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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사람들 인구추세, 사망률 그리고 삶의 질

사람이 너무 많은곳, 너무 적은곳…. 평균수명 40세와 80세의 나라들. 지구촌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인구가 아주 적거나 감소하는 몇나라를 빼고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가,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열심히 가족계획을 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이것 저것 정부가 간여하지 않는것이 없지만 가족계획 역시 정부가 앞장서서 실시하고 있다.
 

가족계획으로 인구증가의 억제에 성공했다는 나라들은 많다. 그러나 한쪽만 보고 다른 한쪽을 보지 못한다면 곧 후회하기 마련이다. 이상적인 가족계획이란 정부의 강제와 인센티브(금전적이익등)만으로 성공할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겠다.

 

무식하고 가난한 사람이 늘어난다


'싱가포르'를 예로 들어보자. 이나라 정부는 매우 현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편협과 독선에 흐르고 있다는 끝없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정부는 60년대부터 철저히 가족계획을 실시해 왔다. 1965년 인구증가율은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보다도 22%나 높았다. 10년뒤인 75년에는 이디오피아의 반으로 줄었고 요즘은 인구증가율이 제로에 가깝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가족계획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정부에서 부담했고 낙태와 불임수술은 법적으로 제한없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아이를 많이 낳는 부부에게는 혹독한 불이익을 안겨줬다. 3번째로 아이를 낳는 부인에게는 출산유급휴가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몇번째 아이냐에 따라 출산입원비를 체증(점차 많아지는것)시켰고 4번째 아이는 소득세 공제대상에서 제외 시키기도 했다.
 

이같이 적극적인 시책으로 중국인계의 끈질긴 출산욕구를 억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좋지않은 부작용을 불러 일으키게 됐다. 즉 가난하고 교육받지못한 여성들이 가족계획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를 마구 낳아서 인구의 질을 형편없이 낮추고 있는것이다. 인구의 질은 두가지 즉 유전과 환경으로 결정된다. 가난하고 무지한 부모밑에서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좋은 2세가 자라나기 어렵다. 이것은 유전학이나 사회심리학으로 증명되었다.
 

또한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이같은 가족계획으로 심화되었다. 정부의 각종혜택과 보조금은 아이가 없거나 하나 둘밖에 안가진 부부, 대부분이 대학교육을 받은 중·상류층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는것이다.
 

그대신에 가난한 하류층의 근로자들은 많은 자녀의 양육에도 힘겨운 판에 세금도 상대적으로 더 내야하는 시련을 계속 겪고 있는 것이다. 가족계획을 개인이 스스로 하도록 충분한 계몽을 하지 않고 정부의 권능을 마구 휘두른 결과는 이런것이다.
 

정부주도로 가족계획을 열심히 하고 있는 나라로는 멕시코, 콜롬비아,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가족계획을 하기전보다 인구증가율을 20∼60%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앞에 말한 '싱가포르'의 바람직하지않은 부작용을 고려 하는게 좋겠다. 이미 대부분의 경우 싱가포르와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인구를 늘이려고 애쓰는 나라들


인구가 적거나 줄어드는 일부국가들은 반대로 인구증가를 위한 시책을 펴가고 있다. 서방측 선진국들과 일부 공산국가들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예컨대 동유럽의 루마니아는 최근 낙태를 불법화했다. 낙태를 한 부부나 시술을 해준 의사는 징역형까지 받도록 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독신자나 자녀를 낳을수 있는데도 낳지 않고 있는 부부에게는 세금을 물리고 있다. 결혼한 부인은 매달 임신 여부를 체크받도록 병원에 출두해야 한다.
 

루마니아 정부는 무엇을 목표로 하는 것일까. "모든 건강한 여성은 4명의 아이를!" 애국적인 여성은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지구촌의 여러나라에서는 정반대의 인구정책을 갖고 있다. 피임제나 낙태의 자유여부가 인구추세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보다 강력히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녀에 대한 가치관, 경제적 형편, 결혼형태를 포함한 생활양식이다.

 

 

일부다처, 일처다부─출산율 낮아


세계에는 아직도 배우자가 복수인 나라들이 적지않다. 일부다처(polygamy)또는 일처다부(polyandry)의 결혼형태가 출산율과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아프리카의 '케냐'에서 조사한것을 보면 일부다처제하의 여자들은 일부일처제의 여자들보다 출산율이 낮았다. 숫자로는 11%의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네팔'에서도 일부다처제가 성행하는데 여자들은 악착같이 많은 아이들을 낳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남편이 죽은뒤에 아들이 가장 많은 여자가 대부분의 상속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출산율은 역시 낮다. '자이레'에서도 일부다처제하의 부인들 출산율이 낮은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불임률도 매우 높아서 일부일처제의 부인들보다 최고 3배나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불행하게도 이들나라에서는 위생관념이 희박해 일부다처제의 부인들은 보다 많이 성병에 걸려있으며 이것이 불임을 초래한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일처다부 즉 부인하나에 남편이 여럿인 형태의 결혼(티베트 같은 곳에서 보임)제에서 출산율이 어떤지 믿을만한 통계는 없다. 다만 트베르의 한 마을에서 조사한것을 보면 여자의 출산율 역시 저조하다는 것이다.

