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마일(46㎞)로 달리던 차가 정면충돌하면 운전자는 3층건물에서 떨어지는것과같은 충격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1년에 4만5천여명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이숫자는 제트여객기가 매일 한대씩 떨어져 탑승자 전원이죽었다고 가정할때의 숫자가 되는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맨다면 사망자의 반수이상이 죽음을 피할수있을것이다.
살아날기회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면서도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는다.
수백만달라의 돈이 벨트를 메라는 광고선전에 쓰이고 있지만 아직도 미국인 7명중 1명만이 운전할때 벨트를 맨다.
안전에대해 무관심한것은 사람들이 사고는 아주 예의적이고 자기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것으로 생각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좀 자세히 살펴보다. 자동차여행을 한번할 때 사고로 죽는 사람은 4백만명에 한명꼴밖에 안된다. 그러나 길게보면 미국인은 일생동안 5천여번의 자동차여행을하며 이기간동안 죽는사람은 1백40명에 하나가된다. 또 크게부상을 입는 사람은 3명중 한명꼴이 된다. 자동차를 운전하기시작해서 늙어 죽을때까지의 사고율은 이렇게 높은것이다. 그래서 사고분석가들, 심리학자들은 안전벨트를 보다 많이 매도록 여러가지 설득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으며 최근 뉴욕주와 기타 여러개주에서는 벨트착용을 법제화했다.
전문가와 일반인사이의 거리
핵발전소의 위험이 뉴스미디어에서 크게 보도되었다. 특히 '드라마일'발전소의 사고로 더욱 떠들석해졌다. 그러나 핵발전의 사고로 죽은 사람은 지난 30년동안에 4명밖에 안된다. 일반대중은-사고에 관련해 말한다면-비이성적이고 충분히 지식을 갖고있지 못하며 심하게 말한다면 어리석기도하다. 핵발전에 의한 사고율이 자전가를 타다가 사고를 당한율보다도 낮은데 왜 새로운기술이나 발명에 신경을 곤두세우는가. 많은 책임은 신문이나 TV, 잡지의 보도자세에 있다.
뉴스미디아들은 계속되는 사고-그것이 아무리 엄청날지라도-는 평범한것으로 생각하고 뉴스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안전문제 전문가들은 평범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큰 손실을 가져오는 사고에 집중 홍보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아모스 티버스키'같은 심리학자들은 '가능성에 대한 무감각'이 사고방지에 장애가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50대 50, 즉 사고가 생길확율이 반정도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홍수피해의 경우에 실증이되었는데 사람들은 피해를 당한후에야 50대50의 무서움을 알아채린다. 이런태도를 '절대에의 기대'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고예방은 절대가 아닌 가능성에 기준을 둬야한다. 공기오염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때 '에디먼드 머스키'의원은 "글쎄 증거가 있는한편, 다른 한편에는…"하면서 100%의 증거가 없을경우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표시했다. 정치가나 행정가 일반인들 대부분이 이런식으로, 85%의 확실성이 있다해도 설마하고 외면하려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르다. FDA의 '알렉산더 슈미트'는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나는 아주 확실한, 깨끗한 서류를 보고싶읍니다.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증명이 필요해요."
그는 약간의 위험이 보이기만하면 식품이나 약품에 대해 조치를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통제할수있다는 자만감
일반인들의 위험에 관한 태도중 정말 한심한것 중의 하나는 지나친 자만감이다. 쉬운 예로는 흡연, 음주, 스키, 운전등에 대해 자기는 필요하면 담배도 끊을수있다든가 운전에 자신있다든가 하는 태도인 것이다. 어떤사람들은 새로나온 동력도구같은것을 설명서도 자세히 읽지 않고 전원을 연결시켜 작동을 해본다.
'슬로빅'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평균이상의 능력을 갖고있다고 자신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위험한 것이다'라고 경고한다.이런 자신감은 사회적으로는 공기나 수질오염에 대해서도 나타난다. '통제할수있다' 즉 오염된상태를 다시 정상상태로 쉽게 복원시킬수 있을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는것이다.
