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태어났단다. 시계 가문의 탄생이었지. 우리 조상님들은 태양과 물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줬어.
막대기 하나로 시각을 안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고대 사람들은 자연현상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무언가를 찾았어요. 가장 먼저 발견한 건 태양이에요. 매일 규칙적으로 뜨고 지는 태양이 낮과 밤을 구분해 주어서 하루를 가늠할 수 있었지요. 고대 바빌로니아인과 이집트인은 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활용했어요. 땅에 수직★으로 막대기를 꽂으면 해의 위치에 따라 막대기의 그림자가 이동해요. 해는 동쪽에서 뜨고 남쪽 하늘을 거쳐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그림자는 그 반대인 서쪽에서 북쪽을 지나 동쪽으로 움직여요. 이게 바로 인류 최초의 시계인 ‘해시계’예요. 그림자의 위치를 확인해 시각을 알아낼 수 있었지요.
물이 졸졸졸~ 시간이 흐른다
해가 없는 밤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해시계를 쓰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해 없이도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물시계’가 만들어졌지요. 물시계는 물을 이용해 시각을 측정하는 기구예요.
고대 이집트에서 쓰인 그릇 모양의 물시계가 지금껏 발견된 가장 오래된 물시계예요. 바닥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물이 일정한 속도로 빠져나가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의 높이가 점점 낮아져요. 그릇 안쪽에 표시된 12개의 눈금을 읽어 시각을 확인했지요. 고대 그리스에서도 이와 비슷한 원리의 물시계를 사용했어요. 이후 그리스의 수학자 크테시비우스는 인형이 시각을 표시해주는 물시계를 발명했어요. 사람이 물시계의 안쪽 눈금을 확인해야 하는 수고를 줄였지요.
<;조선의 휴대용 해시계와 자동 물시계>;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에 쓰인 조선시대의 휴대용 해시계 ‘원구일영’이 최근 공개됐어요. 2개의 반구★가 맞물려 있는 둥근 구 모양이지요. 위쪽 반구는 고정돼 있고, 아래쪽 반구는 양옆으로 돌아가요. 영침★이 붙어 있는 아래쪽 반구를 움직여서 영침의 그림자를 정해진 위치에 맞추면, 위쪽 반구에 있는 구멍에 현재 시각이 나타나지요.
조선의 과학자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인 ‘자격루’도 있어요. 물의 양이 변하면 물통 속에 있는 막대기가 떠오르도록 만들었어요. 막대기 속 구슬이 굴러가 인형을 건드리면 징과 북을 치는 소리로 시각을 알렸지요. 최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자격루의 일부인 구슬을 내보내는 기구가 발견되면서 자격루의 원리가 밝혀졌지요.
용어설명
수직★ 두 직선이 한 점에서 만날 때 직각(90°)을 이루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