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수동 탐험 기자 정만아입니다. 7일 동안 무인도에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런 체험을 준비하는 진짜 탐험가의 생생한 무인도 살아남기 이야기가 궁금해 탐험가를 만나러 왔습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의 윤승철 소장입니다.
[어수동] 무인도 탐험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어요. 어느 날 친구와 보드게임 ‘부루마블’을 하고 있었어요. 부루마블 게임판에는 무인도가 있는데, 실제로 무인도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인천 강화도 인근 무인도에 갔어요.
[어수동] 처음으로 간 무인도는 어땠나요?
대부분의 무인도는 배가 접근하기 어려워요. 4면이 울퉁불퉁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고 사람이 사는 섬과 달리 배를 댈 수 있는 선착장이 없거든요. 그래서 아주 조심해야 해요.
저는 근처 섬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배를 빌려 타고 무인도에 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 섬에 내리자마자 공무원이 저를 잡으러 온 거예요! 제가 간 섬이 절대보전지역이라 허가를 받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모르고 들어갔던 거예요. 그래서 도착한 지 몇 시간도 안 되어 바로 나와야 했어요. 제가 거기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어수동] 무인도에서는 주로 무엇을 먹나요?
무인도에서 제일 즐겨 먹는 음식은 코코넛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코코넛 나무가 잘 없지만 외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나무를 타고 올라가 딴 신선한 코코넛이 얼마나 향긋하고 맛있는지 아세요? 특히 코코넛 속 ‘부코’라는 젤리가 정말 맛있어요. 음료 코코팜에 들어있는 말랑말랑한 젤리와 똑같아요.
코코넛은 무인도 최고의 재료예요. 코코넛 속을 파먹은 뒤 껍질을 잘 말리면 불 피울 때 아주 좋은 땔감이 되기도 하고 반을 자르면 좋은 밥그릇이 되기도 하거든요. 물론 바다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아 꼬치구이를 만들어 먹기도 해요.
우리나라 무인도에선 바지락이나 낙지를 잡아먹어요. 새벽녘에 갯벌로 나가보면, 밀물 때 갯벌까지 들어왔다가 썰물 때 미처 나가지 못하고 남아있는 낙지들이 많답니다. 또 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나 고동, 석화를 떼어먹기도 하죠.
[어수동] 무인도에서 집 짓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보통 TV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제대로 된 집을 혼자 지으려면 사흘 정도 걸려요. 숲에 들어가 적당한 나무를 찾은 뒤 직접 베어야 하고 그 나무들을 다시 집 지을 곳까지 끙끙대며 짊어지고 와야 해요. 이것만 해도 이틀이 훌쩍 지나요. 사이사이 먹을 것도 구하고 불도 관리해야 하고요.
언젠가 해변에 오두막을 짓고 잔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한밤중에 뭔가가 제 다리를 자꾸 꼬집는 거예요. 온몸이 오싹해서 벌떡 일어났어요. 조명을 켜고 보니 온 집에 꽃게들이 바글바글한 거예요. 그 꽃게들이 제 몸을 꼬집고 있던 거죠! 순간 얼마나 황당하고 무섭던지. 그 이후로는 꽃게들이 올라올 수 없게 바닥을 높여 지었어요.
[어수동] 오두막 말고 다른 집도 지을 수 있나요?
우리나라 무인도에서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떠날 땐 주로 움집을 지어요. 거대한 바위 옆에 땅을 깊게 파고, 긴 나무들을 눕혀 지붕처럼 덮어요. 그 위에 비닐을 씌우고 나뭇잎을 덮어 지붕을 만들어요. 지붕에 경사가 생겨 비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바닥으로 흘러가죠.
[어수동] 불은 어떻게 피워요?
여러 방법이 있어요. 잘 마른 나무나 부싯돌을 이용해 마찰열로 불을 피울 수 있어요. 가장 몸이 덜 힘든 방법은 투명한 비닐봉지에 물을 가득 채워 볼록렌즈처럼 만든 뒤 태양 빛을 모아 불을 피우는 거예요.
[어수동] 무인도 체험을 하고 싶은 어린이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무인도는 상상을 자극하는 공간이에요. 새로운 환경에서는 동물도, 식물도, 심지어 시간의 흐름도 낯설어지거든요. 우리 언젠가 무인도에서 만나요!