 

소련─평균수명이 짧아지는 기묘한 현상


약간의 예외를 빼고 지구촌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유아사망률이 낮아지고 성인들은 과거보다 오래 살게 되었다. '방글라데시'에서 북구의 '아이슬랜드'까지 여러단계의 발전과정에 있는 나라들이 과거보다 좋은 영양, 보다 깨끗한 환경, 보다 발달된 의료기술의 덕택으로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아이슬랜드는 남·녀 합해 평균 77세의 수명을 누리게 됐으며 이보다는 낮지만 스칸디나비아의 여러나라 사람들과 미국인들은 75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6살 더산다)
 

평균수명이 40살도 안되는 나라도 아직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직 어린아이 5명중 한명이 죽는다.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가뭄과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러나 전쟁·내란 그리고 가뭄같은 특수한 조건을 고려치 않는다면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추세임을 부인할수는 없다. 기근에 허덕이던 아프리카의 여러나라들이 지난 몇달사이에 기근에서 어느정도 탈피하면서 과거의 평균수명을 되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으로 평균수명이 낮아졌을 뿐이다.
 

중진국이상의 나라들로서 유아사망률이 늘고 평균수명이 낮아진 유일한 나라는 소련이다. 지난 84년의 인구증가율은 0.9%였는데 이것은 50년대수준에 비해 반으로 낮아진 것이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소련인구문제 전문가인 '머레이 페사바크'에 따르면 이같은 인구증가율의 감소는 낮아진 출산률에도 이유가 있지만 보다 주요한 원인은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일찍 죽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0년대에 소련의 사망률은 인구 1천명당 6.9명이었다. 그런데 84년에는 10.8명으로 늘어났다.
 

사망률이 높아진 것은 유아와 20살에서 44살사이의 성인등 두 그룹에서 뚜렷히 나타났다. '페사바크'박사는 이같은 기묘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알코올'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련에서 알코올중독으로 죽는 사람들 대부분이 성인 남자인데 1년에 약 4만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인구비율로 계산할때 미국보다 1백배나 많은 것이다.
 

소련의 여자들도 술을 즐겨 그들의 사망원인으로 3번째가 알코올중독이다.
 

이것은 또 임신장애를 일으켜 소련의 유아 사망률을 높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 5년동안 소련에서는 독감과 디프테리아가 극성을 부려 어린아이의 생명을 많이 앗아갔다.
 

소련의 의료체계는 물론 그동안 계속 향상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병원이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같은 대도시에 몰려있어 시골사람들은 제대로의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련인의 평균수명이 69세밖에 안된다는 것은 소위 발전한 나라 가운데에서는 예외적으로 낮은 것이다. '고르바쵸프'가 '보드카'추방운동을 벌이는 배경에는 이같은 사정도 있는 것이다.

 

사람이 넘치는곳, 너무 쓸쓸한곳


사람이 그런대로 살만한 지역인데도 인구가 너무 적어 황량하고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까지 타격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평균 탁구 테이블크기의 좁은 아파트에서 살고있는 지역도 있다.
 

아시아의 '마카오'라는 도시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조밀한 곳이다. 거리나 사무실 상점등 공용으로 필요한 공간을 제외한 주거지를 마카오의 인구로 나누면 한 사람이 탁구 테이블만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 된다. 실제로 마카오의 가난한 사람들은 이정도의 주거공간도 차지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자거나 군함의 침실처럼 한방에다 층층대 침대를 만들어 놓고 그속에서 잔다.
 

반면에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무대였던 '포클랜드'에서는 2.5평방마일 내에서 한 사람도 구경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당신이 이곳을 여행한다면 사람대신에 양떼만 구경하기 쉬울 것이다. 포클랜드에는 사람과 양의 수자 비율이 1대 3백이다.
 

자연조건으로 봐서 특별히 살기 좋은곳도 아닌데 인구가 조밀한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여러가지 역사적 연유가 있으므로 한 두가지 이유로 명쾌하게 설명할수는 없다.
 

