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에는 곳곳에 가뭄이 들어서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비가 오면 소풍은 못 가지만, 가뭄을 끝낼 단비는 많이 내리면 좋겠어요. 필요한 순간, 필요한 곳에 비가 오게 하는 마법을 부릴 순 없을까요? 앗, 잠깐! 비와 눈을 내리게 하고, 우주의 날씨도 알 수 있는 ‘과학’이 있다고요?
구름 씨앗을 뿌리면 비가 자란다?
최근 겨울철 가뭄과 큰 산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비의 양을 늘릴 수 있는 ‘인공강우’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요. 인공강우는 ‘구름 씨앗’을 뿌려서 비가 내리도록 하는 기술이에요. 눈이 내리게 할 때는 ‘인공강설’이라고 하지요.
구름 씨앗은 염화칼슘(CaCl2), 아이오딘화 은(AgI) 등의 아주 작은 화학물질이에요. 기상항공기나 대포 등으로 이 물질들을 쏘아 올리지요. 단, 하늘에 어느 정도 구름이 있을 때라야 효과가 있어요. 염화칼슘과 아이오딘화 은은 공기 속의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 구름에 들어가면 그 안의 수증기를 모아 물방울로 만들어요. 무거워진 물방울은 땅으로 떨어져서 비가 되지요. 구름의 온도가 0℃ 이하일 때는 물방울이 얼어서 눈송이가 돼요.
공기가 건조해서 산불이 날 염려가 클 때 미리 비를 뿌려두면, 땅바닥이 축축해지므로 산불을 막을 수 있지요. 인공강설은 많은 양의 눈이 필요할 때 만드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에 부족한 눈의 양을 보충하려고 인공강설을 만들어 0.2cm 가량의 눈이 더 내리게 했지요.
우주의 날씨를 알려주는 철새 위성!
우주에도 지구처럼 날씨가 있어요. 태양계에 있는 지구와 여러 행성은 태양의 활동과 태양이 뿜어내는 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이를 ‘우주날씨’라고 불러요. 대표적으로 태양에서 작은 물질들이 마치 바람이 불듯 빠르게 흘러나오는 ‘태양풍’ 현상이 있어요. 지구는 자기권★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태양풍을 직접 맞지는 않지만, 지구 주위를 도는 통신 위성이 망가지거나 북극 하늘을 지나던 비행기의 승객들이 방사능★에 노출될 수도 있어요.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매일 날씨를 확인하듯 우주날씨도 확인하지요.
우리나라는 곧 우주날씨를 자세히 관측할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 올릴 예정이에요. 바로 내년에 발사될 ‘도요샛(SNIPE)’이지요. 도요샛은 무게가 10kg이 채 되지 않는 ‘나노위성’ 4대로 이뤄져 있어요. 지구로부터 500km 떨어진 곳에서 나란히 비행하며 우주날씨를 관측할 예정이지요. 인공위성은 자기가 지나간 곳만 관측할 수 있는데, 4대의 위성에서 얻은 자료를 합쳐 훨씬 입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양태용 선임연구원은 “도요샛은 태양 활동이 우주 공간과 지구 주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더 자세히 파악해서 우주날씨 예보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용어설명
자기권★ 자석의 같은 극이 서로를 밀어내듯, 지구 내부에서 뿜어져 나온 힘이 바깥 물질들을 튕겨내는 공간이에요. 땅으로부터 80~40,000km 높이이지요.
방사능★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가 불안정할 때 빛을 뿜어내는 것을 이르는 말이에요. 이렇게 나온 빛은 물질을 통과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때 물질의 구조나 성질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어서 위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