 송출하는 역할을 한다. 자주방송 CATV 및 쌍방향 CATV에서는 컴퓨터등 자동설비를 갖추어 자체 프로그램의 송출기능과 각종 데이타베이스와의 연결기능도 갖춘다. 중계전송망은 헤드엔드에서 보내는 신호를 가입자의 집까지 전달하는 전송선로를 말한다. 그 구성은 CATV시스템의 규모나 적용대상에 따라 가장 경제적인 전송망을 구성해야하므로 일률적으로 결정 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주간선, 간선, 분기선, 분배선, 인입선 등으로 구성되며 중간 중간에 설치되는 증폭기, 분기기, 분배기가 조합되어 전송망을 구성한다. 현재까지의 전송로는 동축케이블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광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광케이블의 사용도 고려되고 있다.

가입자설비는 크게 구분하여 정합기, 옥내분배기, TV어댑터 등으로 구성된다. CATV 시스템의 고도화에 따라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설비 즉 키보드, 터미널, 프린터 등도 앞으로는 필요하게 될 것이다.

사회구조가 다양해지고 고도의 정보서비스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요구되어지는 정보량은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동축케이블을 전송손실이 적고 전송용량이 크며 무유도성을 가진 광케이블로 대체하는 시험운용이 일본에서 실시되고 있다. '하이오비스'(HIOBIS)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가정에서도 영상이나 음성으로 질문 및 응답을 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가능한 완전한 쌍방향 시스템이다. 이는 광전송 등 CATV 시스템에 첨단기술이, 성능이나 가격면에서 실제 운영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것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질의 쌍방향서비스가 완벽하게 시행돼 지역공동체운영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 되었다. 미국에서도 이와 동등한 CATV기술로 '큐브'(QUBE)시스템을 공급, 현재 가입자수가 30만을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 1>; 각종 CATV 서어비스
 

무선TV 방송이 흔들린다

미국의 경우 85년말 현재 8천4백만대의 TV수상기가 보급되어 있으며 이중 3천5백만 세대가 CATV를 설치하고 있다. CATV업체만도 전국에 5천개가 넘는다. 현재 가입자수가 연 20~30만가구씩 증가하고 있으며 서비스면에서는 TV프로그램은 물론 TV게임, 비디오텍스, 홈쇼핑, 홈뱅킹 서비스 등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져 일부 실용화 되고 있다.

미국의 CATV는 보통 12~30채널로 한 CATV방송국의 가입자수가 10만을 넘는 곳이 허다하다. 미국은 현재 전국을 12개의 광역네트웍으로 나누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뉴스를 전문영역으로 하는 CNN과 극장영화를 주로 서비스하는 HBO사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럽의 CATV는 아직 쌍방향 CATV에는 접근하지 못했으나 보급률이 대단히 높아 CATV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국가간의 언어장벽이 높지않아 인접국의 프로그램을 수신하기위한 CATV설치욕구가 강하기 때문, 또한 도시계획에 CATV 구성을 포함시키고 있고 현재의 CATV 보다는(2, 3세대) TV전화, 텔리텍스, 팩시밀리, 비디오텍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유선방송을 겨냥하고 있다.

프랑스는 82년 11월 '전국영상통신망'의 건설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내용은 3년동안 1백5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광케이블망을 형성하는 것. 최근 영국과 서독도 CATV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CATV는 1970년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해 CATV를 설치한 이래, 83년 기준 3만4천개의 CATV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총가입자수는 3백66만 세대로 5백세대 이상 가입한 시스템은 4백여개에 불과, 대부분이 소규모로 서비스 하고 있다. 설치목적도 지역 난시청해소 및 수신장애 해소에 중점을 둔 경우가 99%에 이르고 있는 실정. 그러나 83년 이후 '하이오비스'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쌍방향 CATV설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적 문제 없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60년대 초 난시청 지역인 일부 농어촌지역에 정규녹화필름만을 재방송할 수 있도록 유선방송수신관리법을 제정했으나 그 실효성은 극히 적었다. 현재 관계법규는 유명무실한채로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 1천여개의 유선TV업체가 난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에만 1백여 업체에 가입자수가 20만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 업체와 가입자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잡을 수 없다고 한다. 서울은 난시청지역 대상이 아니므로 이 모두가 법적으로는 모두 무허가인 셈이다. 시설규모는 소수의 가입자만을 갖고 비디오 3~4대와 간단한 헤드엔드를 사용, 케이블을 깔고 VHF대역의 채널4를 활용, 다른곳에서 제작한 비디오프로만을 서비스하는 곳이 대부분. 처음 가입하려면 시설비 1만5천원~2만원을 내고 월시청료 2천~5천원정도를 내면 된다.

간혹 오디오업체로 출발, 1백50억정도의 자산에 직원 3백여명을 거느리는 유선 TV업체로 성장한 곳도 있으나 그 규모가 대부분 영세해 시설투자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설정이다. 명확한 시설기준도 없는 상황이므로 선로 몇m마다 증폭기를 설치해야 하는지도 경험적으로만 체크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국무회의를 통과한 '유선방송 관리법안'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평소 이 분야에 대한 대기업진출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법안내용이 군소업체가 참여하기에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시설규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은 프로그램내용의 자체정화를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있다.

법안의 주요내용은 유선방송 사업업자는 문공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있으며 설치시설의 타당성은 체신부장관과 합의하며 준공검사는 체신부에서 받도록 되어 있다. 또한 유선방송회사주식의 51%를 정부가 소유하도록 규정하여 실질적인 의결권한을 정부가 갖도록 하고 있다.

이는 현 무선TV와는 다른 다양한 시청자의 요구를 수렴할 수 있는 CATV의 특성을 살리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각계의 중론이다. 즉 각지역 행정관서의 홍보매체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 또한 다양한 시청자의 요구를 반영못해 적정의 시청자를 확보못할 경우, 외국프로에만 의존, 문화의 대외종속성이 더욱 심화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CATV가 방영된다면 산업 기술수준으로 보아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들의 욕구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의 방영과 이에 따른 시청자의 확보로 경제성이 있을 것인지가 더욱 큰 문제라고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정보산업의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CATV는 적극 추진될 전망이나 방송내용의 한계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넘어서야할 과제인 것이다. 내용을 규제하다보면 미디어 자체가 갖고 있는 본질과 매력이 손상될 것은 당연한 일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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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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