세계에서 인구가 많기로 이름난곳은 '마카오',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이다. 이들은 모두 섬들이다. 이들보다는 큰 섬인 '몰타' '대만' '바베이도스'도 역시 인구가 빽빽하다.
 

섬이 아닌 큰 나라가운데에서는 방글라데시가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1평방마일에 1천8백명이 산다. 몽고의 밀도가 3명, 오스트렐리아가 5명, 캐나다가 7명 그리고 미국이 65명인것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구를 얘기할때에는 자연조건을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 몽고나 오스트렐리아, 캐나다에는 사람 살기에 적합치 않은 곳이 많다. 미국도 사막이나 록키산맥 지대 등 살기에 부적합한지대가 적지 않다.
 

방글라데시는 물론 가난하고 먹여살릴 입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있지만 국토의 대부분이 비옥한 평야이며 이모작(二毛作)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방글라데시의 농민들은 아이낳는 것을 경제적인 보탬이라고 생각한다. 늘어난 식구는 먹어 없애는 것보다 더 많은것을 생산할수있는 일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보통 7∼8명의 아이를 낳는다. 농민들의 이런 생각은 전적으로 틀린것은 아니다. 거의 육체노동으로 농사를 짓는 나라에서는 일손이 아쉬운 것이다. 그렇지만 이나라에도 서서히 기계영농이 보급이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방글라데시의 농민들은 자녀수에 대한 전통적인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식구가 적어도 농사짓기에 지장이 없고 보다 윤택해질 수 있다는 것을….

 

여자이민이 많은 시대


지난 50여년동안은 근대 이민사상 처음으로 여자이민이 남자이민보다 많았다. 남·북아메리카나 오스트렐리아, 남아프리카 등 백인들이 이민한 곳이나 중국인들이 퍼져 나간곳이나 어디에서나 과거에는 남자가 압도적인 다수였다. 지금도 미국의 서부여러주에는 남자수가 여자수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에는 여자의 세계적 이동이 남자보다 많아진것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살곳을 옮기는 유형은 비슷하고 예측이 가능하다. 즉 시골에서 도시로, 저 개발국가에서 보다 개발된나라로 사람들은 옮겨가는 것이다.
 

남자들은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며 전쟁을 담당한 사람들, 여자들보다 모험적이어서 살기 좋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떠나는 경향이 심하다.
 

19세기 미국이민을 보면 여자는 전체수의 30%도 안되었다. 20세기 들어서도 40%정도밖에 안되었다. 30∼40년대에 들어서면서 양상이 바뀌어 여자가 60% 정도가 되었다. 지금도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노동부의 집계를 보면 여자이민이 50%에서 60%사이가 된다.
 

미국의경우는 30년대부터 이민을 제한함에 따라 남자들의 입국이 어려워졌고 여자들은 초청형식으로 쉽게 입국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남자와 결혼한 외국여자 (대부분이 미국군인의 아내)들이 아무런 법적 제약없이 미국에 들어올수 있었다는 점이 이같은 남·녀 비율의 역전을 초래했다고 보겠다.
 

초청이민의 경우 1952년에 미국정부는 남·녀 구별을 없앴다. 그러나 이것은 공식적 외형적인 것이고 지금도 실제에 있어서 남자보다 여자가 쉽게 이민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 최근 20∼30년동안에는 미국에서 외국태생 고아를 많이 입양시키고 있는데 미국인 양부모의 대다수가 여자아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에서는 전쟁 즉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도 여자이민의 수를 늘인 이유가 되었다. 이 두번의 전쟁후 미국에 들어온 아시아인 아내들은 20여만명이나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것인가. 적어도 배우자의 이민에 관한한 또다시 남자수가 많아질지도 모른다. 80년대에 들어선 최근 몇년동안의 통계를 보면 미국인과 결혼한 외국 남자가 여자보다 많았다.
 

미국여성의 지위가 향상돼 여자 스스로 돈을 벌고 여행을 자주하는 바람에 외국남자를 남편으로 택하는 미국여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80년대에 들어서 최근의 현상, 즉 미국에 입국한 외국태생 남편의 숫자가 보다 많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될지는 더 두고볼 일이다.

 

휴가때에 사람은 인간답게 된다


매일아침 대도시근처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훌쩍 커피를 마시고 조간신문을 대충 본다음 부랴 부랴 직장을 향한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봉급생활자의 비율이 높아지며 이들은 중간계층의 핵으로 사회, 경제, 정치의 모든 영역에서 그 성격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생활은 꽉 짜여져있어 자신을 되돌아 볼 틈이 없다. 남·녀의 구별의식도 없어졌다. 직장에서는 오직 맡은 역활만이 문제가 된다. 최근 20여년동안 고도 산업사회에서는 집에서 일하거나 조직체와 느슨한 관계를 맺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는 있으나 아직 전통적 산업사회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지는 못하고 있다.
 

