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가? 훈민정음은 정말로 멋진 글자이지 않은가?”
세종대왕이 뿌듯한 표정으로 말하자, 우리와 나라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지만 신기한 것도 잠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기 시작했지요.
그때, 세종대왕이 말했어요.
“한글 수수께끼를 맞히면, 다시 미래의 시간으로 돌려보내 주겠노라.”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수학의 문자’라고도 해요. 도형의 기본 요소인 점과 선, 그리고 원만으로 이뤄진 문자이기 때문이지 요. 또, 한글의 자음과 모음은 선대칭 또는 점대칭 도형이에요.
선대칭 도형은 어떤 직선을 기준으로 반으로 접었을 때 완전히 겹쳐지는 도형을, 점대칭 도형은 어떤 점을 기준으로 180° 돌렸을 때 모양이 같은 도형을 말하지요.
자음 ㄷ과 ㅌ, 모음 ㅏ, ㅑ, ㅓ, ㅕ는 가로로 반을 접었을 때 모양이 같고, 자음 ㅂ, ㅅ, ㅈ, ㅊ, ㅎ과 모음 ㅗ, ㅛ, ㅜ, ㅠ는 세로로 반을 접었을 때 완전히 겹쳐지므로 선대칭 도형이에요.
ㄹ은 점대칭 도형이라서 가운데 점을 기준으로 180° 돌려도 다시 ㄹ이 되지요. ㅁ, ㅇ, ㅍ은 선대칭 도형이면서 동시에 점대칭 도형이에요.
한글로 글자를 만들 때는 두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해요. 먼저, 자음과 모음을 반드시 하나 이상씩 사용해야 한다는 거예요. 받침이 없는 글자를 만들 때는 자음에서 하나를 고르고, 모음에서 하나를 골라요. ‘ㅅ+ㅚ=쇠’와 같은 식으로 글자가 완성되지요. 받침 없는 글자는 모두 19(자음 개수)×21(모음 개수)=399개 만들 수 있어요.
두 번째 규칙은 받침이 있는 글자를 만들 때 ‘자음+모음+자음’ 순서로 모아서 써야 한다는 거예요. ‘ㄲ+ㅓ+ㄲ=꺾’과 같은 식으로 받침 있는 글자를 만들 수 있지요. 받침 있는 글자는 19(자음 개수)×21(모음 개수)×27(받침 자음 개수)=10773개예요.
받침 없는 글자와 받침 있는 글자를 합치면 399+10773=11172개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