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취약한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이 있다. 미국과 스페인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이런 차이의 원인을 세포 표면 단백질에서 찾았다.
주앙 로드리게스 미국 스탠퍼드대 구조생물학과 연구원과 수산나 빌라마우 스페인 카탈로니아 고등화학원 연구원팀은 코로나19 종간 감염력이 강한 동물은 세포 표면 단백질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의 결합력이 강하다는 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 지난해 12월 3일자에 발표했다.
종간 전염은 어떤 종에 감염돼 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종의 숙주를 감염시키는 현상이다.
바이러스 감염의 첫 번째 단계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세포막에 붙는 것이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경우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세포 표면 단백질인 ‘ACE2’에 결합한다.
연구팀은 사람을 포함한 동물 29종의 ACE2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구조를 3차원 모델로 구현해 각 동물의 ACE2 단백질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얼마나 강하게 결합하는지 계산했다.
그 결과, 닭이나 돼지 등의 경우 ACE2 단백질의 돌연변이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과의 결합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결합력이 약하면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쉽게 침투할 수 없다. 실제로 닭이나 돼지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페럿이나 박쥐의 ACE2 단백질 돌연변이는 오히려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결합력을 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박쥐에서 유래했고, 다른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드리게스 연구원은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단백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히면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1371/journal.pcbi.1008449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