자유시간이란 무엇인가. 휴가란 무엇인가. 완전한 의미의 자유시간은 직장일에서 벗어나는것 말고도 필수적인 쇼핑, 잠자는것, 식사하는것, 집안일하기, 아이들 돌보기 등도 제외한 순수한 여가시간을 말하는것이다.
 

'매릴랜드'대학의 사회학자 '존 로빈슨'은 이같은 의미의 자유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이 자유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무려 11개의 산업국가 국민을 상대로 10년동안 자료를 모으고 분석을 해왔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유시간을 즐기는 국민은 화란인과 덴마크인들이었다. 하루 24시간에서 28~31%를 자유시간으로 향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토요일과 일요일, 연중휴가등을 포함해서 계산한 것으로 평일에 이렇게 많은 자유시간을 갖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가장 짧은 자유시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프랑스인, 20%밖에 안된다. 미국인은 24%의 자유시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는 흔히 얘기 되듯이 생활에 활력을 넣어주는 재생기능을 갖고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되는 순간은 일에서 완전히 해방될때이다. '로빈슨'박사는 "사람답게 하기 위해서는 여가를 늘일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구 증가율


TV시청과 독서는 일본인이 최고


11개 산업화된 나라의 사람들은 자유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일본인은 놀랍게도 자유시간의 40%나 되는 시간을 TV시청에 보낸다. TV를 가장 적게 보는 사람은 노르웨이 사람들. 겨우 자유시간의 15%가량을 TV앞에서 보낸다. 노르웨이사람들은 친구와의 교유, 즉 사교에 자유시간의 30%를 보낸다.
 

일본인은 이렇게 TV를 많이 보면서도 또 보는것 즉 책읽기에 자유시간의 10%를 보낸다. 11개 나라국민들 사이에서 최고의 수준이다. 일본인 가운데에서도 25살이하의 젊은 계층이나 10대가 나이가 보다 많은 계층보다 독서를 더한다. 이같은 예는 프랑스의 청소년들 말고는 없다. 일본과 프랑스 청소년의 독서경향을 살펴본다면 현대의 청소년이 오직 TV와 비디오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일반의 인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아직도 여자는 고달프다


'로빈슨'박사는 또 봉급생활을 하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 누가 보다 많은 여가를 즐길수 있는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국적이나 직업, 나이에 관계없이 남자들이 하루에 평균 몇시간은 여자보다 많은 자유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은 남자보다 집안일과 아이보기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아시아나 남아메리카의 발전도상국 그리고 소련에서 보다 심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필리핀의 직장여성 이라면 시장보기, 아이보기를 미국여성보다 더 많이 한다.
 

소련여성은 세계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은 편인데 집에 와서는 온갖 궂은일을 거의 도맡아 한다. 왜냐하면 소련 남성은 아직도 전통적인 습관 즉 남자는 친구와 잡담하거나 술을 마시는게 의젓한 것이고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소련의 유아 사망률이 높은 원인의 하나를 소련여성의 과로에서 찾는 학자도 있다.
 

미국의 남편들은 60년대에 비한다면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나 아직도 집안일의 20%만을 남편이 한다는 통계가 있다. 직장은 아내와 같이 나가면서도 집안일은 똑같이 분담하려 하지 않는다.

 

여가를 낭비하지 않는가


산업사회 사람들은 여가를 최대효용의 원리에 따라 쓰는데 상당히 익숙해져 있다. 프랑스인들은 여가시간을 규모있게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에 단 10일의 휴가가 있다해도 봄철부터 휴가의 활용계획을 짜는 사람과 그냥 막연히 휴가를 맞는 사람과는 차이가 생긴다. 이런 사람은 10일의 휴가가 시작될때 처음의 하루 이틀은 무엇을 할까 망서리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 버린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여가를 활용하지 못하는 수가 많다. '페루'사람들을 보면 여가를 그냥 빈둥거리면서 보내거나 길거리에서 잡담하며 보내는 예가 많다. 이렇게 불가피하게 여가를 소모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러나 적어도 선진사회에서는 여가도 느슨하지 않다. 연주회, 테니스, 주말여행 해외여행 등등으로 여가 자체가 직장일처럼 꽉 짜여져 있다.
 

그래서 스웨덴의 경제학자 '부렌슈탐'은 '당황하는 레저그룹'이란 말을 만들어 내었다. 정말 여가를 어떻게 쓸까, 곤혹스러울때가 많다. 그럼에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보다 많은 여가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인간적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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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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