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의해 1975년 이래 조사·집계된 바에 의하면 현재 약1천종 이상의 척추동물이 지구상에서 멸종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산업화의 진행과 야생동물의 서식지 감소 등으로 인해 많은 동물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포유동물의 대표격인 호랑이만해도 한국(시베리아) 호랑이를 볼수 없어 외국의 동물원에서 들여올 계획인 형편이다.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포획된 것은 1921년 경북 경주 대덕산에서였으며, 북한 지역에서는 1960년대까지 평북과 함남 등지에서 포획됐을 뿐이다.
현재 호랑이는 백두산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남한에서는 절종된 것으로 보이나 최근 강원도의 양양군과 평창군 사이의 북오대산 매봉산일대에 2마리가 살고 있다는 설이 있어 극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표범은 연해주 남부와 북위 50도까지의 지역에서 흔히 살던 동물이었으나 거의 절종되고 다만 북한 지역에 일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는 표범이 목격된 바 없으나 간혹 지리산에서는 눈내린 뒤에 발자국이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하나 불확실하다.
곰도 설악산 지리산 등지에서 살고 있으나 남획으로 인해 점차 희귀해져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이 밖에 늑대와 여우 삵 사향노루 산양 등 우리 귀에 친숙한 동물들도 거의가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붉은박쥐 검은토끼박쥐 하늘다람쥐 등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또 고래와 바다사자 물범 등도 요즘은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가장 많은 46종이나 지정된 조류는 그만큼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이 많다. 크낙새 황새 먹황새 원앙사촌 등은 극소수가 남아 있거나 아예 멸종돼버린 것으로 여겨지는 대표적인 새들이고, 이외에도 노랑부리백로 저어서 따오기 흑기러기 큰고니 고니 두루미 흑두루미 재두루미 느시 검은머리물떼새 팔색조 등이 희귀한 새로 꼽힌다.
여름밤에 반짝이는 불을 켜며 나는 반딧불이도 이젠 보기 힘들어졌고, 장수하늘소도 극소수가 살아 남아 있어 서식처인 서나무 신갈나무 물푸레나무 등의 고사목 벌채를 삼가야 한다는 학자들의 연구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장구애비 게아재비 물장군 물자라와 소금쟁이 그리고 물방개 물매암이 등 물속에서 사는 곤충들도 농약의 과다한 살포로 대개가 멸종돼가고 있다. 붉은 점모시나비 독수리팔랑나비 남방제비나비 먹나비 제주왕나비 등 20여종의 나비도 마찬가지.
또 무당개구리 맹꽁이 남생이 두꺼비 도마뱀 능구렁이 실뱀 등 귀에 익은 것들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어류 역시 마찬가지여서 서호납줄갱이는 완전히 사라졌고, 종어 어름치 꼬치동자개 미호종개 각시붕어 감돌고기 등 우리만이 보유하고 있던 귀중한 담수어 10여종이 멸종 직전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