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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요리의 세계로 오세요

⑥ 김포 풍무고 PSL





과학으로 요리한 마법요리

풍무고 PSL(Pung-mu Science Leaders)은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그 활동 내용을 보면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지는 동아리다. 지난해 제 1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서 달걀을 만드는 분자요리 등 과학실험으로 단번에 최우수상(이색부문)을 거머쥐었다.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전문 요리사를 찾아가 배우기도 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달걀 만드는 분자요리 방법은 이렇다. 노른자를 만들기 위해 노란색 주스에 알긴산 나트륨을 녹인 후 일정량을 컵에 넣고 염화칼슘을 넣는다. 컵을 한 방향으로 계속 돌리면 동그란 노른자가 만들어진다. 컵에 넣고 돌려서 노른자를 둥글게 만드는 방법은 김한슬 학생이 직접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만들어낸 달걀은 진짜 달걀처럼 보이는 데다 맛도 좋다.

봉사활동도 한다.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봉사, ‘과학봉사’ 활동을 한다. 한 달에 두 번 장애아동시설 등에 찾아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실험을 하고 가르친다. 자신의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사람들에게 과학 하는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이하 신과람)’이 주최하는 ‘과학 놀이마당’에도 참가했다. 특히 과학 놀이마당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분자요리 과학실험을 했는데 호응이 좋아 4, 5학년 부 상도 받았다.

평소에는 학교에서 실험 활동을 한다. 모둠별로 학생 스스로 실험 주제를 정하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실험을 진행한다.

처음부터 PSL활동이 활기를 띠었던 것은 아니다. 신과람 회원이기도 한 김미정 선생님의 노력이 큰몫을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모둠별로 자율탐구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탐구 방향을 잘 잡지 못하자, 방향을 바꿔 실험 발표를 진행한 것이다. “이렇게 발표를 하면 학생들에게 자신감이 생겨요. 그런 경험들이 쌓이니 놀이마당이나 창의체험페스티벌 같은 대회에 나가서도 아이들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죠.”

“인격을 바꾸는 동아리”

놀이마당, 과학봉사활동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바빠진다. 예쁘게 꾸민 앞치마를 두르고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의 쌍칼 흉내를 내기도 한다. 한쪽에서 김소라 학생이 미리 짠 안무에 맞춰 춤을 춘다. 이찬우 학생이 등장해 윙크를 날리자 아이들의 환호가 이어진다. 초등학생들을 사로잡는 재미있는 카리스마를 가진 최혜연 학생은 아이들과의 친화를 맡고 있다. 노지혜 학생이 손인형을 들고 능숙하게 인형극을 한다.

얼핏 모든 학생들이 원래 외향적인 학생 같지만 아니다. 다른 사람 앞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말주변도 없었던 내성적인 학생들이다. 스스로를 다크한(어두운)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이야기하는 찬우 학생은 “창의체험페스티벌 등에서 많은 사람들을 대하면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쉽게 알아듣는지를 알게 됐다”면서 “인격을 바꿔야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성격이 좀 밝아졌다”며 웃었다.
인격을 바꿔야 했다는 말에 많은 학생들이 공감했다. 과학에 흥미가 없는 일반 사람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려면 발표하는 사람이 재밌어야 한다. 학생들은 방과후에 모여 400개가 넘는 마법봉을 만들고 율동을 짜고 개그코너 뺨치게 재밌는 대본을 써서 사람들 앞에서 발표했다. 여러번 발표를 하면서 요령을 터득했고 지금은 애드리브(즉흥연기)를 할 정도로 능숙해졌다. 아이들을 싫어했던 김유진학생은 이제 능숙하게 아이들을 다룬다. 동아리장을 맡은 2학년 김소라, 3학년 김하현 학생은 리더를 맡은 것이 처음이었다. 예전과 다른 책임감을 느끼면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고 친구들을 이끈 경험은 이들에게 큰 의미였다.




마법 요리 안에서 피어난 꿈

“활동을 하다 보면 학생들에게서 평소에는 알 수 없었던 달인의 면모가 보여요.” 김미정 선생님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맞는 활동을 하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자신감은 학생들의 꿈에도 영향을 줬다.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싶은 예건희 학생은 원래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교과서 속외우는 과학에 지쳐 있을 때 동아리 활동으로 흥미를 되찾았다. 과학 성적도 올랐다. 이준영 학생은 방학 때도 점심만 먹고 나면 활동 준비에 매달려야 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거리를 다녀야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과정을 통해 큰일을 해야 할 때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어떤 순서로 해야 효과적인지 일을 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책임감의 달인 유수인 학생은 자신감을 얻은 덕분에 “아무리 공부해도 무슨 말인지 의미를 알 수 없는” 화학을 연구할 용기가 생겼다. 열심히 공부해 화학 연구원이 되는 게 꿈이다. 나서는 걸 싫어했던 김한슬 학생도 마찬가지다. 과학봉사를 갔던 시설 학생들에게 더 도움을 주고 싶어 수학, 영어를 가르치는 ‘학습봉사’도 시작했다.

PSL은 학습과 인성 면에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생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PSL의 활동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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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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