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은 머리에 씌워진 왕관을 붙잡았어요. 그러자 몸이 공중에 두둥실 떠올라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하늘을 지나고, 구름을 지나서 도착한 곳은, 우주였어요! “우주에도 거울이 있나요?” 앨리슨이 물었어요. “저기 금빛으로 반짝이는 거울을 봐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앨리슨은 거울장수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육각형 거울
거울의 정체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에요.
이 망원경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함께 만들었어요. 적외선을 관측해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고 외계 행성을 관찰하는 임무를 맡았지요. 지난 12월 25일 우주로 쏘아 올려졌어요.
망원경은 거울로 빛을 모아 어두운 우주를 관측해요. 거울의 크기가 클수록 빛을 모으는 능력이 좋아지지요. 거울의 지름이 2배로 커지면 망원경의 성능은 4배 좋아지는 셈이에요. 하지만 거울을 무한정 크게 만들 수는 없어요. 커다란 거울을 정교하게 만들기가 어려운 데다, 거울이 커질수록 두꺼워지고 무거워지기 때문이에요. 커다란 거울은 우주로 보내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거울 여러 개를 이어 붙여 하나의 큰 거울처럼 만드는 거예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주 거울은 지름 1.3m의 정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모양으로 이어 붙여 전체 지름이 6.5m가 되도록 만들었어요. 한정열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장은 “평평한 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 중에서 가장 적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도형이 정육각형”이라고 설명했어요.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 원 모양 거울이!
지구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는 원 모양의 거울이 쓰여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은 한국천문연구원과 호주,a 미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의 12개 연구기관이 함께 만들고 있는 지상 망원경이에요. 완성된 망원경은 칠레 아타카마사막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설치될 예정이에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의 거울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달리 원 모양의 거울 7개를 벌집 모양으로 이어 붙여 만들어요. 현재 6번째 거울을 만들고 있지요. 거울 1개의 지름은 8.4m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주 거울과 비교하면 6배가 넘어요. 거울 7개가 모이면 전체 지름이 25.4m인 원 모양 거울 1개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어요. 원은 둘레의 길이가 같은 도형 중에서 가장 넓이가 큰 도형이지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이호규 선임연구원은 “거울의 재료를 틀에 붓고 뜨겁게 녹인 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며 모양을 만드는데, 이때 원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쉽다”고 말했어요.
▲ 거울을 만드는 틀에 특수 유리를 넣고 있는 모습이에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의 거울은 특수 유리인 보로실리케이트에 알루미늄을 코팅해서 만들어요. 보로실리케이트는 열을 가해도 잘 변하지 않는 안정적인 소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