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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컴퓨터와 반도체

손톱만한 칩 위에 컴퓨터를 싣는다

반도체 집적기술의 발달은 트럭으로 운반할 수 있었던 컴퓨터를 이제는 손바닥 위에 그것도 여러 개를 올려놓을 수 있게 하였다.

3발 달린 괴물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하여줄 증기 기관의 발명이 제1차산업혁명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사람의 두뇌가 하는 일을 대신하여주기 위한 계산기가 처음으로 전자소자로 구성되어 전자계산기 즉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서 제2차산업혁명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1940년의 후반에 들어서이다.

1946년에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2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해군성의 위탁을 받아서 최초의 전자계산기인 ENIAC을 개발하였다. 이 기계에는 많은 릴레이 이외에도 전자소자로서의 진공관이 1만8천개나 꽂혀있었다. 진공관은 컴퓨터보다 20년 이상이나 먼저 발명된 전자소자로서, 텅스텐과 같은 물질로 만든 필라멘트에 전류를 흘려서 뜨겁게 하여 튀어나오는 열전자를 그리드 전압으로 제어하여 증폭작용이나 정류작용을 하게 하는 것이다.

조명용으로 쓰는 백열전구와 마찬가지로 진공관도 유리관속에 필라멘트가 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약하고 열의 손실이 있고 수명에 한도가 있다. 한정된 수명이라는 약점을 가지는 진공관이 1만8천개나 되다보니까 그중에는 고장이 발생할 확률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이 최초 컴퓨터는 10톤이나 되는 무게와 30KW라는 큰 전력을 소비했다는 불리한 점 이외에 신뢰도가 얕다는 단점이 치명적이었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서 종전의 진공관의 작용을 대신하면서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피가 줄어들고 기계적으로 단단하고 소비전력이 작고 수명이 무한정인 트랜지스터라는 전자소자가 나오게 되어 이른바 반도체 시대의 막이 올랐다. 원래 반도체라는 말은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정도의 고유저항을 가지는 물체라는 뜻이다. 그중에서 전류를 운반하는 일을 전자가 주로 하여주는 반도체를 N형반도체, 그리고 전자와 반대극성인 정공(hole)이 주로 전류를 운반하는 쪽을 P형반도체라고 부른다.

N형과 P형의 반도체의 매우 작은 조각 3개를 붙여서 트랜지스터를 구성한다. 이 트랜지스터의 출현으로 전자소자의 수명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소비전력과 부피 그리고 무게가 진공관보다 월등히 줄어들었고 신뢰도가 눈부시게 높아진 전자소자의 덕택으로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중앙처리장치가 1개의 IC로

컴퓨터는 입출력장치, 중앙처리장치, 보조기억장치들이 모여서 조직을 이룬 것인데 이중에서도 중앙처리장치는 기억, 연산 그리고 제어라는 3가지 기능을 맡고 있어서 사람의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전자소자들이 복잡하게 연결된 전자회로로 되어있다.

이와 같은 중앙처리장치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트랜지스터가 수만개에 이르기때문에 진공관시대보다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지금에 비하면 컴퓨터의 크기는 아직도 큰 상태였다.

그런데 컴퓨터의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지켜주는 계기가 된 것이 집적회로(集積回路)의 출현이었다. 개개의 트랜지스터는 먼저 설명한 바와 같이 N형과 P형의 작은 반도체조각을 샌드위치처럼 붙인 것에 외부와의 접속을 위한 리드선을 달아 플래스틱으로 포장해서 외부와 차단한 것이다. 전자부품가게에서 볼 수 있는 나팔꽃씨만한 까만 덩어리에 3개의 금속줄이 뻗어나와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개개의 여러 트랜지스터를 모아서 도선으로 연결하여 회로를 만드는 것보다 작은 면적에 필요한 갯수만큼의 트랜지스터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N형과 P형 반도체를 배치하고 그 트랜지스터 사이의 연결도 미리 도체로 연결한 다음 리드선을 붙인 다음에 플래스틱이나 세라믹과 같은 절연재료를 덮어서 굳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다. 이런 방법으로 만든 회로를 집적회로 영어약자로 IC(Integrated Circuit) 라고 하여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선보이게된 전자회로 구성방식이다.