무모한 자신감을 갖게되는 원인의 하나는 일상적인것은 쉽게 피하거나 극복할수 있다고 막연히 느끼는 버릇에 연유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인이라고하면 엄청난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단순히 살인으로 희생된 사람의 숫자만을 본다면 당뇨나 위암, 심장마비로 죽는 사람보다 훨씬 적은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당뇨같은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예방을 게을리한다.
작은 고통을 피하려다 크게 당한다
금연을 하라는 계몽성홍보가 극성스러울 정도로 빈번하지만 금연하기를 꺼리는 사람, 안전벨트매는것이 좀 불편하다해서 매지 않는사람, 공해는 잠재적인것으로 당장에 피해가 없다고해서 공해방지를 게을리하는 정치가나 행정가들…. 우리는 이제 사고의 전환을 해야할 시기에 와 있다.
'어네스트 시달'이 말했듯이 사람들을 허무한, 의미없는 죽음으로부터 구하는데 기준으로 삼아야한것은 "전체적인 사망율을 낮추는것"이라고 하겠다. 아무리 흔해빠진것이라도 그것이 보다 많은 희생자를 낼경우 우리는 그문제에 대해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버릇을 길러야 할것이다. 이제까지는 각종 질병이나 사고에 의해 생긴 사망율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우리지 않았다. 특이한 사고, 특이한 질병에 대해서만 필요이상으로 관심을 쏟아온것이다.
오래된 산업인 화력발전을 살펴보자. 미국에서 석탄을 때는 화력발전으로 1년에 1만명가량이 목숨을 잃는데 이에 대해서 주의를 기우리는 사람은 약간의 전문가말고는 별로 없다. 화력발전은 석탄캐내기-수송-매연등의 과정에서 이처럼 큰 희생을 가져오고있다. 그런데도 미국인가운데 80% 가량이 석탄에 의한 화력발전이 핵발전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위험측정은 아직도 주먹구구
위험과 사고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거시적으로 관찰하지만 특수분야의 전문가들은 자기네분야에서의 사고만을 강조하는게 일반적이다. 예컨대 핵발전에서 이방면의 전문가는 핵누출과 방사능오염을 강조하는바람에 매스미디아도 영향을 받아 앞에 말한 석탄에 의한 발전의 위험같은것은 도외시한다는 얘기이다.
여기에다 위험에 관한 포괄적인 연구도 아직은 만족할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리하여 조사를 해보면 충분히 계뭉되어있어야할것까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려진 지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몇몇전문가들이 네개의 그룹 즉 대학생, 여성유권자단체, 실업계간부, 그리고 사고분석가들을 상대로 30개의 테크놀로지와 행동에관해 여론조사를 해봤다.
그 결과를 보면 오토바이타기, 흡연, 총기소지등은 네그룹이 모두 '대단히 위험한것'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외과수술이나 수영에 대해서 레이피플(비전문가)은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으나 전문가들은 '상당히 위험한것'으로 평가했다.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인것은 앞에 언급한 핵발전인데 학생이나 유권자등 비전문그룹은 '넘버1 위험'으로 평가한 반면에 실업계사람들은 8번째로 순위를 매겼고 전문가들은 20번째로 매겨놓았다. 전문가들은 보통의 발전(発電)이나 철도, 자전거타기 보다도 핵발전의 위험순위를 낮게 평가했다.
또 병원에서 찍는 X-레이의 경우 전문가들은 7번째순위로 상당히 위험스럽다고 본 반면에 비전문가들은 22번째로 비교적 위험이 덜한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슬로빅'박사가 실제로 희생된 숫자를 나열·설명하면서 비전문가그룹에게 위험순위를 다시 매겨보라고 했더니 핵발전에 대한 위험순위가 가장 낮게 평가 되었던것이다. 이것은 얼마나 위험과 사고에 대한 계몽이 덜돼 있는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비 전문가들이 균형을 잃은 정보전달에 의해 핵발전에 대해 비정상적인 공포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것이라고 하겠다. 물론 핵발전의 위험, 그 잠재적 위험에 대해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잠재적위험을 과도하게 무서워하고 있고 이에따라 필요이상의 저항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수없다.
