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이곳저곳을 탐험하던 삼총사는 풀숲 한가운데에서 식량이 가득 담긴 주머니와 물통을 발견했어요. 주머니 속에는 둘둘 말린 편지 세 장도 끼워져 있었습니다. 정만아가 첫 번째 편지를 꺼내 큰 소리로 읽기 시작했어요.
무인도 체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주식은 코코넛빵, 보리빵, 초코소라빵입니다. 세 명 모두가 불만이 없도록 빵을 나눠 먹으세요! 단, 빵을 나누는 데는 조건이 있습니다.
빵이 총 42개 있으니 이를 3으로 나눠 14개씩 나눠먹으면 될 것 같죠? 그런데 똑같이 나눈다고 공평한 게 아닙니다. 빵 42개를 3명에게 나눠준다고 생각해 봅시다. 모두에게 똑같은 양만 나눠줘도 된다면 빵 종류에 상관없이 각자에게 14개씩 주면 돼요. 하지만 맛있는 초코소라빵을 모두 최소 1개는 맛보고 싶다면 어떨까요?
빵을 위의 그림처럼 나누면 정만아는 초코소라빵을 한 개도 먹지 못합니다. 남도움은 코코넛빵을 한 개도 먹지 못하죠. 이런 분배는 공평하다고 할 수 없어요. 누군가는 불만을 갖게 되니까요.
나누지 않은 사람이 고르는 고독한 분할법
수학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공평한 나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어요. 그러던 1948년, 폴란드 수학자 후고 스테인하우스가 ‘고독한 분할법’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고독한 분할법은 한 사람이 나누고, 나머지 사람이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나조아가 빵 세 종류를 적당히 골라 14개씩 바구니 3개에 나눠 담습니다. 나조아가 빵을 나눴으므로, 이번엔 정만아와 남도움이 각자 마음에 드는 바구니를 골라 갖고 싶은 순서대로 종이에 적습니다. 만약 정만아와 남도움이 갖고 싶은 빵 바구니 1순위로 서로 다른 바구니를 고르면 각자 1순위 바구니를 가집니다. 그리고 남은 바구니를 나조아에게 줍니다. 나조아는 자신이 빵을 나눴으므로 어떤 바구니를 가져도 만족할 거예요.
그런데 만약 정만아와 남도움이 가장 갖고 싶은 빵 바구니가 A로 같으면 어떻게 할까요? 이 경우에는 바구니 A를 제외한 나머지 두 바구니, 즉 바구니 B, C 중 하나를 나조아에게 줍니다. 그리고 남은 두 바구니의 빵을 합쳐요. 정만아와 남도움 중 한 사람이 합친 바구니의 빵을 나누고, 나머지 한 사람이 나눈 빵 바구니 중 한 쪽을 선택합니다. 이렇게 하면 모두가 불만없이 빵을 나눠 먹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