처음에는 성냥개피의 단면적과 같은 1mm사방의 넓이에 수십개의 반도체소자를 수용하는 소규모 직접회로 SSI(Small Scale Integration)가 나왔으나 한 개의 IC 덩어리에 수천개의 소자를 수용하는 LSI(Large Scale Integration)을 거쳐서 이제는 수십만개의 소자를 수용할 수 있는 VLSI(Very Large Scale Integration)가 나오게 되어 반도체라는 말이 집적회로를 가르키기에 이르렀다.

집적회로의 출현으로 전자회로의 부피와 가격이 현저하게 줄어들다보니 컴퓨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저하는 욕심이 생겨서 컴퓨터의 두뇌부분이 중앙처리장치를 한개의 IC속에 수용할 수 있으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에서 1970년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인텔'이라는 회사에서 드디어 중앙 처리 장치를 수용한 집적회로를 개발해내었다. 이러한 집적회로를 '마이크로프로세서'라고 부른다.

중앙처리장치 속에는 정보를 임시로 기억시키는 레지스터, 정보의 처리를 맡는 산술 논리연산부분 그리고 제어부분이 들어있는데 이것들을 한개의 IC칩에 수록하게 되어 드디어 본격적인 컴퓨터의 소형화가 이루어지기에 이르렀다.

처음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취급하는 정보의 단위를 2진법숫자로 8자리인 바이트로 나타내게 되어, 초기단계의 것을 8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라고 불렀다. 취급하는 정보의 단위가 커지면 정보처리의 정확성이 높아지므로 지금은 16비트 프로세서 그리고 32비트 프로세서들이 나타나서 그 기능이 눈부시게 향상되었다.

처음에는 트럭에 실어야 운반할 수 있었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이제는 손바닥위에 이것도 여러 개를 얹어놓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가격도 또한 놀랄만큼 싸진 것이다.

이제는 집적회로에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중앙처리장치 말고도 기억소자로 집적회로화되는데 작년 여름에 우리나라에서도 256KD램의 대량생산공장의 가동으로, 국내의 본격적인 반도체부품산업의 토착화라는 역사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의 발명에 이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개발은 컴퓨터능력의 질적인 비약을 가져왔다.


롬과 램의 차이

반도체로 된 기억소자에는 램과 롬의 2가지가 있는데 램은 녹음테이프와 같이 그위에 정보를 수록할 수도 있고 그 내용을 읽어낼 수 있다. 롬은 인쇄된 책과 같이 읽어내기만하고 수록된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이 기록해 넣을 수 없는 기억소자를 말한다. 어느쪽이건간에 반도체 기억소자는 2진수 한자리 즉 1비트를 기억할 수 있는 '플립플롭'이라는 전자회로의 집합으로 되어있다. 롬에는 바꿀 필요가 없는 시스템 프로그램과 같은 정보를 수록한다.

256KD램이란 256K 즉 25만6천개의 2진법숫자를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램을 말하며 램앞의 D는 '다이나믹'을 뜻하는 것으로서 '스태틱'과 아울러 기억정보의 보존방법을 뜻하는 약자이다.

가장 간단한 플립플롭은 2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하므로 256KD램에는 51만2천(25만6천×2)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수용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정된 면적에 수용할 소자의 갯수가 막대하므로소자하나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로 줄어들어야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IC칩 안의 도선의 넓이가 1mm의 1천분의 1인 1미크론보다 좁아야하므로 그와 같이 정밀한 반도체가공기술을 '서브마이크론 기술'이라고 하며 가공을 하는 공장내부의 공기에 먼지와 같은 붙순물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환경조절기술도 아울러 발달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많은 소자를 집적회로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에 의한 설계기술인 CAD(Computer Aided Design)기업의 발달도 함께 따라야 한다.

이제 중앙처리장치와 기억장치 그리고 여러가지 제어부분이 반도체소자 제조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집적회로화됨에 따라서 컴퓨터의 크기와 가격이 우리에게 손쉬울 정도의 범위로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트럭에 실어야 운반할 수 있는 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이제는 손바닥위에 그것도 여러개를 얹어놓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여러가지 자동제어장치에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기억소자 그리고 그외의 IC로 된 제어소자를 구입해서 자기가 원하는 목적의 컴퓨터를 구성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이 오늘날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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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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