비교적 짧은기간동안 부엌마다 한 자리씩 차지한 마이크로 오븐(전자레인지)에 대해 응답자들은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즉각 나타나지 않으며 어떤 재난을 초래하지는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중에는 상당히 위험한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마이크로 오븐에 대한 분석과 그 위험에 대한 실제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있게 그 위험의 정도에 대해 말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해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것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희생울이 그렇게 믿을만한것이 못된다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전문가라고 믿을수 있는가
일반인들이 흔히 '전문가라고 해도 믿을 만한것이 못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
핵발전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쓰레기가 발생하는 개스 생물공해의 문제에 있어서 과학적분석에 의한 충분한 자료가 나와 있지않다. 분석을 했다해도 그것의 정확성을 믿을수없다. 전자(電子)의 질량에 대해 1950년과 55, 63, 68년에 측정실험을 했지만 나온 수치는 매우 달랐다.
심지어 지하갱도의 붕괴위험성에 관한 조사에서 조차 매우 다른 예측이 나왔다.
'피시호프'가 말했듯이 과학·기술자라해도 활용할수있는 데이타가 제한돼 있을 경우 보통 사람들처럼 직관에 많이 의존하게된다. 그래서 보통사람들처럼 실수를 저지를수가 있는것이다. '드리 마일'발전소만 해도 사고 이전에 과학자들은 자신있게 중대한사고의 위험은 거의 없을것이라고 말했었다. 비록 큰 재난은 생기지 않았다해도 이처럼 비교적 빠른시일안에 잠재성위험이 노출되어 안전문제가 대두된것은 과학자들의 진단과 평가가 전반적으로 오류였다는것을 말하는것.
우리는 흔히 우리의 운명을 소수의 전문가들 손에 맡긴다. 그러다가 배신을 당하면 즉 잘못 믿었다는것을 알게되었을때에는 강하게 반발한다. 그 좋은 예가 항공사고의 경우이다. 1977년 스페인의 '카나리'제도 상공에서 두대의 점보 제트기가 서로 부디쳤을때 항공사상최대희생자인 5백 83명이나 죽었다. 그러나 이때 전세계 매스컴은 사고의 규모에 비해 크게 보도하지 않았다. 그 까닭은 이사고는 단순히 사람들의 실수-통신사고-에 지나지 않았기때문이다. 반면 2년뒤 시카코공항에서 DC-10기가 추락했을때는 매우 소란스러웠다. 이유는 이 사고는 엔진이 날개하나를 날려버린것 즉 테크놀로지에 관련돼 있었기때문이며 이때 사람들은 기술과 기술자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잠재적위험성을 현실로서 느끼게 되었던것이다. '드리마일'핵발전사고의 경우에도 누구하나 죽지 않았고 방사능에 의한 위험가능성도 무시할만한 정도였는데 미국시민과 매스미디어는 무척 흥분했다. 그결과 전세계적으로 수십억달라의 돈이 핵반응기의 점검에 쓰여지고 말았다.
민중은 지혜, 과학자는 지식을 갖고 있다
민중은 우매하고 과학자는 믿을것이 못된다고 할때 그럼 위험을 피할길은 도저히 없단 말인가?
최대의 과제는 우리 보통사람들이 비록 부족한 지식과 비논리적태도를 갖고 있다해도 위험과 사회전체의 관련에관한 어떤 생각 즉 지혜라는것을 갖고 있다는점이 정책결정(위험방지를 위한)의 단계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것이다.
사고 예방조처는 정확한 통계(사망, 부상, 물질적손해등)에 기초를 둬서 이성적판단아래 행해져야 하지만 대중의 막연한 불안을 비 과학적이라고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것이다. 보통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감정과 가치는 수량화할수 없는것이지만 결정과정에서는 고려돼야하는 요소로 취급돼야한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 인간사회 전체에 대한 관심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보통사람들보다 나무를 보다 잘 볼수있다. 그러나 일반 민중은 숲을 더 잘 볼수도 있을것이다. '슬로빅'은 "어떤점에서 민중은 보다 참된 지혜를 갖고있다"고 말한다. 이런 지혜는 사고에 대한 디테일에 입각한것은 아니다. 과학과 그 영향에 대한 포괄적 느낌에서 나온것이다.
'피시호프'는 말한다. "보통 사람들이 과학자를 회의적인 눈으로 본다면 아마 그들은 과학자들이 알지 못하는 그 무엇을 알고 있을것이다."
과학자는 민중의 그 막연한 감정과 태도에서 배울점이 있다는것을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